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음제는 과연 누구를 위한 약인가?
얼마 전 국감에서 돼지 발정제가 또다시 거론되며 사회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몇 년간 사이버 밀수 등 불법유통 문제로 늘 지적받지만 음성적 최음제 시장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새삼 충격적인 사실은 돼지나 말 등 가축에 사용하는 발정제를 사람에게 쓴다는 것. 가축 교배용으로 사용하는 약물이 사람에게, 그것도 복용하는 당사자 모르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가히 범죄급이다. 실제로 성범죄에 악용된다고 하니 최음제에 대해 제대로 알아두자.
남자들이 최음제에 호기심을 갖는 이유는 한 가지다. 비아그라 한 알이면 쓰러져 있던 페니스가 거짓말같이 일어서는 것처럼, 여자 또한 최음제 한 알이면 누구나 발정난 암코양이로 변해 극락의 섹스를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남자들에게 이런 판타지를 심어준 데는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여자를 꼬시는 수단으로 등장하고, 어느 케이블 채널에서는 최음제의 효능을 설명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물론 이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방송 중지를 받았다.
남자들의 희한한 표현을 빌리면 ‘여자를 자빠뜨릴’ 수컷의 목적 외에 최음제를 복용하려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결혼한 지 3년 됐는데 최음제를 복용해야 하나요?’라며 지식인에 물어보는 여성도 있고, ‘마흔이 가까운 나이지만 아직도 매일 관계를 해야 하는데, 아내의 성욕은 살아날 줄 모르니 미치겠습니다. 최음제를 먹이면 좀 달라질까요?’라며 심각하게 고민하는 남편도 있다. 몇 년 혹은 몇십 년을 같이 산 부부의 섹스만큼 지루하고 고루한 게 없겠지만, 그렇다고 최음제가 답이 될까?
유명한 최음제인 스페니시 플라이를 비롯해 요힘빈, 음양곽, 칸타리스 외에 성분을 알 수 없는 불법 제조약이 상당수 유통되고 있다. 미국 FDA에서 승인받아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스페니시 플라이조차 국내 판매는 허용되지 않아 불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최음제의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량복용하면 혈변, 혈뇨, 배뇨통, 급성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만에 하나 부작용 없이 효과를 봤다 하더라도 점점 더 약 없이는 흥분하기 힘든 중독증세를 나타내 결국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최음효과가 있는 것은 마약류뿐이라고 말한다. 최음제는 실제 그 효능이 있기보다 위약(플라시보) 효과가 더 크다.
굴이나 장어만 푸짐하게 먹어도 스태미나가 넘치는 걸로 느끼는 것처럼 최음제를 먹었다는, 혹은 먹였다는 기대감에 더욱 흥분하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한때 고환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감자를 최음제로 여겼다. 18세기 유럽에서는 토마토를 ‘러브 애플’이라고 부르며 최음제로 취급했다. 시대를 불문하고 인간은 섹스를 위한 묘약을 찾는다.
최음제에 호기심을 갖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그만큼 성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고, 성욕이 있는 인간이라면 더 강한 쾌락을 맛보고 싶어하기 마련이니까. 다만, 최음제와 마약은 부작용과 중독성이 있으니, 보다 안전한 최음효과를 발휘하는 술 한잔은 어떨까? 부부가 밤에 술잔을 기울이는 것은 단순히 분위기를 잡는 용도가 아니다. 술 기운이 핑그르르 돌 때의 몽롱함과 기분 좋음은 어떤 최음제보다 훌륭한 효과를 발휘한다.
단, 남자는 반드시 음주량을 체크하면서 마신다. 너무 많이 마셔서 성기의 감각이 둔해지면 마무리를 못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여자한테 이것만큼 곤혹스러운 경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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