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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한 호수 벗 삼아 나무그늘 밟으며 걸어요

호젓한오솔길 2012. 7. 12. 08:17

 

태평한 호수 벗 삼아 나무그늘 밟으며 걸어요

 

 

제천 작은동산길

충북 제천 청풍랜드에서 레이크호텔로 이어진 호숫가에 나있는 작은동산길. 나지막한 산기슭을 끼고 청풍호(충주호)를 조망할 수 있는 걷기 코스다. / 허재성 영상미디어 기자 heophoto@chosun.com

 

호수가 많기로 유명한 충북 제천은 크고 작은 산과 맑은 물의 호수가 어우러진 곳. 특히 '육지 속 바다'로 불리는 청풍호(충주호)는 내륙지방의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제천시가 만든 '자드락길'은 청풍호반을 구경하며 걸을 수 있는 총 58㎞의 걷기 코스다. 호수를 둘러싼 나지막한 산을 오르내리며 탁 트인 청풍호를 바라볼 수 있다. 자드락이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을 이르는 우리말이다. 이런 곳을 힘들이지 않고 느긋하게 걸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드락길은 7개 구간으로 나뉜다. 첫 번째 구간이 청풍 만남의 광장에서 능강교로 이어지는 작은동산길이다. 19.7㎞ 코스로 작은동산(546m) 자락을 한 바퀴 돌아가도록 길이 이어져 있다. 호숫가에서 출발해 숲속과 산정을 거쳐 도로를 걷는 코스다.

작은동산길 출발지점은 청풍 만남의 광장이다. 이곳에서 조각공원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타고 걷기 시작한다. 조각공원이 끝나는 곳에서 산길은 호숫가로 뚝 떨어진다. 계속해 물이 보이는 산자락을 따라 이어진 목책이 레이크호텔 방향으로 이어진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바라보는 넓은 호수가 더없이 평화롭다.

호텔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교리마을이다. 본격적인 트레킹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마을을 빠져나가면 짙은 숲 사이로 뚫린 산길이 기다리고 있다. 길은 널찍하고 편안하다. 나무 그늘을 밟으며 1시간쯤 걸으면 모래고개에 닿는다. 여기서 오른쪽 비탈길을 따라 20분 정도 오르면 작은동산 정상에 올라선다.

산정에 서서 조망하는 주변 풍광은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 금수산 능선과 청풍호반이 어우러져 그려내는 수려한 모습이 절경이다. 작은동산은 그 자체로 훌륭한 산행지다. 자드락길 1코스를 통해 작은동산에 오른 뒤 서쪽 능선을 타고 레이크호텔 부근으로 내려설 수 있다. 반나절 트레킹에 안성맞춤인 코스다. 정상에서 호숫가로 내려가는 능선길 곳곳에서 탁 트인 호수 조망이 터진다. 걷기와 산행, 호수 조망이라는 깨알 같은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코스다.

자드락길을 계속 이어가려면 작은동산에서 다시 모래고개로 내려와야 한다. 이후 중고개를 거쳐 상학현마을까지 산자락의 오솔길을 타고 걸어갈 수 있다. 이후 학현아름마을을 거쳐 능강교까지는 찻길을 따른다. 차량 통행이 잦지는 않지만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다.

도로를 걷는 것은 사실 조금 지루하다. 하지만 학현교 500m 못 미친 곳의 계곡에 있는 음석(陰石)은 제법 흥미를 끄는 볼거리다. 이 자연석은 냇가의 남근석과 한 쌍을 이루고 있는데 형상이 대단히 사실적이다. 바로 옆의 남근석은 1972년 폭우로 유실된 것을 2006년 새롭게 세운 것이다. 자연이 연출한 음양의 조화를 엿보는 재미도 쏠쏠한 걷기 코스다.

[여·행·수·첩]

◆ 작은동산길은 청풍 만남의 광장에서 출발해 레이크호텔(1.5㎞)~교리마을(0.5㎞)~모래고개(2.7㎞)~작은동산(0.5㎞)~중고개(1.5㎞)~상학현(1.5㎞)~학현교(3.3㎞)~능강교(4.5㎞)까지 부지런히 걸어도 6~7시간은 족히 걸린다. 오전 일찍 도착해야 저녁 시간 전에 마칠 수 있는 거리다. 차량은 만남의 광장 주차장에 세우면 된다.

작은동산만 오르고 서쪽 능선으로 하산할 경우 3~4시간이면 트레킹을 마칠 수 있다. 정상에서 호숫가로 이어지는 능선에 산길이 뚜렷해 큰 어려움 없이 산행이 가능하다. 하산지점에서 차량을 세운 만남의 광장 주차장까지 0.6㎞ 거리로 잠깐이면 걸어서 갈 수 있다. 반나절이면 다녀올 수 있는 코스다.

◆ 서울 강남고속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서 제천행 고속·시외버스가 30~40분 간격으로 운행. 2시간 소요. 제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2분 거리인 동양증권 앞 정류장에서 청풍랜드행 버스가 1일 3회(07:20 10:20 16:20) 출발. 1시간 소요.

승용차를 가지고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 남제천IC에서 빠져나와 청풍호·수산 방면으로 진행한다. 금성면과 KBS제천촬영장, 청풍힐호텔을 경유, 청풍랜드 입구 만남의 광장까지 약 11㎞ 거리로 20분 소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청풍랜드 입구 오른쪽의 자드락길 이정표에서 트레킹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