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5차 (버리미기재~ 이화령)

백두대간 25차 (버리미기재~ 이화령)

 

 

                               솔길 남현태

 

 

이슬 맺힌 철망 아래 개구멍 찾아

가쁜 숨소리 밟고 오른 장성봉

어렴풋한 동녘 여명 밝아오고

자락자락 드리워진 정겨운 산줄기들

초록 위에 솟아오른

앙상한 고사목 가지에 힘이 넘친다

 

길가에 떠있는 하얀 구절초 위에

선선한 가을바람불어

조망 시원한 바위봉우리 악휘봉

가벼운 발걸음 머무니

걸어온 능선 아침 햇살 다사로운데

하얀 운해 속 살구나무골  잠들었다

 

마른 바위에 뿌리내린 노송은

가지 끝에 솔잎 하나하나 지우면서

독야청청 겨울 기다리고

거대한 바위덩어리 희양산 아래

봉암골 숨어 앉은  봉암사

청정도량 속세 발걸음 거부한다

 

겹겹이 펼쳐진 검푸른 마루금 위에 

파란 하늘 바다 열리니 

돛단배처럼 떠도는 조각구름 정겨운데

돌아본 봉우리마다 새겨놓은

아련한 추억 머물고

석양 품은 백화산 가을빛 한가롭다.

 

 

(201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