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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속의 금오산

호젓한오솔길 2018. 1. 6. 19:07

 

겨울비 속의 금오산 


                     솔길 남현태 


겨울비 내리는 무상리 고개

물기 머금은 낙엽 부풀어 오르는 길

우산 위에 빗방울 연주 들으며

한발한발 오르는 낙엽비탈

덩그런 조망바위 안개 가리었다 


허물어진 산성 넘은 능선 길

보이는 건 발아래 촉촉한 낙엽과

하얀 안개 속살 파고든

앙상한 겨울나무 가지들

아쉬운 발걸음 현월봉 오른다 


바위 사이 나무계단 내려선

짙은 안개 속에 조용한 약사암

비운의 부녀 대통령 가족 이름 새긴

출렁다리 건너 호국통일대범종

험난한 시절 함께한 마음 아린다


커다란 바위 귀퉁이 기대선

금오산 마애보살입상

뿌연 안개 속에 자비로운 모습

살며시 바위 열고 나왔다가

어지러운 세상 고개 돌린다


바위 벼랑 끝에 쌓아 올린

빼곡한 십 년 세월

금오산 명소 된 오형돌탑

어린 손자 보낸 할배 애끓는 사연

명금폭포 울려 낙동강 흐른다.


 

 

(2017.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