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케팅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송모(30·여)씨는 최근 업무상 술자리에 참석하는 빈도가 높아지며 숙취 현상이 심해지는 것을 느꼈다. 단순히 나이 탓이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왔으나 다음 날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몸에 지장이 오는 것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 IT 회사에 다니는 김모(28·남)씨 역시 갈수록 숙취가 심해짐을 느끼고 있었다. 막연하게 전일 과음으로 인한 것이라 생각했으나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간에 이상이 있진 않을까 하고 불안하다.
잦은 술자리로 인해 숙취가 잦다면 자신의 간 기능에 이상은 없는지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보통 단순히 머리가 아픈 정도의 숙취가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간에도 적당한 휴식이 필요한데 술을 자주 마시는 직장인들의 경우 보통 스트레스가 동반되기 때문에 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간의 기능이 저하된다면 우선적으로 평소와는 달리 점차 숙취가 심해지게 된다. 특히 연속으로 마시는 술은 알코올이 미처 해독되기도 전에 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술과 함께 동반되는 숙취는 술에 몹시 취한 뒤의 수면에서 깬 후에 특이한 불쾌감이나 두통, 또는 심신의 작업능력 감퇴 등이 1∼2일간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숙취의 원인은 분명하지 않으나 아세트알데하이드설(說)이나 불순물설(不純物說) 등이 있으며 체내의 알코올 분해가 관건이다. 또한 B1이나 수분을 보급해 분해를 촉진시키거나 커피·차·과즙 등과 같이 이뇨작용이 있는 음료를 마시는 것도 숙취에 다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음주 다음에 오는 숙취가 갈수록 심해질 경우 간에 문제가 없는지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간경변에 대한 위험성도 종종 거론되는 것 중 하나인데 간경변은 간의 일부가 죽어서 그것 대신에 섬유가 생겨나 돌과 같이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병을 말한다. 이것이 악화될 경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알코올성 지방간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 중 하나다. 정상 간의 경우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5% 정도인데 이보다 많은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지방간이라고 한다. 이 중 알코올성 지방간은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간에서 지방 합성이 촉진되고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가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게 되는데, 이 같은 알코올성 지방간의 주원인은 음주와 비만으로 분석된다.
무서운 것은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것이 간인만큼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외관 상으로 건강해 보이며 무증상인 경우부터 피로감과 전신 권태감, 또는 오른쪽 상복부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까지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 및 정도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음주에 의한 알코올성 지방간이라면 술을 끊어야 하고 비만이 원인인 경우에는 체중을 줄여야 하며 당뇨병에 수반돼 생기는 지방간은 혈당 조절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며 고지혈증이 원인인 경우에는 혈액 내 지방질의 농도를 정상으로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또 금주 등의 생활습관 교정을 하지 않고 계속 술을 마시게 되면 증상이 심해져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우 교수는 "술을 조금 마신다면 문제가 적겠지만 과음 시 지방간이나 간경변증을 충분히 악화시킬 수 있고 기존에 없던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간 외에도 말초, 중추 신경계에 작용을 줄 수 있고 부정맥 발생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술을 밤 늦게까지 마시게 되면 수면장애도 올 수 있으며 이에 동반되는 피로현상도 숙취로 해석될 수 있다"며 "숙취가 오래가고 심해지는 것은 건강에 분명히 좋지 않은 신호인만큼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김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