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파도
솔길 남현태
불빛 싸늘한 철 지난 밤바다
검은 물 위를 달려오는 하얀 파도
모래톱 할퀸 상처 훔치듯 메우고
거품 물고 뒷걸음 스르르
차디찬 바다 품속으로 숨어든다
캄캄한 야음 틈타 하얀 이빨 드러내고
어지럽게 늘어놓은 발자국 지우려
연인들 정겨운 모래톱 노려보며
사나운 맹수 무리지어
겹겹 에워싸고 호시탐탐 몰려온다
잡념 가득한 묵은 가슴 후벼 낸
모래톱 얼룩진 비린내 지우려
하얀 거품 안고 속속들이 파고드는
우글우글 세탁기 연주소리
갯바람 밤바다 쉼 없이 노래한다
(2009.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