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
지난주에 시골 고향에 들렇다가 산소에 가는 길가에 온통 감자꽃이 만발해있는 감자밭을 지나면서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며 사진 몇장 담아왔다. 감자 하면은 맨 먼저 떠오르는것이 가난이고 배고픔이다. 사방이 첩첩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 고향은 논이 별로 없고 밭농사가 위주이다 보니 어릴적 부터 감자를 많이도 먹었다. 너무 질리도록 먹은터라 아직까지도 감자와 옥수수는 별로 좋와하지 않는다.
감자가 아직 굵기도 전인 이맘 때 쯤이면 산으로 소먹이러 가는길에 어른들 몰래 감자밭 이랑으로 기어들어가 손으로 포기밑을 살살 후벼파서 포기마다 골고루 한두개씩 소까내어 주머니에 가득 넣고는 소를몰고 산으로 올라가 감자상구를 하여 주린 배를 채운다. 감자가 완전히 굵을때 부터는 집집마다 양식이 부족한 터라 감자가 주식이된다. 감자와 옥수수를 삶아서 감자 몇개에 옥수수 한자루가 점심이고 저녁이었다.
감자는 버릴것이 하나도 없다. 굵고 실한 감자는 골라서 팔기도 하고 땅속에 구덩이를 파고 묻어두고 겨울내내 조금씩 꺼내어서 밥 할때 위에 넣어서 감자밥으로 식량을 보충하고 아주 작거나 썩은 감자는 커다란 단지에 넣고 완전히 썩힌후 장기간 물로 우려내어 감자 가루를 만들어 감자떡, 수제비등을 해 먹는다.
감자
쌍떡잎식물 통화나물목 가지과의 여러해살이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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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는 마령서(馬鈴薯)·하지감자·북감저(北甘藷)라고도 한다. 페루·칠레 등의 안데스 산맥 원산으로 온대지방에서 널리 재배한다. 높이는 60∼100cm이고 독특한 냄새가 난다. 땅속에 있는 줄기마디로부터 기는줄기가 나와 그 끝이 비대해져 덩이줄기를 형성한다. 덩이줄기에는 오목하게 팬 눈 자국이 나 있고, 그 자국에서는 작고 어린 싹이 돋아난다. 땅위줄기의 단면은 둥글게 모가 져 있다. 잎은 줄기의 각 마디에서 나오는데 대개 3∼4쌍의 작은잎으로 된 겹잎이고 작은 잎 사이에는 다시 작은 조각잎이 붙는다.
6월경에 잎겨드랑이에서 긴 꽃대가 나와 취산꽃차례를 이루고 지름 2∼3cm 되는 별 모양의 5갈래로 얕게 갈라진 엷은 자주색 또는 흰색의 꽃이 핀다. 꽃이 진 뒤에 토마토 비슷한 작은 열매가 달린다. 삶아서 주식 또는 간식으로 하고, 굽거나 기름에 튀겨 먹기도 한다. 소주의 원료와 알코올의 원료로 사용되고, 감자 녹말은 당면, 공업용 원료로 이용하는 외에 좋은 사료도 된다.
성분은 덩이줄기에 수분 75%, 녹말 13∼20%, 단백질 1.5∼2.6%, 무기질 0.6∼1%, 환원당 0.03mg, 비타민 C 10~30mg이 들어 있다. 질소화합물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미노산 중에는 밀가루보다 더 많은 필수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다. 그리고 날감자 100g은 열량 80cal에 해당한다. 덩이줄기의 싹이 돋는 부분은 알칼로이드의 1종인 솔라닌(solanine:C45H73O15N)이 들어 있다. 이것에 독성이 있으므로 싹이 나거나 빛이 푸르게 변한 감자는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소설 감자
김동인이 1925년 1월에 《조선문단》에 발표한 단편소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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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고 무능한 20년 연상의 사나이에게 시집을 간 복녀는 칠성문 밖 빈민굴에 살면서 송충이잡이 등 고된 일을 해 가며 생활을 이어가던 중, 중국인 왕서방네 채마밭에 감자를 훔치러 갔다가 들켜 몸을 팔게 된다. 그 뒤부터 왕서방은 수시로 복녀를 찾아왔다. 그러던 차에 왕서방은 어떤 처녀에게 장가를 들게 되는데, 질투심에 불탄 복녀는 칼을 품고 신방에 뛰어들었으나 왕서방 손에 죽고 만다. 사흘 후 복녀의 시체는 돈 몇 푼에 매수된 남편에 의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공동 묘지로 실려 나간다.
이 작품에 대하여 조연현(趙演鉉)은 “가난하지만 정직한 농가에서 예의 바르게 자라난 복녀라는 한 여성이 도덕적으로 타락해 가는 과정을 보여 준 것인데, 아름다운 현실보다는 추악한 현실을, 긍적적인 인간성보다는 부정적인 인간성을 폭로한 점에 있어 현실폭로의 전형적인 자연주의 수법을 적용한 작품”이라고 평하였다.
영화 감자
남편의 빚을 값기 위해 갖은 고초를 겪지만 오히려 남편의 의심을 받아 죽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 1968년작 한국영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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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968년 태창흥업 작품의 흑백영화. 김승옥(金承鈺) 감독 ·각색. 윤정희(尹靜姬) ·박노식 ·허장강(許長江) 주연, 15세 때 단돈 80원에 팔려 장서방에게 시집을 간 복녀가 중국인의 돈을 빌려 쓰고 사라진 남편의 빚을 갚기 위해 갖은 고초를 겪지만, 오히려 남편의 의심을 받고 죽음을 부르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게으름뱅이 장서방을 둘러싼 일제강점기의 평양 칠성문 밖 빈민촌 사람들의 생태가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자연주의 문학의 대표작인 김동인(金東仁)의 단편소설 《감자》(1925)를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김승옥이 처음으로 각색 ·감독하여 화제가 되었다. 복녀역의 윤정희는 연기영역을 확산하는 데 성공, 박노식 ·허장강 등 공연진의 관록에 맞섰다는 평을 받았다.
2008.06.22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