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의 노송
솔길 남현태
흙 한줌 없는 메마른 바위에
뿌리내린 독야청청 노송들은
자신이 흘린 피 같은 낙엽
바위틈에 정성으로 모아
내리는 빗물로 발등적시며
뙤약볕에 전신이 오그라들어
정신마저 희미해지는 모진기근
운명인양 참고 견딘다
인고의 긴 세월을 한결같이
굽어보는 발아래
돌고 도는 허무한 저 인간사
권력과 탐욕 잊은 채
바위 벼랑에 매달리듯 앉아
불어오는 비바람 맞으며
유서 깊은 아름다운 도봉산
야윈 몸으로 노래한다.
(2019.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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