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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게임 좋아하면 판단력 빨라진다

호젓한오솔길 2010. 9. 29. 08:05

 

컴퓨터게임 좋아하면 판단력 빨라진다

 

 

 

아이들이 집에서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부모들이 많다. 이런 부모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어줄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력도 나빠지고, 정서적으로도 악영향을 끼치는 등 백해무익하기만 한 것으로 보이는 ‘액션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 사람보다 판단력이 빠르다는 것이다.

뉴욕의 숀 그린 박사는 평소 게임을 하지 않는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50시간 동안 한 그룹은 속도감이 있는 액션게임을, 다른 한 그룹은 느린 전략게임을 하게 한 뒤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점들의 배열을 보여주고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고르도록 했다. 사실 이 점들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잘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만들어졌는데, 액션게이머들이 다른 종류의 게임을 즐기는 사람보다 25%나 더 빨리 답을 골라냈으며 정답률은 같은 수준이었다. 청각테스트는 소음이 심한 가운데 특정 소리가 어느 쪽의 귀에서 들리는지 맞춰야 했다. 역시 액션게이머들이 판단하는 시간이 더 적게 걸린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그린 박사는 “액션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빠른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반응속도가 다른 사람에 비해 빠른 편이다”라며 “특히 액션게임의 특성상 눈과 귀로 들어오는 자극을 포착하는 능력은 더욱 발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유한익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액션게임이 눈과 귀의 효율적인 판단능력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오랜 시간 액션게임에 노출되었을 때 생기는 문제점은 심각하다”며 “게임에 녹아있는 선정성과 폭력성은 청소년들의 폭력에 대한 역치를 낮추기 때문에 삐뚤어진 가치관을 심어주게 된다”고 말했다. 액션게임에서는 폭력을 통해 점수를 쌓고 성취감을 느끼는데, 이를 현실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우려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가 하는 게임이 얼마나 선정적이고 폭력적인지 그 내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정도를 지나칠 경우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 연구 결과는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개재됐으며 영국의 뉴스채널 BBC가 14일 보도했다.


 
/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
한희준 헬스조선 인턴기자(서울여대 경영학과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