유방암·자궁암·난소암·생리통 등은 여성에게만 생기는 질병이다. 반면 고환암·전립선암·전립선비대증·잠복 고환 등은 남성만 걸린다. 남녀가 공유하지 않는 장기에 발생하는 질병이어서다. 그러나 남녀 중 어느 한쪽에 유독 잦은 병이 있다. 신물이 넘어오고 명치 끝이 쓰린 역류성 식도염은 남성이 여성보다 많다. 술·담배·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라 남성에 흔한 것이 수긍이 간다. 반대로 여성에게 훨씬 빈번한 병도 수두룩하다.
◆변비·빈혈·방광염=만병의 근원이라는 변비는 여성에게 올 가능성이 남성의 3∼4배다. 체구에 비해 장의 길이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길어서다. 또 호르몬에 의한 장운동의 변화가 남자보다 심한 탓도 있다. 변비 '특효약'인 식이섬유(거친 곡류· 과일에 풍부)의 섭취에 여성이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이래서다.
철 결핍성 빈혈의 발생률은 여성이 남성의 4배가량이다. 생리로 인한 출혈로 철분이 체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특히 임신부나 젊은 여성은 철분 결핍성 빈혈이 오기 쉽다. 대합·바지락·쇠간·돼지간·미꾸라지·들깻잎·콩·말린 대추·쑥 등 철분이 풍분한 식품을 즐겨 먹자.
방광염은 여성이 10배나 걸리기 쉽다. 강남차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호 교수는 “여성은 요도가 짧아 세균에 노출되기 쉽고, 출산에 의한 생식기 손상도 방광염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갑상선 질환=여성이 갑상선기능항진증에 걸릴 위험은 남성의 3~8배. 또 갑상선기능저하증 유병률은 남성의 약 7배다. 갑상선암도 남성보다 3~5배나 더 잘 걸린다. 현재 갑상선암이 여성암 중 2위며, 특히 30대 여성에선 1위다.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두 병이 자가면역질환이라는 데 주목한다. 자가면역질환은 인체의 방어 체계(면역 시스템)가 자기 몸의 정상 조직·세포을 적군으로 착각, 공격을 퍼붓는 질환이다. 임신부의 자가항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특히 딸)에게 넘어가는데 이것이 출산 뒤 자가면역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남성심병원 내분비내과 홍은경 교수는 “갑상선의 결절 증 약 10%가 암으로 진단된다”며 “하지만 다른 암에 비해 진행이 느리고, 치료도 잘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관절염=퇴행성 관절염의 대표 격인 무릎 관절염의 발생률은 여성이 2.6배 높다. 골반이 커 무릎에 하중이 많이 걸리는 탓이다. 또 근육·인대의 힘은 남자보다 약하다. 쪼그리고 앉는 것도 관절엔 엄청난 부담이 된다.
류머티스성 관절염도 여성이 3배 더 잘 걸린다. 최근 한양대 류머티스병원 조사에선 남녀 차가 1대 8까지 벌어졌다. 여성호르몬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양대 배상철 류머티스병원장은 “여성호르몬 성분이 든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거나 임신 중일 때 병이 호전된다는 사실이 이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인대와 근육을 키우는 다리 근력 운동을 하고, 증상이 있을 때 조기 진단·치료를 받은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우울증=우울증의 유병률 남녀 비는 1대2다. 이유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생리·임신·출산·수유 등 여성만의 생물학적 부담과 여성호르몬 등이 여성을 더 우울하게 만드는 것으로 짐작된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유승호 교수는 “남성 환자는 대부분 식욕·체중이 줄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전형적인 우울 증상을 보이고, 여성은 식욕과 체중이 증가하고, 수면과다 같은 반대 증상을 보이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고 조언했다.
여성은 우울증 치료를 받기 위해 제발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남성의 3배). 남성 우울증에선 알코올 남용, 여성 우울증에선 폭식증·거식증 등 섭식장애와 불안장애가 동반되는 것도 다른 점이다. 치료는 딱히 남녀 차가 없다.
박태균 기자
'♥ 오솔길 사랑방 ♥ > 건강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머리아프다′고 졸다가 불면증 생긴다. (0) | 2012.01.07 |
---|---|
몸 상태에 맞는 봄맞이 운동 요령 (0) | 2012.01.07 |
덜 먹고 운동하면 잠 잘온다. (0) | 2012.01.07 |
‘소식(小食)’에 건강 답 있다. (0) | 2012.01.07 |
20~30대 여성 지방 많고 근육 적은 ′마른 비만형′ (0) | 2012.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