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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 위암은 줄고 갑상선암 발병은 늘어난 이유

호젓한오솔길 2012. 5. 2. 08:48

 

한국인들, 위암은 줄고 갑상선암 발병은 늘어난 이유

 

 

 

갑상선암, 위암 제치고 1위… 한국인 암 발생 패턴 급변
환자들, 초음파서 종양 보이면 "왠지 찜찜해… 조직검사하자"
검사 결과서 암세포 나오면 "그래도 암인데…" 수술 받아
갑상선암 생존율 99.7% 달해… 작으면 생명엔 큰 영향 없어

 

한국인의 암 발생 패턴이 몇 년 사이에 크게 변하고 있다. 부동의 1위였던 위암이 1위를 내준 데다 환자 수로는 처음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환자 수가 4만4593명으로 전년보다 1.7% 줄어든 것이다. 10대 암 중 진료 환자가 준 것은 위암이 유일하다. 전통적으로 맵고 짜고 삭힌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은 위암 발생에 취약했다. 하지만 식생활이 고기류를 많이 섭취하는 서구식으로 바뀌면서 위암 발생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대장암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위암은 여전히 한국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암이다. 늦게 발견할 경우 5년 생존율이 50% 안팎이다. 1~2년에 한 번 위 내시경 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에선 60~70년대에 위암이 거의 사라졌다

지난해 갑상선암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4만6549명으로, 국내 최대 암 환자 그룹이 됐다. 초음파로 갑상선을 검사하는 경우가 늘면서 발견하는 암도 늘어나는 것이다. 초음파에서 종양이 보이면, 놔두자니 찜찜해서 조직 검사를 받고, 여기서 암세포가 나오면 '그래도 암인데…'하는 생각에 수술까지 받는 사례가 다반사다. 갑상선암 5년 생존율은 주요 암 중 가장 높은 99.7%다. 크기가 작은 것은 환자 생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대한갑상선학회는 0.5㎝ 이하 결절(結節·혹)은 아예 조직 검사나 치료를 하지 말고 지켜보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9800여명이 전립선암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2010년 8800여명에 비해 11% 늘어난 수치다. 10대 암 중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남성 고령 인구로 갈수록 전립선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우리보다 고령화가 앞선 서구에서는 전립선암이 예전부터 남성 1위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전립선암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 검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요즘 전립선암 지표인 전립선 특이항원(PSA) 피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진단율이 높아지고 있다. 55세 이상은 매년 PSA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받고 있다.

대표적인 서구 암인 대장암과 유방암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암 치료 중인 유방암 환자는 2008년 2만명에서 3년 만에 2만6000여명으로 늘었다. 한국의 유방암은 약 50세 폐경 전후 여성에게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서구에서는 60대, 70대로 나이가 들수록 유방암 발생률이 높다. 대장암도 서구에서는 고령층에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50대 발생 비율이 60대와 엇비슷하다. 따라서 유방암은 40대부터 철저히 조기 검진해야 하고, 대장암 검진은 50대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