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포항 국제 불빛축제 (2018.07.28 영일대 해수욕장)
집 근처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포항 국제 불빛축제가 어느덧 15회를 맞이한다. 처음에는 주위에서 열리는 불빛 축제가 신기하기도 하여 형산강 둔치까지 매년 구경을 나가고 하였지만, 횟수가 거듭될 수록 보는 재미는 점점 줄어들고 교통 체증이 심하여 불편하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지난 해 포항 대지진 발생으로 놀란 포항 시민들은 저녁 마다 갑자기 따당땅거리는 폭발음 소리에 또 지진이 났나 싶어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니 축제가 반갑지 많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왕에 열리는 축제를 시원하게 즐기기 위해 아쿠아 신발에 반 바지 차림으로 바닷물에 들어가서 구경하기로 하고, 저녁을 먹은 후 마눌과 같이 8시 20분경에 집을 나선다.
해변으로 몰려드는 사람들 사이를 걸어 해수욕장 바닷가에 도착하니, 해수욕장에는 이미 몇 시간 전부터 몰려든 인파로 인하여 백사장에 발을 드려놓은 틈이 없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백사장 모래톱으로 나가니, 일본 쪽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평소 보다 파도가 높이 치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는 앞으로 나가 물 안으로 들어가니, 불볕 더위로 데워진 미지근한 바닷물이 무릎 위를 찰싹거린다.
어제가 중복이고
음력으로 6월 15일 보름이라
오늘 6월 16일 휘영청 둥근 달이 비추는
영일만 밤 바다에 7대의 바지선을 띄우고 그 위에서
영국팀, 중국팀, 한국 한화팀이 각각 15분씩 음악에 맞추어 화려한 불빛공연을 펼친다고 한다.
아직은 완연한 둥근 달인데,
형형색색 단장을 한 포항제철의 야경 불빛과
해안을 둘러싼 건물에서 인간들이 내뿜는 오색 불빛으로 인하여
국제 불빛축제의 무대 위로 초대된 둥근 달빛이 오늘 따라 흐리고 초라한 모습으로 보인다.
영국팀 불빛 공연
중국팀 불빛 공연
대한민국 한화팀 불빛 공연
* 한국팀의 피날레는
영일만을 완전히 뒤집어버리는 듯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아파트 골목에도 양쪽으로 자동차들이 빼곡하게 주차되어 소방도로의 기능은 상실되어 있고, 서둘러 돌아가려는 자동차들이 몰려나온 도로는 온통 주차장이 되어버렸다.
2018.07.28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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