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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4배이상 증가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 어떻게?

호젓한오솔길 2012. 4. 14. 23:42

 

 

10년간 4배이상 증가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 어떻게?

 

 

 

10년간 4.45배 증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는 어떻게?
- 호흡기 건강 챙겨야 할 계절, 호흡기 치료제 가이드 1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을 포함한 질병이다. 흡연과 매연 등 유해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폐에 염증이 생겨 호흡이 곤란해진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COPD로 사망한 환자는 1991년 1165명에서 2010년 5190명으로 10년 동안 4.45배 증가했다. 세계적으로도 COPD 사망률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이면 사망률 3위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COPD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아 적절한 치료를 안 하고 있다.


01 흡연이 가장 큰 원인으로 금연이 첫 번째 치료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의 90%는 흡연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 초기에는 비탈길을 걸을 때 숨이 차지만, 점점 평지를 걸을 때도 숨이 차게 된다. 증상이 악화되면 심하게 숨이 차고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숨 쉬는 것은 물론 발을 내딛는 것조차 어려워져 외출도 못하고, 세면이나 식사를 할 때도 남의 손을 빌려야 하는 등 일상생활을 할 수 없다.
COPD 질환의 문제는 위험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이 질환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자료를 보면, 흡연하는 45세 이상 COPD 잠재 환자군 737명 중 75%가 ‘COPD를 잘 모른다’고 응답했다. 또한 공해에 노출된 택시운전자 287명 중 90%가 COPD가 무엇인지 몰랐다. 심지어 COPD가 의심되는 택시운전자 중 82%는 폐기능 검사조차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대로 두면 환자의 90%가 중증화 단계로 진입하게 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증상이 악화되면 바깥 활동을 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격리된다.


02 COPD 치료, 악화 예방이 최우선
유럽의 COP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삶의 질 관련 조사에서 환자의 89%는 ‘삶의 질이 열악하다’고 응답했다. 70% 이상의 환자는 상점에 가는 것과 같은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았고, 10%는 6개월 안에 증상이 심해져 병원에 입원했다. 증상이 악화되어 입원치료를 받는 환자 61%는 ‘죽는 것보다 더 나쁜 상태’라고 평가했다. COPD 진단을 받았다면, 악화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세계 COPD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GOLD(Globalinitiative for chronic Obstructive Lung Disease)’를 보면 COPD 악화 예방을 우선 순위에 둔다. 전문의들은 “COPD 환자가 호흡곤란이 심해지면 자신의 호흡으로 생명을 유지하지 못한다. 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므로 적극적인 치료와 생활 속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03 증상개선 위해 기관지확장제, 스테로이드제제, 항생제 사용
COPD 치료는 증상개선, 폐기능 감소 완화, 운동능력 향상, 합병증 예방과 치료, 급성악화 예방과 치료, 사망률 감소 등을 목표로 한다. 현재 병원에서는 COPD 증상개선을 위해 기관지확장제, 스테로이드제제, 항생제 등으로 치료한다. 이 중 기관지확장제를 많이 사용하는데,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이 적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제제는 폐기능이 심하게 떨어진 환자에게만 사용한다. 항생제는 예방의 의미보다는 가래가 짙은 색으로 변했을 때 사용하도록 권한다. 현재 사용하는 COPD 치료제들은 증상을 약화하는 효과는 있지만, COPD의 발생 원인인 폐염증을 치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04 흡입제, 제대로 사용하기 어렵다
COPD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흡입제는 약물 용량이 작아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현재 COPD 환자 대부분이 고령층인 상황에서 흡입제를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흡입제 안에 알약을 넣어 사용하는 제품은 알약을 먹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또 1~2회만 사용해야 하는 제품을 3회 이상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목소리가 변하거나 입안에 칸디다증을 발생시키고, 입이 마르는 등의 부작용을 가져온다. 사용횟수가 정해진 제품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아무리 설명해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김덕겸 교수는 “약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흡입제를 제대로 사용해야 하지만, 어르신들은 경구용을 선호하기 때문에 흡입제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흡입제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증상악화, 급성 악화 빈도 증가로 입원과 사망률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05 PDE4억제제, 세계 최초의 경구용 항염증치료제
현재 COPD 치료법은 증상 정도를 약하게 할 수 있으나 COPD 진행을 멈추거나 폐 기능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COPD에 걸리지 않도록 금연하며, 이미 COPD 진단을 받았다면 증상악화를 막아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COPD에 대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진료인원이 2006년 65만8000명에서 2010년 60만9000명으로 5만 명 감소했다. 하지만 진료비는 2006년 844억 원에서 2010년 1056억 원으로 212억 원 증가했다. 진료 인원은 감소했지만 진료비용이 증가한 것은 COPD 환자가 증상악화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전체 진료비용 중 입원비용만 빼도 환자의 부담이 줄어든다. 이를 위한 치료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COPD 환자가 1년 동안 쓰는 진료비용 중 짧은 시간 입원하는 데 3분의 2 정도를 사용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입원치료가 불가피하다. 반면 증상악화를 막으면 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관지확장제나 스테로이드제제 중심의 치료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염증치료를 위한 경구용 약제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COPD가 지속해서 진행하는 이유는 만성염증 때문이다. 로플루밀라스트는 COPD에 특이적인 염증을 타깃으로 만든 신약이다. 중증 COPD 환자가 하루 1회 복용하도록 개발된 항염증치료제로, COPD의 원인이 되는 특정 염증에 관여해 세포의 활성을 돕는 PDE4 효소를 억제한다. 독특한 작용기전으로 COPD 악화 위험성을 낮추고 폐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로플루밀라스트는 나이코메드코리아의 ‘닥사스ⓡ’라는 제품으로 개발되었다. 닥사스ⓡ은 중증 COPD 환자가 의사처방을 받아 1일 1회 복용한다.단기적인 증상완화에 쓰이는 기관지확장제와 달리, 보다 근본적인 COPD 치료를 목표로 개발된 닥사스는 네 건의

임상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허가됐다. 의학전문지 <란셋>에 게재된 연구 가운데 두 건의 중추적 임상연구는 위약대조 조건으로 12개월간 3000명 이상의 COPD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 닥사스는 COPD ‘악화’와 폐기능에서 증상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들 환자군은 1차 치료제인 지속형 베타2 효능제와 닥사스를 병용했을 때 ‘악화’가 21% 감소했다. 또한 6개월간 진행된 두 건의 추가 임상연구에서도 일반적인 지속형 기관지확장제(티오트로피움 또는 살메테롤)와 닥사스를 병용해도 폐기능이 개선됐다. 닥사스는 새로운 COPD 치료제로서, 세계 COPD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GOLD 가이드라인에 등재됐으며, ‘PDE4억제제가 COPD 환자의 염증과 그로 인한 임상적 영향을 감소시킨다’고 명시했다.

 

/ 취재 한미영 헬스조선 기자 hmy@chosun.com
사진 조은선 기자
참고서적 《그림으로 보는 약리학》(의학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