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 물에 흘러가던 내 고향. 새빨간 산딸기를 따다주던 그 소녀. 못가라고 붙잡을 때 그대로 머물 것을 떠나와서 뉘우치는 못생긴 미련 산딸기 첫사랑이 그립습니다” - 이하 생략(산딸기- 나훈아, 1971)
마을입구부터 산딸기 수확이 한창이다. 바다 아니면 산딸기 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 일주일의 전력질주를 마치고 찾아간 포항시 장기면의 6월은 산딸기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지난 8일에는 장기면 산딸기 축제가 열려 시민들에게 장기 산딸기의 우수한 품질과 뛰어난 맛을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산딸기는 장기면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장기면은 해안과 육지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왜구의 침입이 잦았으나 불굴의 의지로 저항해온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외침에 대비할 뿐 아니라 재해로부터 백성들을 지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 장기읍성은 동쪽으로는 왜적을 막고 북쪽으로는 여진족을 방어하기 위해 고려 현종2년(1011)에 처음 흙으로 쌓기 시작했으며 조선시대에 돌로 다시 쌓았다고 전해진다.
장기읍성의 곡선을 따라 걸으면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도 끊임없이 싸워나간 민중들의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또한 장기에는 모포리 해안의 뇌성산 정산에 돌무지로 축조된 뇌성산성도 있어 장기가 예부터 군사와 행정의 중요 지역임을 추측할 수 있게 한다.
장기 읍성에서 시원하게 보이던 바닷가로 이동하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진다면 양포항으로 가도 좋다.
경주시와의 경계를 이루는 감재산(286m)에서 발원된 수성천이 동북방향으로 흘러 양포만에 이르는데 이 만을 끼고 발달한 마을이다.
양포항에는 요트 계류장이 있어 다양한 요트와 어선들이 각자의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어 마치 한적한 나폴리항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양포항 소공연장에서는 꿈을 만드는 색소폰 동호회가 주관하는 ‘아름다운 양포항 여름 색소폰 연주회’가 이달 15일부터 8월 17일 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7시에서 9시까지 열리고 있다.
양포항에서 해안가를 따라 이동하면 이미 바다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퍼진 신창리 어촌 체험마을에서는 후릿그물, 창경보트, 통발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체험을 신청하거나 프로그램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전화(276-5588)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신창리에서 벗어나 청개구리 소리를 따라 차로 10여분을 달려가면 두손을 모아 간절히 아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할매를 만날 수 있다.
‘열렬한 사랑’을 뜻하는 접시꽃이 6월의 장기 해안가 마을을 향기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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