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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08.12 병아리들의 지리산 신고식

호젓한오솔길 2006. 1. 7. 08:03

1980년 08월 12일 여름휴가

서울에서 친구들과

 

  처음 시작한 등산을 지리산 종주라는 실로 무리한 계획을 세우고 남대문 시장에서 석유 버너등 등산 장비를 준비하고, 들뜬  기분으로 경부선 야간열차에 몸을실고 구래역에 내려서 화엄사에도착 했으나 남부지방 호우주의보 속에서 망설이다 무모하게 노고단을 향에 올랐다.

  등산 초입부터 계곡물이 불어나 서로 손을잡고 건너야 했으며 장비가 물을먹어 점점 무거위지고 노고단도 못올라가고 도중에 빗속에서 텐트를 치고 하루밤을 세웠다....

 

노란색 우의가 영락없는 햇병아리~ 이제 행진은 시작되고~

 

그래도 ~우리는 즐거웠다~

 

   밤새 껏 억수같이 내리든 비가 다음날 아침에서야  조금 개여서 다시 산행을 시작 하기로 했으나 이미 기세등등하던 폐기는 온데간데 없고 모두들 풀이죽어 전의를 상실했다.....

 

 

안개속의~ 노고단 정상

 

그래도 아직은~ 개폼잡을 여유는 있었다..

 

초원위에서~ 한마리 야생마가 되어~

 

손에들고~ 등에지고~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그래도~ 우리는 태양처럼 젊었다...

 

 

폼들이야~ 왔따지 뭐~

 

그러나~ 꿈도 잠시뿐 ~~~

 

  다음날 다가올 혹독한 시련을 고생은 아무도 몰랐다...

  토끼봉에서 텐트치고 하루밤 지세고나니 또 비가 내려서 종주산행을 포기하고 내리솟는 장때비 속에서 모두들 두더지처럼 흙덩어리가 된 멍든 몸으로 산비탈을 굴러 내려와야 했다.  옷 입은채 개울물 속에서 한참을 서로 뒹군후에야 사람의 모습을 되찾을수가 있었다~~

 

 

 

어제같은 일인데 어느덧 새월이 흘러 몇장의 빛 바랜 사진으로

바라본 병아리들의 지리산 나들이는 모두들 그렇게

 호된 신고식을 치르는 뼈아픈 경험들을 하고서야

산이 무었인지 두려움이 무었인지 하나하나 

조금씩 체험 하면서 눈을 떠가는

 계기가 되었다...

 

 

별술년 새해아침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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