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환자, 꼭 입원해야 하나요
서울대병원 외래 중심 암병원 열어
조기 발견 늘고 항암제 부작용 줄어 입원 않는 외래 암치료 갈수록 증가
3년 전 위암(胃癌) 수술을 받은 김모(57)씨는 최근 암이 재발했다. 하지만 요즘은 입원을 하지 않고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 3주에 한 번 병원 외래 치료실에 들러 항암제 주사를 맞고 간다. 병원에 머무는 시간은 5시간 정도. 나머지 두 종류의 항암제는 먹는 약이어서 집에서 복용하면 된다. 그는 재발한 암이 퍼질까 걱정이지만,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어 과거 입원했을 때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현재 서울대병원에는 환자복 대신 평상복을 입고 당일 외래 치료를 받고 귀가하는 환자가 하루 200여명에 이른다.
- ▲ 아이패드 보며 진료 협의… 외래 암 환자 치료를 위해 25일 문을 열 예정인 서울대 암병원에서 교수들이 아이패드에 담긴 의료영상을 보며 암 환자 치료를 위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암 치료가 입원에서 외래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오는 25일 암 진단과 치료를 외래 위주로 하는 암병원을 국내에서 처음 연다. 지상 6층, 지하 4층의 암병원에는 낮에 병원에 들러 암치료를 받는 환자와 1~3일 단기 입원하는 암환자만을 위한 165병상이 들어선다. 여기에 초음파·CT·MRI 등 암 검사 장비와 방사선 치료기, 항암제 주사실 등을 집중해 외래 중심 통합 진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노동영(외과 교수) 암병원장은 "24시간 내 암 진단과 치료계획이 나오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종양내과, 외과, 방사선 종양학과 의사 등이 한꺼번에 진료에 참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암환자가 몰리는 다른 대형병원들도 외래 항암 치료 시스템을 확장해 왔다. 서울아산병원에는 방사선 치료를 받는 외래 암환자가 하루 450여명에 이른다. 국립암센터는 외래 항암제 주사실을 아침 8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하고 있고, 삼성서울병원은 외래 병동에 80개 침대형 의자를 두고 하루 250~300명의 항암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암치료가 외래 중심으로 바뀐 데는 항암제 부작용이 줄어든 덕이 크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방영주 교수는 "많은 항암제가 주사제에서 먹는 약으로 바뀌면서 구토·설사·면역력 감소 등 암치료 후유증이 대폭 줄었다"며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이른바 타깃(target) 항암제 등장도 입원 치료를 줄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기술의 발달로 방사선이 정상 부위는 피하고 암 덩어리만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암환자들은 큰 부담없이 외래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암 조기 발견이 늘면서, 초기 위암을 내시경으로 벗겨 내 없애는 시술이나 작은 크기의 간암을 고주파 열로 지져내는 시술 등 간편한 암 치료법이 많아진 것도 입원 환자를 줄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은 "미국 대학병원은 '항암제 환자' 10명 중 9명을 외래에서 치료한다"며 "암환자의 심리적 안정을 높이고 입원으로 인한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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