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안가리는 '찜통더위' 건강 해치지 않으려면
제8호 태풍 '너구리'가 한반도를 비켜가자 이번에는 연일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건강에 빨간불이 커졌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서울과 대전, 대구를 비롯해 경기도와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염주의보는 6∼9월 하루 중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당분간은 낮 기온이 33도 내외로 높고 습한 무더위가 계속되고 일부 지역에서는밤사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이처럼 밤낮을 가리지 않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각종 온열질환에 걸릴 수 있어 평소보다 건강수칙을 더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폭염에 취약한 노인이나 어린이, 야외근로자 및 만성질환자(고혈압·심장병·당뇨 등)는 특히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기본"이라며 "한낮 기온이 정점을 찍는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건강상태에 따라 활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시원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외출 시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가벼운 옷차림과 햇볕을 차단할 수 있는 양산, 모자 등을 착용하는 것이 체온을 적당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노인들의 경우 부득이하게 낮에 외출할 때는 물병을 휴대하고, 갑자기 현기증이나 메스꺼움, 두통 등이 찾아오면 시원한 장소나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한낮 더위를 겨우 이겨내더라도 밤사이 나타나는 열대야 현상 역시 건강을 위협하는 것 중 하나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뜻한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뇌가 밤이 왔다는 신호를 인식하고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해야 숙면을 취할 수 있지만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면 뇌가 낮인지 밤인지를 구분하지 못해 불면증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원장은 "수면장애는 일상생활 리듬을 깨뜨리고 나아가 우울증, 불안증 등의 정신적 질환이나 신체 면역기능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낮잠은 20분 이상 자지 않아야 한다"며 "덥다고 냉방 온도를 너무 낮추면 숙면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침실의 습도는 50%, 실내 온도는 25∼26도로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술이나 냉커피 등 카페인 성분이 있는 음료는 자제하고 잠자리에 들기 2시간 전에는 심한 운동을 하지 않는 한편, 자주 손을 씻는 등 위생관리에도 신경을 쓰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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