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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산정 금강정맥 6구간 (칠목재~ 망해산~ 망경산~ 칠거리고개)

호젓한오솔길 2017. 6. 17. 08:38

 

 

고운산정 금강정맥 6구간 (칠목재~ 망해산~ 망경산~ 칠거리고개)


                                                                   솔길 남현태


한 동안 바쁜 일상에 찌들려 살다 보니, 올해는 단풍 구경도 한 번 못했는데 어느덧 가을이 훌쩍 저물어 간다. 올 가을은 지구촌이 온통 시끄럽기만 하다. 미국 대선에서는 막말만 솟아내던 꼴통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어 세계를 경악케 하더니, 나라 안은 온통 대통령을 뒤에서 조종하여 국정을 농단 해온 최순실 이라는 한 여인으로 인해 혼란 속에 들끓고 있다.


사람들은 대통령이 옆집 강아지라도 되는 것처럼 애 어른 할 것 없이 박근혜 이름을 부르짖으며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주말 마다 광장을 메우고 언론들은 다투어 이를 부추긴다. 대통령이 마치 흉악범이라도 되는 것처럼 잔인한 여론 몰이로 한 인격을 난도질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게만 보인다.


야당의 잠룡들은 정권 탈취의 기회라도 잡은 듯 승천의 꿈을 꾸며 의기양양 하고, 그 동안 한솥밥을 먹던 여당 정치인들은 배신의 칼을 갈며 탈출의 기회를 살피느라 전전긍긍 하고 있으니, 이래저래 옥신각신 하는 동안 나라 꼴이 말이 아닌 듯하다. 나라 일이든 집안 일이든 시끄러워서 좋을 것 하나 없으니, 그냥 헌법에 따라 조용 조용히 절차를 밟아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달에 어렵게 시간을 내어 낙남정맥 산행을 다녀 오고 28일 만에 맞이하는 금쪽같은 휴일인 11월 셋째 주 일요일에는 고운산정 산악회를 따라 금강정맥(대동금남정맥) 6구간 산행을 가기로 했는데, 포항에서 전북 익산까지 버스 이동 거리가 먼 관계로 이번 산행도 무박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토요일 밤 12시에 포항시 남구 공설 운동장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연하재에서 타기 위해 재무이사님 차로 북구회원 5명이 연하재에 도착하여 기다리니, 늦게 오는 사람이 있어서 출발 시간이 30분 정도 늦어진다는 연락이 와서 기다리니, 예정 시간 보다 45분 정도 늦은 새벽 1시가 다 되어서 버스가 연하재에 도착한다.


버스에 오르니 오늘 산행에 참여한 대원이 16명이고, 경남 사천에서 출발하는 대표님은 산행지로 바로 온다고 한다. 불을 끄고 단잠을 청하면서 달리던 버스는 가는 도중에 휴게소에 잠시 들렸다가 새벽 4시 20분경에 산행 들머리 칠목재에 도착하여, 각자 산행 준비를 하고, 새벽 4시 30분에 어둠 속으로 우거진 숲 길을 찾아 산행 길을 이어간다.


시멘트 임도를 따라 잠시 오르던 걸음은 어두운 산길에서 선두와 후미가 바뀌는 알바를 여러 번 하게 된다. 길을 잘못 찾아 어두운 산 속으로 잠시 헤매는 동안 무전기를 든 대장들이 넘어져 무전기를 두 개나 잃어버려 무전기 찾느라 잠시 시간이 지체된다. 무전기 하나는 찾고 하나는 못 찾아 버려둔 체 산행을 이어간다.


어제는 비가 제법 많이 내렸는지 어둠 속으로 촉촉한 낙엽 길을 걷는 발걸음들이 미끄러워 넘어지는 사람이 늘어나더니 2차선 도로가 가로 지르는 수례재에 내려선다. 수례재 길가에 원앙 모양을 머리에 이고 있는 정겨운 이정표 지나 잠시 오르막 길 올랐다가 사거리 이정표가 세워진 잘록한 옛 고개를 건너니, 사방을 분간하기 어려운 어둠 속으로 그냥 희미한 길을 따라 마루금을 이어간다.


날이 서서히 밝아오는 시간 망해산을 향하여 오르기 시작하고 망해산 0.6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육각 정자가 있는 망해산 동봉에 도착하여, 잠시 숨소리 가다듬고 불지산 이라고도 하는 망해산 동봉을 뒤로하고 잠시 고개로 내려갔다가 구불길을 알리는 안내판을 지나 망해산 오르는 길 우측으로 넓은 금강 모습이 유유히 드러난다.


새벽 바람 시원한 능선 길 따라 오늘의 최고봉 이라는 망해산(230m) 정상에 도착하여 기념 사진 찍어보고, 망해산 정상의 삼각점에 선두팀 발을 모아본다. 동쪽 하늘 은은히 밝아오는 붉은 구름 빛 바라보고 살짝 당겨보며 쉬어간다. 망해산에서 은은하게 이어지는 금강정맥 마루금 길은 구불길 임도를 거닐기도 하면서 여유롭게 이어간다.


구불길 안내판을 지나 나지막한 산봉우리 위에 운무 속으로 솟아 오르는 아침 일출 살짝 당겨보고 나뭇가지 할퀴는 길 낙엽 밟으며 취성산으로 오른다. 산불감시 초소와 안테나가 세워져 있는 취성산 정상 취서산(219m)을 알리는 안내판 앞에서 선두팀 기념사진 찍어보고 대리석 식탁이 놓여 있는 교회묘지 옆을 지나 시멘트 길 따라 거정재로 내려선다.


2차선 도로가 있는 거정재를 건너서 숲길 헤치며 용천산으로 올라 낙엽 위에 둘러 앉아 이른 점심을 먹고 낙엽 비탈길 내려서니, 개소리 요란한 허름한 폐농장을 지난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잠시 걸어 태양발전소가 있는 농가들을 지나 무르익은 가을 향기 내려앉은 황금 빛 농장 길 따라 서해안고속도로 지하 터널을 통과한다.


김장배추 살 오른 농촌 마을 길 따라 포근한 가을 속에 몰래 피어난 노란 민들레와 이름 모를 야생화 사진을 찍으며 추수가 끝난 마을 농로 길 따라 걷는다. 창안 마을을 알리는 사거리 지나니 농가 옆에 빨간 가을 장미가 피어 걸음을 멈춘다. 붉은 장미 흰무늬가 있는 장미 사진을 담아보고, 느티나무 잎 지우는 마을 길 지나 대나무 숲 길로 들어선다. 


대나무 널브러진 길 지나 낙엽 차분히 내려앉은 능선 따라 가을 향기 속으로 가벼운 발걸음은 이어진다. 대명산 정상인 듯한 밋밋한 능선 길 지나고 칡넝쿨 숨죽이는 능선 따라 정겨운 발걸음은 이어진다. 잠시 내리막 길 내려선 걸음은 시멘트 임도 가로 지르는 창오고개를 건너고 절개지를 돌아 밋밋한 비탈길을 따라 오른다.


여러 개의 벤치와 운동 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창오고개를 돌아보고 망경산(129m)을 알리는 작은 봉우리 올라 기념사진 찍고 잠시 가다 보니, 다시 망경산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여기가 거기 같고 거기가 여기 같은 망경산 안내판을 지난 걸음은 다리실재 도로에 내려선다. 이어지는 걸음은 고속국도가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이는 육교 위를 건너고, 육교 위에서 바라본 무르익은 가을 속의 고속도로 풍경 발걸음은 시멘트 임도길 따라 고봉산을 찾아 오른다.


구불길과 산길을 걸어 오르다 보니, 군부대 철조망에 고봉산을 알리는 안내판이 걸려있다. 군부대 철조망 아래를 따라 잠시 걸어서 시멘트 포장 길 애잿고개에 내려선다. 128봉 올라 삼각점에 발을 모아보고 묘지 뒤에서 바라본 금강 쪽 풍경 가을 빛 아련히 피어난다. 조망 시원한 묘지 옆에서 과일을 나누어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낙엽 내려앉은 정겨운 임도길 따라 가벼운 발걸음은 이어진다.


내려서던 임도는 낙엽 밟으며 다시 오르고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발걸음들 여유롭다. 햇살 비치는 찬란한 가을길 따라 내려서니, 빨갛게 익어가는 굵은 홍시들이 군침을 삼키게 하고, 이름 모를 야생화 피어나는 가을 길 따라 4차선 도로가 앞을 막은 사거리 건너 우측으로 접어들고 노란 은행나무 잎 떨어진 길 따라 좌측으로 오른다.


평온한 느낌이 드는 개정면 쪽 풍경 바라보며 임도를 따라 가을 길 오르니 육각정이 있는 86봉 위에 올라선다. 바스락 낙엽길 내려선 걸음은 국화 향기 담아가며, 간척지 평야 건너 멀리 가야 할 산봉우리들이 보이는 무덤 나란히 누워있는 언덕 길 노란 소국 앞에서 잠시 걸음 멈추어 본다.


나란히 누운 무덤 정겨운 포근한 언덕 내려선 걸음은 군산남고 앞에 내려선다. 교정에 피어있는 가을 철쭉과 노란 국화 향기를 카메라에 담아 보는데, 꿀벌도 아닌 것이 벌인냥 카메라 앞에 날아든다. 군산남고 뒤에 있는 늘 푸른 수퍼에 들러서 막걸리 나누어 마시며 잠시 쉬어간다. 포항에 몇 번 와본 적 있다는 인정 많은 늘 푸른 수퍼 아저씨 아쉬운 듯 작별인사 나누고, 군산공항으로 가는 718번 도로를 따라 길 가에 하늘거리는 하얀 억새들의 가을 노래 정겹다. 


넓은 평야를 가로 지르는 어정쩡한 금강정맥 마루금 길 따라 용화산 입구 언덕 아래 도착하여, 여름의 미련이 남은 듯한 파란 언덕길 오른다. 포근한 가을 날씨에 파란 새싹들이 자라나는 언덕길 오르며 돌아 본 풍경 평야를 건너온 한길 가에는 큰 알바를 했다고 하더니, 따라 오는 후미 대원들 모습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가을 내음 물씬 풍기는 호젓한 낙엽길, 미련 남은 여름의 영혼들이 머무는 길 오르락 내리락 하는 능선 길은 찾는이 없는 곳에 설치된 운동 시설이 외로워 보이는 마을 뒤산을 따라 간다.  오늘 걸은 나지막한 산봉우리들 마다 묘지가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산불 감시 초소가 있는 나지막한 봉우리 이 곳이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용화산(104m) 이라고 한다.


산 같지 않는 볼품 없는 산정에서 기념사진 찍어보고, 가을 속으로 서두른 걸음은 밋밋한 길을 따라 발걸음 여유롭게 내려서니, 오늘에 종점 '칠거리고개'에 내려선다. 잠시 차도를 따라 칠거리고개 폐 주유소 앞에서 기다리는 버스로 돌아와 여장을 풀면서 오늘 산행길은 종료된다.


아침 4시 30분경에 전북 익산시 칠목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약 9시간 40분 동안 산행을 마치고, 오후 2시 10분경에 전북 김제시 칠거리고개에서 기다리는 버스에 돌아와 주유소 수돗가에서 간단하게 머리를 감고 옷을 갈아 입은 후 잠시 후미를 기다렸다가 모두 하산을 완료하여, 새벽에 잃어버렸다는 무전기를 찾기 위해 버스로 칠목재로 이동한다.


아침에 산행한 길 따라 몇 사람이 올라가서 무전기를 찾아 오고, 버스 옆에서 준비 해온 버너를 여러 개 피워서 구룡포 식당에서 준비해온 얼큰한 돼지고기 찌개(쫄쫄이)를 끓이는 맛있는 요리가 시작된다. 푸짐하고 맛있는 하산 주 겸 저녁을 먹은 후 익산을 출발하여 오는 도중에 휴게소에 두 번 들려가면서 저녁 8시 30분경에 아침에 출발한 연하재에 도착한다.


오늘 생일을 맞이한 독수리 일행을 위해 다섯 명이 쌍룡 사거리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하여 옻닭 찜으로 푸짐하게 두 번째 저녁을 먹으면서 주인 아줌마가 준비해 놓은 생일 케이크로 파티를 한다. 잠시 어울려 놀다가 밤 11시경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늘 원거리 산행길을 함께 걸은 종주 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고운산정 산악회와 함께 한 대동금남정맥(금강정맥) 6구간 산행길을 성공리에 갈무리해본다. 

(2016.11.20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