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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예방접종 받은 사람이 더 많이 감염?

호젓한오솔길 2010. 9. 17. 08:19

 

신종플루 예방접종 받은 사람이 더 많이 감염?

 

 

 

 

장애인 집단 거주 시설 접종자
56%가 감염돼… "연구 필요"

 

작년 12월 경기도의 한 중증(重症) 장애인 집단 거주 시설에서 신종플루 예방접종을 받은 장애인의 56%가 예방접종 후 신종플루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신경계 장애인 등 예방접종 효과가 없는 새로운 신종플루 위험군이 나타난 것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 유재중 의원(한나라당)이 질병관리본부에서 제출받은 '신종플루 집단감염 역학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모 중증장애인 시설에서 작년 12월 23일 첫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올해 1월 1일까지 시설 재원자(장애인) 107명 중 53명(49.5%)이 신종플루에 감염됐다.

이 시설 재원자의 평균 연령은 19세(8~28세)였고, 거동을 못하는 뇌병변·뇌성마비 장애인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 시설에선 작년 12월 22일 새벽 2시, 장애인 1명이 발열을 호소해 이튿날 신종플루 확진 진단을 받았고, 이후 1월 1일까지 환자가 53명으로 대거 늘어났다. 병원에서 입원치료까지 받은 경우는 2명이었다.

문제는 이들 중 20명은 이미 예방접종을 받고도 신종플루에 걸렸다는 것이다. 재원자 107명 중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A집단)이 36명,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B집단)이 71명이었다. A집단에서는 20명(55.6%)이 감염됐고, B집단에서는 33명(46.5%)이 감염돼 오히려 예방접종을 받은 집단에서 감염률이 높게 나타났다. 신종플루 백신의 효과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신종플루 백신은 항체생성률이 홍역 등 다른 백신에 비해 떨어져 70~8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신종플루 백신접종을 했어도 20% 정도는 신종플루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 치더라도 장애인 집단에서 55.6%가 감염됐다는 것은 지나치게 높은 수치다.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신경계 장애인 등 특수집단에서 신종플루 백신 효과가 더 떨어지는지 의심해 볼 수는 있지만, 국내는 물론 외국 연구에서도 특수집단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우연히 특정 시설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이고, 모수(母數)가 적어 통계적인 의미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승철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당시 신종플루에 감염된 환자들의 연령대 분포, 기저질환의 심각성, 영양상태, 시설의 위생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한 데이터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