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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북유럽 여행기 (3) 너무 많은 미인들

호젓한오솔길 2012. 2. 4. 21:43


  
떠나는 마음
    시내경관
    인간 탐구 이번 여행을 시작하면서 생각했다. 자연도 좋다. 역사유물도 좋다. 그리고 건축예술과 음주도락이나 조형미도 좋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자. 인간탐구에 이번에는 주력하자. 호기심이 고양이를 잡는다는 말이 있다. 우린 레닌 그라드뿐만 아니라 여기 저기를 마구 돌아다니고 싶다. 보이는 건 전부가 새롭다. 처음 보는 경치란 언제나 감동을 준다. 그 감동을 가장 가까운 사람과 함께 나눈다는 게 또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누군가 말했다. "호기심은 교육의 생명이다. 고양이가 호기심 때문에 죽었다면, 그 고양이는 가장 고상하게 생을 종결했다." 라고. St.Isaac's Cathedral 앞의 건물로비에서 현대차를 팔고 있는 여사장님은 친절하게 루불로 환전해주었다. 은행이 아직 문을 닫아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분이 말했다. 러시아 사람들이 상당히 한국의 기술을 존중하여 많이 구매하고 있다고. 그리고 80달러짜리 방값은 싸도 한참 싸다고.. 그러니 물가가 얼마나 비싸단 말씀인가? 소매치기 처음 인터넷을 뒤졌을 때, 러시아에선 소매치기나 들치기가 극심하단 얘기를 읽었다. 호텔에서도 조반음식을 가지러 간 사이에 가방을 날치기 하기가 일수라고 했다. 서방에도 이 러시아나 이태리의 '픽포킷' 또는 '픽퍼스'라는 말이 널리 알려져 있다. 레닌그라드에 있는 기차역 대합실에서 뜻밖에도 전총리, L씨를 만났다. L 총리와 한 참을 농담했다. 대학을 졸업한 딸이 비서실장을 하고 있었다. 예의 바르고 재치가 있어 단번에 호감이 갔다. “따님이 팀장이로군요?” “예 맞습니다. 하하” 우리는 처음부터 웃음을 터뜨렸다. “힐러리도 외딸이고, 부시도 딸만 둘이고 지금 우리가 입국하려는 필란드의 여자 대통령, 헬로넨도 외딸이라 그런 분들이 출세하던데 총리께서도 필시 관운이 터지게 됐어요” 하하... 부인이랑 가족 셋이 투어리스트가 되었다. 총리는 싹싹하고 사교성이 있었다. 사람이 대화하기 좋은 성격이니 출세를 했지. 아무나 날 사랑하게 할 순 없지만, 자신을 사랑 받게 할 수 있게 하는 자는 자신 뿐이다. 그는 이런 원리를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앞으로 어떤 꿈을 가졌느냐고 묻자, “30년을 쉴 새 없이 공직에서 일했으니 이젠 쉬어야지요” 기차에서도 딸이 가져다 주는 체리 맛이 일품이었다. 총리는 털어놓았다. 아마 궁전광장이라고 한 것 같다. “청년이 홍보물을 코앞에 갖다 대며 러시아 말로 떠들어대더니 어느새 내 왼 쪽 주머니에 손이 쑥 들어오잖아요? 아렇게 손으로 막았어요.” 총리는 신사복차림이었다. 미모는 주의를 끌지만 성격은 가슴을 사로잡는다. 이 양반, 성격이 좋다는 건 처음 알았다. 역시 외지에서 60대의 한국인을 만나니 반가웠다. 숨 쉴 때까지 웃고, 살아 있을 때까지 사랑하라고 아라비아 속담이 말했지 하하
    신혼부부의 사진 촬영을 이삭사원 옆에서
    한 사람의 시민이 이 도시엘 들어왔을 때, 20세기 작품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그 시인이자 의사인 지바고의 분위기가 났다. 그게 문학과 음악, 시련을 이겨낸 '평화의 향수'라고 할까! 반짝인다고 다 금은 아니다. 여기에 물론 역사유뮬이 많다 그러나 그걸 다 보려다간 지치기 쉽고 또 입장료란 사실 이 나라의 관광수입이지만 우리에겐 막대한 재정 지출이다. 음식도 그렇지 않은가? 누구에겐 진미가 다른 사람에겐 독이 될 수도 있다. 미식가가 단명하다는 말이 왜 나왔는가? 하하.. 관광명소에 와서 왠 반론인가? 허허 가보면 안다. 관광도 포식을 하면 과식이나 마찬가지다. 적당히 보고 넘어가지 않으면 손해를 보게 된다. 하하 검약이 우리를 빈곤의 궁지에서 구해준다. 난 가능한 한 빨리 러시아를 벗어나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만큼 불안한 요인이 있다. 정서안정이 어려운 곳이기 때문이다. 전철의 운전사가 차를 잘못 탄 할머니에게 조금 난폭하고 무례한 언동을 했다. 여기가 러시아이기 때문에 그럴까? 너무나 이상했다. 심리, 정서적인 불안정 상태란 신념, 확신이 없는 상태다. 그 운전사는 당신 인생에서 승객이 최고의 우선순위라는 걸 철저히 망각하고 있었다. 서비스를 제공할 좋은 기회, 바로 감사할 일을 유감으로, 그리고 그 광경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걸 좋아하는 걸로 착각했던 모양이다. 바로 애증착오에 빠진 사람이다. 참으로 한 사람의 운전사, 한 사람의 시민이 나라의 이미지를 높일 수도 또 더럽힐 수도 있다. 두가지 지표 여행을 하면, 두가지 지수가 그 나라의 도덕과 경제수준을 알려준다. 하나는 운전사들의 매너이고 다른 하나는 거리에 흘러다니는 차량의 품질이다. 러시아엔 이 두가지가 별로다. 누가 늑대와 친구할까? 누가 천사의 미소를 싫어할까? ‘피터와 바울 요새’는 피터대제의 최초의 요새다. 스웨덴의 침공을 우려하여 러시아제국을 지키기 위해 만든 요새여서 역사적인 의미는 있으나 특별한 예술감각은 없고' 가운데 성문을 통과하여 성밖의 보트승선장에 외려 사람들이 몰린다.
    청동 기사상
    '여름 가든'과 '여름 궁전'은 왕정의 존엄과 향수을 안고 조용하고 사색에 찬 역사의 음미를 권유하는 곳이다. 명소마다 인파가 몰려다닌다. 누군가 인생을 한 사발의 체리라고 했다. 그만큼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하단 것이다. 그런데 아직 러시아 시민들은 사는 게 너무 바쁘고 어렵다. 냉전시대는 과연 종결되었을까? 내 편에서 다정하게 대해주자 난 이렇게 결심했다. 그런데 그게 글쎄 이렇게 생각만 했는데, 아직 실행에 옮기지도 않았는데, 이때부터 많은 이들이 친절을 보여왔다. 내가 웃으면 세상이 웃는다는 말이 실감 났다. 고락에도 시작과 끝이 있다. ‘청동 기사상’은 케더린 황후가 피터대제를 영예롭게 하기 위해 위탁제조한 명물이다. 용감무쌍한 로마의 영웅상이며 푸시긴이 가장 애용한 시의 주제였다. 피터대제가 탄 청동마가 사탄의 상징인 뱀을 밟고 서 있다.
    이삭사원 내부
    비싼 입장료 St Isaac's Cathedral은 19세기 중엽 프랑스의 조각가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모자이크 아이콘과 둥근 기둥, 즉 열주(列柱)가 건물을 떠받는 모형으로 유명하다. 나같이 미술에 별로 안목이 없는 사람은 허미타즈를 봤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비싼 입장료 주고 다시 이 안에 들어갈 필요가 별로 없다. . 이 도시는 2 차대전 중, 약 900일간 많은 파괴를 당했으나 많은 부분 조심스럽게 복원되었다. 한국이 외세의 침략과 빈곤의 굴레에서 고난과 속박의 시대를 살던 그 때, 18세기 19세기 그리고 20세기초엽에 이르는 200 여년간을 러시아는 강국으로 군림했다. 여기가 바로 그 때의 러시아 수도였다. 인구 4백6십만의 러시아 제2의 도시이며, 모스코, 런던, 빠리 그 다음으로 유럽에선 네번 째로 큰 도시다. 절대영화의 무한경탄과 그 몰락의 무상을 한꺼번에 느껴야 했다. 시니어 '디시' 핀랜드로 가는 기차는 두개가 있다. 하나는 러시아 기차이고 다른 하나는 핀랜드 기차이다. 나는 핀랜드 기차를 탔다. 혹시 유레일 페스가 통할까 해서. 그러나 허사였다. 일단 러시아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유레일 페스의 혜택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차값엔 시니어 디스카운트제가 적용된다. 유럽의 시니어란, 그 기준은 65 세이지만, 65 세가 덜 돼도 연금증서를 가지고 있으면 (pensioner) 시니어의 '디시'혜택을 받을 수 있다. 비교적으로 저렴한 차비를 들여 기차에 올랐다. 그러니 사실 시니어들은 굳이 고가의 유레일 패스를 살 필요가 없다. 더구나 그 때문에 카 렌트를 못하는 불편이 따른다. 어제는 무리를 했다. 너무 걸었다. 그래 피로가 한꺼번에 전신에 감겨오늘 걸 느꼈다. 역에서 만난 러시아 여인들의 친절. 식당의 현지 음식맛은 별색이었으나 음식은 철저히 저울에 달아 팔았다. 물은 따로 사야한다. 냉장고에 있는 음료수를 골라 사야 한다. 모두가 처음 만난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데 역사에서, 식당에서 모르는 중년의 부인들이 찾아와 친절과 미소를 보내고 말을 건다. 그리고 안내를 자청했다. 길 모르는 나그네를 다들 돕고 싶은 모양이다. "화장실은 저쪽 구석에 있어요. 음료수는 별도로 사시구요." 아름다운 꽃은 별장에만 피는 게 아니었다. 오가는 길에 공항에서 또는 공원에서 난 많은 이들과 얘기를 했다. 사랑을 찾는 마음 지금 영국 구경을 하고 핀랜드로 가는 호주 아가씨는 정말 예쁘장했다. 그런데 왜일까? “전 우간다에 가 살기로 했어요.” 난 그 심경을 이해할 길이 없어 반론을 폈다. “아프리카엔 빈곤과 내전, 에이즈가 극심하고 거기 사람들이 지금 탈아프리가의 거센 물결에 빠져있는데 하필이면 역류를 타려는 이유가 뭐에요?” “지역 나름이겠지요. 그냥 그럴 생각이 들어요.” 러시아 여인들도 대화가 시작되면 품위 같은 건 쉽게 벗어버리고 짙은 미소를 연거퍼 날린다. 알고보니 북유럽 어딜 가나 마찬가지였다. 그게 신기했다. 그러나 친절은 일종의 켐페인에 가까웠다. 북유럽에 들어와 절실하게 느낀 건 미인이 많다는 사실이다. 골상, 피부, 사이즈, 그리고 금발과 파란 눈의 칼라 매칭! 동양인들이 도저히 경쟁할 수 없는 종목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서양인들이 또 동양인을 좋아한다. 짱구가 비짱구를 좋아하는 심리와 같은 걸까? 조금은 거칠은 러시아에서도 다정한 사람들과 온정어린 대화를 나누면, 마치 흐렷던 개울이 갑자기 청정수역으로 바뀐 기분이 들었다. 어허 나도 그럼 기분파인가? 하하 아일랜드와 영국인 조상을 가진 핀랜드 아가씨는 너무나 개방적이고 리베랄했다. “난 가는 곳 어디라도 좋아요. 친구도 많아요. 난 한 자리에 오래 있질 못해요.” 모든 걸 받아들이는 게 바로 ‘웨이스트 박스’라고 말 할 뻔 했다. 참았다. 그 대신 “정착하지 않는 방랑은 심겨질 땅을 잃어버리는 풀씨와 같아요.” 라고 말해주었다. 말 하지 않아도 될 껄, 젊은 애들만 보면 귀여워서 바른 길로 가라고 가르치고 싶어하는 심리는 또 뭐람? 이 게 다 노인들의 주책이란 걸까? 하하
    지하철 자이언트 에스카레이터
    -지하철의 대형 에스카레이터는 120 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것이다.- 단 사흘 동안에 얼마나 정이 들었을까? 나타샤는 역에 나와 티켓을 사주고, 시간이 남자 네바강변에 가 우릴 포옹해 주었다. 알뜰하게 석별의 인사를 나눈 다음 서로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그날 아침 나타샤는 우리에게 좋은 소식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헬싱키에 있는 그녀의 친구가 템플에서 일하고 있어, 그 patron housing에서, 우리가 글쎄 거기서 묵을 수 있도록 당부를 했다는 것이다. 서울 대에도 게스트 하우스가 있다. 그리고 내가 강의를 했던 하와이의 브리감 영대학교에서도 방학때 학생들이 없는 동안 도미토리를 방문객에게 빌려주고 있는 걸 보았다. 옳커니! 헬싱키로 가는 길엔 희망의 빛이 보였다. 우하하 ..!
    카잔 사원 요새 밖 잔디에서 선탠하는 사람들
    겨울 궁전
    시내경관 공원 앞 운하 펜스 하나에도 힘과 예술이 들어있어서.. 허미타즈 입장대열에서 기다리는 이들, 코리안 2세는 역시 한국말을 잘 못한다고.
    출처 : 퐁당퐁당 하늘여울
    글쓴이 : Scott N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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