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산 경방골 미니산행
* 위 치 : 포항시 북구 죽장면 하옥리, 영덕군 달산면
* 일 자 : 2016.05.01(일요일)
* 날 씨 : 맑음
* 동행자 : 홀로 짜투리산행
* 산행코스 : 옥계- 경방골- 동대산(791m) - 능선 따라 - 옥계
* 산행거리 : 7.8 Km
* 산행시간 : 2시간 32분 소요
모두가 잔인한 달이라고 하는 사월이 막을 내리고, 가정의 달이요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 푸른 오월이 새롭게 시작되는 이번 주말에는 장거리 목적 산행이 없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근교 나물 산행이나 가려고 했는데,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간 집안 친척들이 옥계 계곡에 펜션을 빌려 화수회를 한다는 연락이 왔어, 토요일은 출근을 해야 하므로 일요일에 잠시 참여하겠다고 하니, 이번 주는 아쉽게도 산행을 포기하게 된다.
일요일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화수회를 가려고 하는데, 외사촌 형님에게서 외가 집안에 상을 당하였다는 부고 전화를 받으니 갑자기 마음이 바빠진다. 오후에 마눌과 같이 경주로 문상을 가기로 하고, 주말을 맞아 오랜만에 집에 다니러 온 아들이 전주로 돌아가야 하기에 혼자 화수회를 다녀오기 위해 혹시나 싶어 작은 배낭에 식수 한 병과 카메라를 챙겨 넣고 옥계 계곡으로 차를 몰아간다.
영덕군 강구면 옥계리를 지나 하옥 쪽으로 계곡을 따라 올라가며 동대산 펜션을 찾으니 낯익은 곳이다. 몇 년 전에 경방골의 비경에 취하여 산행을 자주 다닐 때 골짜기 입구에 울창한 수목을 모두 베어내고 등산로를 막아 공사를 하여 불편하게 하더니, 경방골 입구를 막아 사유지화 하고 등산로를 개울 건너로 돌려놓은 바로 그 펜션이다.
경방골 입구에 있는 다리 옆에 차를 세우고 펜션으로 들어가니, 어제 아침부터 시작한 화수회는 집안에서 가장 어른이신 어머님을 비롯한 여자분들은 방에서 윷놀이에 열중이고, 남자분들은 간밤에 술을 많이들 하였는지 옥계 계곡으로 팔각산으로 끼리끼리 바람을 쏘이러 나가고 몇 사람만 해장을 하면서 본부를 지키고 있다.
나는 오늘 계속 운전을 하여야 될 것 같아 술은 마실 수 없고 하여, 추어탕에 밥을 말아 생선회, 문어 안주를 몇 점 먹고 나서 바로 뒤에 경방골과 동대산을 두고 그냥 앉아 있으려니 다리에 좀이 쑤신다. 가끔 배낭을 메고 경방골로 들어가는 산님들을 보고나니, 더는 앉아 있을 수 없어 잠시 동대산에 올라갔다 올 요량으로 자동차에서 식수 한 병과 카메라가 든 작은 배낭을 메고 혼자 경방골로 들어선다.
* 경방골 입구에 있는
동대산펜션 앞에 도착하여
* 다리 옆에 주차를 하고
* 다리 위에서 바라본
경방골은 초록이 넘실대고,
* 계곡 입구 개울에는
맑은 물이 제법 흐른다.
* 경방골 입구의 다리 전경,
* 계곡 입구에는
금낭화와 애기똥풀이 화사하게 수를 놓는다.
* 펜션 안의 분위기는 한가롭고,
* 옛날 등산로였던
경방골 입구는 펜션 정자로 막혀있다.
* 펜션에서 내려다본 계곡풍경,
* 평상에는 몇 사람만 남아
해장 술을 즐기고,
* 방안에는
쓰레기 종양제봉투가 상품으로 걸린 윷놀이가 한창이다.
* 어제부터 시작된 윷놀이가
종량제 봉투 상품에 그칠 줄 모른다고 한다.
* 오랜만에 공기 좋은 곳에 모여서
함께 밤을 세워 옛날 이야기 나누며 윷놀이를 즐기는 모습이 행복 그 자체인 듯 하다.
* 잠시 같이 앉아 안부 이야기 나누며
배를 채우고 나니
오랜만에 찾아온 경방골의 호박소 모습이 그립다.
* 자동차에 돌아와
식수 한 병 들어 있는 배낭을 메고
* 경방골 초록 속으로 들어간다.
* 오늘은 산행을 못할 줄 알았는데,
* 그래도 초록 속으로 들어서니
*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든다.
* 해맑은 물이 흐르는
정겨운 징검다리를 건너고,
* 낙엽 바스락거리는
초록 길 따라
* 연초록 햇살 스며드는
* 경방골은
언제 찾아와도 기분이 상쾌하다.
* 낯익은 오솔길
외지에서 온 산님들이 포항 근교에 산행 할 만한 곳을 물어 보면
늘 자신 있게 이야기 해주는 곳이
첫째가 이곳 경방골에서 동대산, 바데산으로 이어지는 코스이고,
둘째가 팔각산과 산성골을 연계하는 산행 코스라고 해야겠다.
* 미나리냉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 맑은 개울을 건너니
* 고추나무 하얀 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 길가에 정자가 세워진 곳을 지나니
* 어느덧 병꽃도 흐드러지게 피어
빨간 자태를 뽐내고
* 개울을 따라 내려오는
맑은 계곡 물은
* 청석 위를 미끄러지듯 뒹굴며
하얀 실폭포를 이룬다.
* 부서지는 초록이 눈부신
개울을 건너
* 두 번째 정자가 있는
쉼터를 지나
* 바위와 연초록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경방골
* 뾰쪽한 바위 꼭대기 마다
뿌리를 내린 노송들
* 찰랑대는 초록 물결에
눈이 부신다.
* 옛날에는 개울 물가를 따라 올라가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지금은 등산로가 잘 개설되어
신비감은 조금 떨어지지만 산행하기 훨씬 수월하고 안전해 보인다.
* 서두른 발걸음은 경방골의 명물
호박소 아래 잠시 머물고,
* 호박소에 발 담그고
하늘 찌르며 기세 당당한 바위 봉우리는
* 연둣빛 옷자락을
맑은 물 위에 드리운다.
* 물이 맑고 투명하여 바닥을 훤히 비추며
산영을 품어 안은 호박소는
하트 모양으로 물이 고여 찾아오는 등산객들에게 사랑을 전해준다고 한다.
* 호박소 안내판,
* 상류에서 바라본 호박소는
하트 모양으로 초록 물이 고여 넘친다.
* 이어지는 골짜기
회색 너덜겅 비탈에 담쟁이 넝쿨 푸르러 오르니,
* 덜꿩나무꽃 하얗게 피우고
* 장엄한 바위들은
연둣빛 옷으로 갈아입는다.
* 계곡 솔피 마다
실록이 넘실대는 경방골,
* 초록 아래
묵은 낙엽 밟으며 걷는 길
* 작은 골짜기 마다
낙엽 사이로 맑은 물이 시원스럽게 흘러내린다.
* 정겨운 옛길 따라
바위 고개 굽이 돌아가니
* 육단폭포를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 초록 속에 깊은 골짜기는
육단 폭포들의 연주소리 정겹다.
* 작은 개울 따라 이어지는 길은
계곡 입구에서부터 3.0 Km 지점에
동대산이 1.5 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만나고
이어 가파른 오르막 길을 치고 오른다.
* 오르막 길 오르다가
작은 바위에서 돌아본 초록 골짜기 물소리 멀어져 가고,
* 올려다 본 창공은
이제 새순이 분주하게 돋아나 하늘을 가리기 시작한다.
* 10시 30분경에 출발을 하여
동대산까지 갔다가 점심 시간이 되기 전에 돌아가려고 하니,
마음이 급해져서
가파른 오르막 길 정신 없이 치고 오르는데,
* 갑자기 눈 앞에
살모사란 놈이 토그리고 있어
얼마나 놀랐는지 뒤로 벌렁 넘어질 뻔 했다.
* 등산로 옆 낮은 둔덕에
쥐구멍인 듯한 작은 구멍이 몇 개 뚫려있고
입구에 보호색을 띤 살무사가 토그리고 앉아서
안에서 자고 있는 집 주인이 나오기를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 사진을 몇 장 찍어도
도망갈 생각은 않고 빤히 쳐다보기만 하여,
* 쇠물푸레나무 지팡이로 슬쩍 건드려도 도망가지 않고 노려보기만 한다.
등산로 가에 있어서
산님들이 놀라고 위험할 것 같아 지팡이로 걸어서 멀리 던져버리고,
* 가파른 나무 계단길 따라 걸음을 재촉한다.
* 바람 시원한 능선에 올라서니,
동대산이 1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 이어지는 연둣빛 능선 길,
* 마지막 철쭉이 자태를 사른다.
* 서두른 발걸음은
오늘의 반환점인 동대산에 올라
* 정상석 사진을 담아보고,
* 서둘러 동대산을 뒤로한 발걸음은
올라 온 길과 다른 등산로가 없는 능선을 따라 하산하기로 한다.
* 철쭉이 피어 있는 능선 길,
* 화사한 놈을 골라 사진에 담아가며,
* 등산로가 따로 없는 능선을 따라
* 가끔은 보이는 희미한 옛 길을 찾아 걷는다.
* 평온한 산죽 길 지나,
* 험한 바위 벼랑길 돌아,
* 수목 사이로 헤집으며 걷는 길은
발걸음이 더디다.
* 앞을 막은 바위 봉우리들
* 빼곡한 나무 사이를
요리조리 걷는 길
* 마지막 철쭉과
연초록이 조화를 이루고,
* 산작약이 하얀 꽃을 피운 곳에서
걸음을 멈춘다.
* 작약꽃
어릴 적에 부모님들이 산에 나물하러 가서 작약을 만나면
약재로 사용하기 위해
뿌리를 캐다가 울타리 밑에 심어 놓아 집 주위에서 흔하게 보아오던 작약꽃이다.
* 앞을 막은 바위 봉우리
* 우회하는 길 찾으며 걷는
* 얽히고 설킨 바위 길은
* 가끔 사람의 흔적이 남아 있을 뿐
아직은 자연 그대로 잘 보존된 모습이다.
* 엉크런 바위 봉우리 올라서니,
* 노송들 사이로
하옥계곡 새터양지 마을이 보이고,
* 가파르게 떨어지는 비탈길
* 전망바위에서 걸음 멈추니
초록 사이로 옥계 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빼곡한 나무 사이로 곤두박질 치듯 급경사로 이어지는 발걸음은
* 청솔펜션 뒤 언덕배기로 내려선다.
* 오전 10시 30분경에 산행을 시작하여
오후 1시경에 펜션으로 돌아오면서, 약 2시간 30분간의 동대산 미니 산행길은 종료된다.
모두 점심 식사가 끝나고 정자에서 쉬고 있다가
전화를 해도 안되더라 하면서
험한 산에 혼자 다니지 말라고 하며, 빨리 점심부터 먹으라고 야단들이다.
* 자동차에 돌아와 올려다 본
휴일 오후의 경방골은 초록 어우러져 여유로운 풍경이다.
* 자동차에 짐을 풀고 대충 씻은 후
식당으로 들어가 단체로 주문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 오늘 걸은 동대산 미니 산행길 트렉,
* 오늘 걸은 경방골~ 동대산 고도표,
혼자 늦은 점심을 먹고 나니, 모두 근처 개울로 옥계 정자로 바람을 쏘이러 나가고 펜션 정자에는 몇 사람만 남아 쉬고 있다. 나는 외가에 문상을 가기 위해 먼저 포항으로 출발을 해야겠다고 하니, 어머님은 잘 다녀 오라고 하시며, 여기서 더 놀다가 모두 같이 상옥으로 가겠다고 하신다.
동해안 7번 국도를 달려 포항으로 돌아오니 전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둘째 아들은 돌아가고 마눌이 혼자 기다리고 있다. 샤워를 하고 나니 피곤함이 몰려드는 것이 잠시 눈을 붙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지만, 주말에 차가 많이 밀릴 것 같아 늦기 전에 다녀오기 위해 선 걸음에 마눌과 같이 경주 시내 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하니, 오월의 첫날 화창한 일요일 하루가 분주하게 지나간다.
2016.05.01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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