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발 저리고 감각 둔하면 가벼운 상처도 조심해야"
당뇨병보다 더 무서운 당뇨합병증, 당뇨발
- 권동아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15년간 당뇨병으로 고생하던 한모씨는 지난여름 작은 유리조각에 발을 찔려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시간이 지난 후 염증과 냄새가 심해져 병원을 찾았으나 발가락 2개를 절단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당뇨병은 몸속의 인슐린이 적절히 분비되지 않거나 제 역할을 못하면서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로 혈액 속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쌓이거나 일부가 소변으로 배출되는 질환이다. 질환 자체만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당뇨병을 오랜 기간 앓으면서 발생하는 합병증 때문에 생명까지 위협받는 경우가 많다. 당뇨합병증 중 대표적인 질환이 발 부위의 뼈와 살이 썩어 들어가는 '당뇨발'로 당뇨병 환자의 30%에서 발병 위험이 높은 병이다. 당뇨병이 있으면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족부에 하혈성 괴사가 생기기 쉽다. 또는 고혈당으로 신경이 손상되거나 비정상적으로 기능한다. 이로 인해 감각이 둔해지고 세균 감염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지면서 발에 상처가 나도 잘 감지하지 못한다. 치유력과 세균에 대한 저항력도 저하된 상태라 가벼운 상처도 급속히 악화돼 궤양이나 괴저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심할 경우 발목 절단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당뇨발에 걸리면 처음에는 발이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 저린 증상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한 저림증으로 생각해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저림증은 질환의 시작이며, 점차 극심한 통증이나 무감각으로 발전해갈 수 있다. 이 밖에 당뇨발 증상으로 찌르는 듯한 느낌, 발 피부가 건조해 자주 갈라짐, 걸을 때 발의 무감각 등이 있다.
당뇨발은 예방이 중요하다. 당뇨환자는 매년 발 검사를 받고 동맥경화 검사 등 혈액순환 검사도 병행하는 게 좋다. 또한 평소에 땀 흡수가 잘되는 부드러운 양말이나 편안한 신발을 신고 보습크림을 매일 발라 발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한다. 특히 작은 상처로 인한 염증이 궤양이나 괴사로 연결될 수 있으니, 항상 발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발이 무감각해지면서 화상을 입을 우려도 높으므로 뜨거운 탕에 들어갈 때 발을 먼저 담그지 않는 등 조심해야 한다.
당뇨발은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 괴사현상이 나타나면 외과적인 치료를 통해 괴사조직을 제거하거나 항생제를 사용해 감염 부위를 관리한다. 혈관장애로 인한 경우에는 혈압 조절이 중요하다. 족부의 혈액순환 개선을 위해 혈관의 협착이나 폐쇄를 치료한다. 신경 이상으로 인한 발의 통증은 발의 변형과 함께 통증이 나타난다. 이때 증세가 척추 디스크, 통풍, 발가락 관절염 등에 의한 증상과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형외과 진료와 병행해야 정확한 원인과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글=권동아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심장혈관내과 전문의
'♥ 오솔길 사랑방 ♥ > 건강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밥맛 없는 세상, 식욕 부를 반찬 가득 (0) | 2012.12.31 |
---|---|
유방암 아줌마들의 유쾌한 히말라야 등반기 (0) | 2012.12.31 |
똑같아 보이는 소화제라도 효과는 달라요 (0) | 2012.12.27 |
경기도 끝자락에서 만난 ‘3년 묵은지 닭볶음탕’ (0) | 2012.12.25 |
얼음장 같은 손발, 혈액순환부터 잡아라 (0) | 2012.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