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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의 노송

호젓한오솔길 2019. 1. 25. 00:53

 

도봉산의 노송


                  솔길 남현태


흙 한줌 없는 메마른 바위에

뿌리내린 독야청청 노송들은

자신이 흘린 피 같은 낙엽

바위틈에 정성으로 모아


내리는 빗물로 발등적시며

뙤약볕에 전신이 오그라들어

정신마저 희미해지는 모진기근

운명인양 참고 견딘다


인고의 긴 세월을 한결같이

굽어보는 발아래

돌고 도는 허무한 저 인간사

권력과 탐욕 잊은 채


바위 벼랑에 매달리듯 앉아 

불어오는 비바람 맞으며   

유서 깊은 아름다운 도봉산

야윈 몸으로 노래한다.


(2019.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