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대간, 9정맥 완주 ♥/구시렁백두대간

백두대간 22차 (고치령~ 벌재)

호젓한오솔길 2015. 11. 19. 22:42


백두대간 22차 (고치령~ 벌재)

소백산 120리

 

 

                             솔길 남현태

 

 

긴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자정

고치령 어둠 속으로 분주한 발걸음들

망국의 한 눈물로 달랜 마의태자

하얀 베적삼 휘감긴 국망봉

숙연한 어의곡 삼거리 지나

부처님 광명 잠든 비로봉 넘는다

 

밝아오는 여명에 잠 설친

졸리는 고통 즐기며 걷는 길

벌겋게 달아오른 동녘 짙은 구름 사이

연화봉 어깨에 수줍은 일출

밤새 걸어온 부드러운 소백 능선

아련한 추억 한 자락 펼쳐진다

 

고갯길 버거운 도승 대지팡이 꽂은 죽령

산수국 흐드러진 오솔길 따라

바위 틈에 틀어 앉은 귀여운 솜다리

비비추 여인 열병하듯 피어난 계단 길

수미산 꼭대하늘세계 도솔봉

작은 정상석 발 모아 파이팅 외친다

 

안개 속 풍경 아쉬움 남기며

소백 최남단 묘적봉 가쁜 숨 토하고

아찔하게 돌아선 묘적령 삼거리

앞길 막은 무명 봉우리들

고개 높아 저절로 머리 숙인 저수령

마지막 문복대 여름 햇살 끈거린다.

 

 

(2015.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