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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끝자락에서 만난 ‘3년 묵은지 닭볶음탕’

호젓한오솔길 2012. 12. 25. 22:57

 

경기도 끝자락에서 만난 ‘3년 묵은지 닭볶음탕’

 

 

경기도 양평과 강원도 홍천의 경계, 아는 이들만 찾아가는 숨겨진 맛집이 있다. 묵은지 닭볶음탕과 닭백숙이 맛있는 ‘황토마을’이 그곳이다.

몇 년 전만해도 번듯한 간판조차 없었던 이곳은 방문했던 이들이 입소문을 내고 지인들에게 소개를 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인근에 위치한 비발디 파크를 중심으로 모여있는 식당들과 달리 홀로 외진 곳에 있지만 한번 왔다간 사람들은 다음 번에도 꼭 이 집을 찾는다.

 



비발디 파크 근처 식당가를 조금 벗어난 위치에 홀로 위치해있는 ‘황토마을’

 

비발디 파크로 가는 중 옆으로 난 샛길을 따라 거슬러 오르면 황토와 벽돌로 지은 제법 오래된 식당건물의 ‘황토마을’이 나타난다. 돌계단을 오르면 옛 시골의 고향집에서 봄직한 다양한 소품들이 먼저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창으로 새 들어오는 볕과 잔잔한 등불이 만들어 내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가라앉혀준다.

메뉴는 복잡하지 않다. 한 끼 식사로 충분한 닭백숙과 묵은지 닭볶음탕, 별미로 먹을 수 있는 감자전이 전부다. 그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단연 묵은지 닭볶음탕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만한 묵은지와 닭볶음탕. 뻔한 맛의 조화가 아닐까 의구심이 들 수도 있지만 두 재료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맛은 한마디로 기가 막히다. 맛을 내기 위해 보통의 맛집들처럼 특별한 소스나 비법 재료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비결이라고 한다면 ‘자연’이 전부다.

황토마을의 음식은 근처 밭에서 기른 작물과 산에서 캐온 나물들, 방목해서 기르는 토종닭을 사용한다. 시장에서 사다쓰는 재료는 소금, 식용유 같이 음식을 할 때 보조해주는 재료들이 전부다. 묵은지 닭볶음탕을 만들 때 사용하는 묵은지는 김치독에서 2년 반 동안 묵힌 것을 사용한다. 보통 김장김치와 달리 요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소금, 고춧가루, 버섯 우린 물만 사용해 사찰식으로 김치를 담근다. 배추와 고춧가루는 직접 농사를 짓고 버섯은 산에서 채취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위) 넉넉한 냄비에 가득 담겨 나오는 묵은지 닭볶음탕 (아래) 구수한 맛이 일품인 감자전

자연이 키운 재료로 만든 ‘묵은지 닭볶음탕’은 맛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오랜 세월을 거쳐 숙성된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입맛을 돋우는 새큼한 맛을 지녔고, 방목으로 키운 토종닭은 쫄깃한 육질이 일품이다. 넉넉하게 끓여낸 국물은 얼큰하고 시원해 속풀이 용으로 제격이다.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도 허투루 만든 것이 하나 없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인근 산에 올라 채취한 산나물을 종류에 맞게 잘 보관해 두었다가 필요한 때가 되면 조금씩 꺼내 정성스럽게 반찬을 만든다. 고향집에서 어머니가 만들어준 반찬을 떠올리게 하는 익숙하고 소박한 맛이다.


황토마을
주소: 경기도 양평군 단월 명성 81
전화번호: 031-774-3217
대표메뉴: 묵은지 닭볶음탕(3만 8000원), 누룽지 백숙(3만 8000원), 감자전(7000원)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jeongsan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