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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렌 마음 추억이 된 백두대간(14차)- (도래기재~ 선달산~ 고치령)

호젓한오솔길 2015. 3. 18. 19:15

 

 

설렌 마음 추억이 된 백두대간(14차)- (도래기재~ 선달산~ 고치령)

 

* 위   치: 경북 봉화군 춘양면~ 경북 영주시

* 일   자: 2015.03.15(일요일)

* 날   씨: 맑음

* 동 행 자: 백오동 백두대간 종주대 23명

* 산행코스: 도래기재- 옥돌봉(1,242m)- 박달령- 선달산(1,236m)- 갈곳산(966m)- 마구령- 고치령- (세거리)

* 대간거리: 26.0 Km

* 산행거리: 30.3 Km

* 산행시간: 약 7시간 50분 소요

 

포근하게 이어지던 날씨가 그대로 봄이 올 것만 같더니, 주 중에 화요일부터 에 따라 폭설이 내리고 강풍이 몰아쳐 서울이 영하 7도까지 떨어지는 한파 주의보가 전국을 꽁꽁 얼려버렸다. 3월에 한파 주의보가 내려지기는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니, 대자연이 하는 일을 과연 누가 말릴  있으랴 싶다.

 

며칠간 잔뜩 웅크리게 하던 매서운 날씨가 다시 예년 기온으로 돌아온다는 3월 셋째 주말을 맞이한다. 이번 주에도 토요일은 근무를 하고, 일요일은 백두대간 팀을 따라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도래기재에서 경북 영주시 고치령까지 약 26Km의 대간 마루금과 접속 구간을 합하여 약 30Km의 만만치 않는 산행이 예약되어 있다.

 

이번 14차 구간은 지난 13차 구간에서 두 구간을 띄우고, 접속 구간인 고치령에서 세거리 마을까지 원활한 하산을 위하여 북진 속에서 남진을 하는 구간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북진 순서에 따라 차곡차곡 밟아 올라 가는 것이 대간을 이해하고 몸으로 느끼기에는 좋을 듯하지만, 걷기 좋은 봄날에 어려운 구간을 먼저 처리하고, 대체로 쉬운 구간은 무더운 여름철에 걷기 위하여 산악회에서 효율적으로 조정을 한 관계로 다섯 구간을 건너뛰어 북진을 하는 샘이다.

 

빡빡하게 돌아가는 쳇바퀴처럼 요즘 들어 잠시도 쉬어갈 여가가 없는 일상에서, 그나마 잘 버티어주고 있는 낡은 내 육신이 대견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새벽 4시에 출발하는 대간 길을 위해 퇴근하여 배낭을 꾸린다. 늘 그렇듯이 대간 산행을 가는 날은 새벽 2시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고 아침을 차려 먹인 후 연하재 버스 타는데 까지 태워다 주어야 하는 마눌이 내보다도 더 바쁜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든다.

 

어김 없이 새벽 4시에 포항시 남구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하여, 4시 15분에 연하재에 도착하는 버스에 오르니, 오늘 따라 두 좌석에 1명씩 앉아도 자리가 남을 정도로 훌빈하다. 봄이 되어 모두가 결혼식 등 집안 대소사로 바쁜 일들이 많이 생기고, 더러는 무리한 산행에서 부상을 입은 대원도 있고 하여, 산행에 참석한 인원이 겨우 23명이라고 한다.

 

대간 길을 같이 다니는 관광버스 기사 아저씨어제 자녀 결혼식이 있어, 오늘 처음으로 대신 오신 기사가 길을 잘 몰라서 가는 도중에 여러 번 알바를 하면서 예정 보다 30여분 늦은 시간인 아침 8시 5분경에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위치한 도래기재에 도착하여, 아니젠을 차는 등 각자 산행 준비를 하고 기념 사진을 찍은 후 아침 8시 15분경에 고치령을 향하여 하얀 잔설을 밟으며 산행을 시작한다.

 

* 아침 8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잔설이 남아 있는 출발지인 도래기재에 도착하여 각자 산행준비를 한다.

 

도래기재는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우구치리와 서벽리를 연결하는 고개로 국가 지방도 88호선이 지난다.

본래 이곳은 조선시대 역이 있어서 도역 마을이라 불리다가 도래기재로 변음 됐다고 하며.

다른 이름은 도력현 이라고 하기도 한다.

 

* 모두 산행 들머리에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 도래기재 출발점에 모인 종주 대원들,

 

* 시작부터 아이젠을 차고

   가파른 오르막길 오르고 나면,

   잠시 호흡을 가다듬을 타임을 주며 음지에 눈 쌓인 부드러운 능선 길은 이어진다.

 

* 며칠 전 한파 때 내린 제법 많은 눈이

   양지쪽에는 다 녹고, 음지에는 남아 미끄럽게 느껴진다.

 

* 하얀 눈길 오르면서 돌아본 풍경,

   

* 처음 출발하여 중간에서 서서 천천히 걸으니,

   어느 정도 몸이 풀린 것 같아 차츰차츰 속도를 올려 앞쪽으로 나서다가,

 

* 선두팀 발걸음이 가벼워 보여,

 

* 잠시 4명이 선두 대형을 유지하며 걷는다.

 

* 눈 쌓인 가파른 길 치고 오르면

   다시 낙엽 쌓인 부드러운 능선이 이어지고,

 

* 옥돌봉을 오르는

   가파른 눈길에서 선두팀을 추월하여 앞으로 나선다.

 

* 오늘의 첫 번째 봉우리인 옥돌봉(1,242m)에 올라선다.

 

옥석산(1,242m)은

경북 봉화군 춘양면과 물야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남류하는 낙동강과 북서하는 남한강의 분수령이 된다.

 

* 헬기장이 있는

   옥돌봉 정상은 수목이 가리어 시원한 조망은 없는 것 같다.

 

* 옥돌봉 정상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보고는

   선두팀이 따라 오는 기척을 뒤로하고 그냥 발걸음을 재촉한다.

 

* 옥돌봉을 내려서서 문수산 쪽으로 가는 길,

 

* 문수산 삼거리에서

   직각으로 우회전하여 가파른 내리막으로 대간길은 이어진다.

 

* 삼거리에서 미끄러운 내리막 길 내려서면

   다시 평온한 능선 길이 이어지고,

   멀리 소백산의 하얀 설경이 아스라한 하늘가에 구름처럼 펼쳐진다.

 

* 하얀 눈이 있다가 없다가 이어지는 능선길,

 

* 내리막 길에서 돌아 보니,

   알파인님이 혼자 따라 오고 있어, 결국은 두 사람이 오늘의 선두팀을 이룬다.

 

* 앙상한 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봉우리와 능선을 바라보며 걷는 길

   다사로운 햇살과 시원한 봄바람이 있어 산행하기 참 좋은 날씨다.

 

* 잠시 고도를 낮춘 걸음은 

 

* 아담한 산령각 앞을 지나,

 

* 커다란 표지석과 쉼터가 있는 박달령에 도착한다.

 

* 박달령 표지석 앞에서

   알파인님과 기념사진 찍어주고,

 

* 찍혀보고,

 

 

* 고즈넉한 느낌이 드는

   한적한 박달령을 뒤로하고

 

* 낙엽 깔린

   나무 계단길 밟으며 선달산으로 향한다.

 

* 백두대간 길에 벤치가 있어

   많은 산님들의 지친 다리 쉬어간 흔적이 있는 무명 봉우리를 지나니,

 

* 낡은 이정표가

   선달산이 3.6Km 남았다고 알려주는 것을 보면,

 

* 이어지는 봉우리와

   좌측으로 꾸부러진 능선 멀리 보이는 것이 선달산인 듯하다.

 

* 작은 봉우리들 타고 넘으며,

 

* 낙엽 바스락거리는

   부드러운 능선길이 룰루랄라 이어지다가,

 

* 음지쪽으로 들어서면 아직은 하얀 겨울 풍경이다.

 

* 겨우내 쌓인 눈이 다져진 얼음 위에

   주 중에 내린 눈이 덮여 있어 여간 미끄럽지가 않다.

 

* 눈 쌓인 비탈길 오르고 나면,

 

* 음지와 양지의 차이가 확연하다.

 

* 대간 마루금을 경계로

   양지쪽은 뽀송한 낙엽 속에서 곧 새싹이 꿈틀대며 올라 올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오른쪽 음지에는 쌓인 눈이 햇살 아래 번득인다. 

   낙엽과 눈을 번갈아 가며 걷는 걸음은

 

* 오늘 대간길 마루금에서 최고 봉인 1,246 봉인듯한

   바위 많은 봉우리를 좌측으로 돌아 휘어지고,

 

* 나무 사이로 바라보이는 하얀 봉우리가 선달산인 듯하다.

 

* 선달산으로 가는 능선엔 눈이 많이 쌓여 있다.

 

* 마루금에 쌓인 눈이

   양지쪽에만 녹아 하얀 설성처럼 절벽을 이룬다.

 

* 올해의 마지막 눈이 될 듯한

   하얀 설경 속으로 선달산 오르는 길,

 

*  성벽처럼

    높이가 2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마루금에 쌓인 심설이,

 

* 화창한 햇살에 

   비명을 지르며 녹아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 하얀 설원을 걷는

 

* 발 아래 심설 속에도

   지금쯤 봄이 되었다고 어린 새싹들이 꿈틀대고 있을까 싶다.

 

* 선달산 오르는 미끄러운 발걸음은

 

* 다져진 눈이 산정에 남아 있는

   오늘 대간길의 주봉인 조용한 선달산에 올라 선다.

 

 

선달산(1,236m)은

강원도 영월군과 경상북도 봉화군 물야면 및 영주시 부석면에 걸쳐있는 산으로

한자로 신선이 놀던 곳이라고도 하고, 먼저 올라야 한다는 뜻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선달산 북쪽에 용아골, 칠룡골이 있는데,

용아골은 선달산의 맥을 이어 왔다는 뜻이며, 칠룡골은 일곱 능선이 함께 선달산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주위에 만산이 에워싸고 있어 오르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향유의 기쁨을 안겨주는 명산이라고 한다.

 

* 알파인님 기념사진 찍어주고,

 

* 나도 한 장 찍혀보고,

 

* 잠시 호흡 가다듬고

   트인 조망이 별로 없는 선달산을 통과한다.

   선달산에서 급경사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 여러 산님들이 

    사진을 찍으며 쉬고 있는 '늦은목이' 재에 도착한다.

 

* 해발고도 800미터인 늦은목이 재의 이정표를 뒤로하고,

 

* 앞서 가는 충청도 대간팀들을

   하나 둘 추월하면서 갈곳산으로 오른다.

 

* 미끄러운 빙판 위에 하얀 눈이 덮여

   오르기 까다로운 비탈길에서 앞서 가는 여러 대간팀들을 추월하며 오른다. 

 

* 음지와 양지의 구분이 확실한 마루금을 따라

 

* 봉황산 가는 길과 갈라지는 갈곳산 정상에 도착하니,

 

* 갈곳산 정상을 알리는

   막강 J3클럽의 대간 13차 팀이 달아 놓은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 뭔가 느낌이 설렁해 보이는

   갈곳산 정상을 뒤로하고,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대간 마루금을 따라 간다.

 

 

우리 대원 중에 한 명이

저녁 7시에 포항에서 약속이 있어 빨리 돌아가기 위해

혼자 밤새 차를 몰고 먼저 왔어 앞에서 산행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여,

행여 따라 잡기 위해 알파인님과 둘이 산행 속도를 높인다.

 

* 눈길과 낙엽길

   오르락 내리락 달려 나가니,

 

* 앞서 가는

   충청도 대간팀을 여러 명 추월한다.

 

* 높은 봉우리 마다 있는

   따뜻한 헬기장에 둘이 앉아 점심을 먹고,

 

* 이어지는 발걸음은.

 

* 마구령에 내려선다.

 

 

마구령(820m)은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남대리에 위치한 고개로 지방도 935호선이 지난다.

태백산과 소백산 사이에 있는 양백지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정감록의 십승지 중의 한 곳이기도 하다.

장사꾼들이 말을 몰고 다녔던 고개라고 해서 마구령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또한 경사가 심하여 논을 매는 것처럼 힘들다 하여 매기재라고도 불린다.

 

* 마구령에서 고치령 까지는

   봄철 산불예방 기간에 입산금지 구역이라고 등산로 입구에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 찾는 이가 별로 없었어 인지

   아직 완전한 포장이 되지 않은 마구령 고개를 뒤로하고,

 

* 고치령으로 향하는 입구의 이정표에는

   마구령에서 고치령이 8 Km 남았음을 알린다.

   점심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어 인지

   마구령에서 잠시 치고 오르는 오르막 길이 안숨이 차오르고 힘이 든다.

 

* 가파른 비탈길 걸어

   능선에 올라서니 양지쪽엔 언 땅이 녹아 질퍽거린다.

 

* 다시 심설이 성벽처럼 쌓여 있는 능선길 따라 걸으며,

 

* 가는 겨울을 노래 부르다가

 

* 봄볕 따사로운

   낙엽 능선 길 바스락거리며 달려

 

* 고치령이 5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통과한다.

 

* 고치령에서 올라온

   국공 아저씨 쉬고 있는 곳을 지나

   인디언처럼 하나 남은 앞서간 발자국을 추적하면서 서둘러 걷는다.

 

* 겨우내 눈 속에 잠들었던 찹찹한 낙엽이 쉬고 있는 길,

 

 * 눈 위에 외로운 발자국의 정체를 찾아서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발걸음은

 

* 고치령을 1.5 Km 남긴 지점에서 앞에 가던 발자국의 정체가 보인다.

 

멀찌감치 앞서 가는 산님을 보고

일찍 출발한 우리 대원인 줄 알고 '어이' 했더니

그 쪽에서도 따라 오는 자기 일행인 줄 알고 '어이' 한다.

 

 

가까이 따라 가서 보니,

혼자 미리 출발했다는 우리 일행이 아니고,

같은 도래기재에서 아침 7시에 출발을 한 충청도 팀의 선두(원톱)라고 한다.

 

* 마지막 한 사람을 추월하고 나니, 오늘 이 길을 걸은 발자국이 없다.

 

혼자 먼저 출발을 한 우리 대원은

도중에서 탈출을 한 모양이다 하면서 걸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갈곳산에서 혼자 등산로에서 벗어나 점심을 먹는 동안 우리가 통과를 해버린 것 같다고 한다.

 

* 따라 가던 발자국이 없으니

  후미는 아직 두 시간 정도 뒤에 있고,

  이제 빨리 걸을 이유가 없어진 것 같이 허전한 느낌이 든다.

 

* 하얀 눈과 낙엽이 번갈아 가며 밟히고

   별로 뚜렷한 조망이 없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지는 능선길이

 

* 이제 고도를 낮추는 것을 보니

   목적지 고치령이 다 되어 가는 느낌이다.

 

* 이어지는 내리막길 달리다가,

 

* 헬기장이 있는 작은 봉우리 올라서고,

 

* 다시 이어지는 내리막 길은

 

* 오늘 대간 길의 종점 고치령에 도착한다

 

아침 8시 15분경 도래기재에서 출발할 때 아이젠을 차고

다져진 눈이 얼음 되어 미끄러운 길을 달려

오후 3시 정각에 고치령에 도착하니

26Km 구간에 6시간 45분 정도 소요된 샘이다.

 

 

고치령(760m)은

태백산이 끝나고 소백산이 시작되는 백두대간의 주능선으로

어린 나이에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지에 오른 단종의 서글픈 마음과

그의 복위를 꿈꾸던 금성대군의 애틋한 마음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는 험준한 고개 넘어

영남의 고도라 불리는 마락리가 자리해 있다.

 

 

커다란 돌배나무 아래 위치한

고치령의 산령각은

단종을 태백의 신으로, 금성대군을 소백의 신으로 모신 이곳 산령각은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영험하기로 이름난 곳이다.

명산 중에 명산으로 꼽히는 태백산과 소백산이 몸을 섞은 곳이니 더 말해 무엇하랴.

 

* 고치령 표지석 앞에서

   오늘의 선두 팀 알파인님과 기념사진 찍어주고

 

* 나도 한 번 찍혀 보고 나니,

 

 

후미가 아직 6Km 이상 후방에 있다고 하여,

늙은 돌배나무 아래 산령각이 있는 유서 깊은 고치령을 뒤로하고,

알파인님과 둘이 세거리 마을을 향하여 천천히 걸어서 내려가기로 한다.

 

* 고치령에서 세거리 마을로 내려 가는 길

 

이 길은 두 번째로 걷는다.

2013년 1월 13일 사년세월 동고동락 대감팀을 따라

죽령에서 쌓인 눈 속으로 고치령까지 선두팀 세 사람이 달리고,

후미가 올 때까지 시간이 남아

7시간 19분만에 세거리 마을까지 내려갔더니,

 

컨츄리 오픈카로 고치령까지 산꾼들을 실어 나르는 세거리 마을 이장 아저씨가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대간팀을 태워 왔지만,

대부분 10시간 이상 걸리는 길을 눈 속에 이렇게 빨리 올 수가 있느냐며, 

인간이 아니고 신이라고 말하던 그 길이다.

 

 

따뜻한 차도를 따라 두 사람이 걸으면서

길 가에 낙엽 속에 행여 야생화라도 하나 피었을까 싶어 곁눈질 해 보지만,

골짜기에 흐르는 맑은 물소리는 귓가에 봄을 노래하는데, 

산골의 봄은 아직 이른지 꽃 한 송이 없는 십 리 길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진다.

 

 

고치령에서 약 1시간 정도 소요되어 

세거리 마을에 도착하니, 관광버스 두 대 주차되어 있다.

우리 보다 1시간 15분 일찍 출발한 충청도 버스에도 아직 한 사람도 하산하지 않았다.

 

* 오늘 걸은 제 14차 대간길 트렉, (함께 걸은 알파인님 폰 트렉)

 

내 폰은 오는 도중에 배터리 충전하려고 확인을 하니,

어쩐 일인지 두 시간 가량 죽어 있어

다시 연결을 해보지만,

선달산에서부터 두 시간 동안 걸은 길이 직선으로 처리되어

산행 거리가 약 2Km 정도 줄어 있어

부득히 오늘 함께 걸은 알파인님의 트랙으로 산행기에 올려 본다.

 

* 오늘 걸은 제 14차 대간길 고도표, (함께 걸은 알파인님 폰 트렉)

 

오늘 14차 산행 길은 조망도 시원치 않아 볼거리가 별로 없는 조금은 무료한 산행 길이었던 느낌이 든다. 쌓인 심설과 낙엽이 있는 마루금을 따라 그냥 정신 없이 걷기만한 산행 길,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없는 삭막한 대간길은 이제 종지부를 찍고, 아마도 다음 달부터는 뭔가 분위기가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고치령에서 세거리 마을까지 약 4.3Km 거리를 1시간 5분 정도 걸어서 버스에 돌아와 짐을 풀고, 준비해온 하산주에서 커다란 피트병 맥주 하나 꺼내서 국그릇에 둘이 나누어 벌컥벌컥 들이키고 나니 산행길 지루한 갈증이 확 달아난다. 둘이 개울가 다리 밑으로 가서 눈 녹은 차가운 물에 머리 감고 씻은 후 옷 갈아 입고 버스에 돌아왔으나 아직도 후미는 깜깜 무소식이다.

 

우리 보다 1시간 이상 빠른 아침 7시에 출발했다는 충청도의 다른 산악회 버스에도, 아직 한 사람도 도착하지 않아 운전 기사 혼자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1시간 30분 정도 기다려서, 고치령까지 올라간 마을 이장 아저씨의 컨츄리 오픈카로 대원들이 모두 타고 내려오면서 전원 무사하게 하산을 완료한다.

 

버스 주차장 옆에 식탁을 차리고, 준비 해온 따듯한 국밥을 데워서 저녁을 먹으면서 영해에서 준비 해온 푸짐한 생선회 안주로 하산주를 나누고,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시간에 세거리 마을을 출발한다. 포항으로 오는 도중 휴게소에 한 번 들리고 연하재에 도착하여, 마중 나온 마눌의 차를 타고 저녁 10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제 14차 백두대간 길을 성공리에 갈무리해본다. 

 

2015.03.15 호젓한 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