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단풍이 절정인 시기의 청량산. 왼쪽의 절이 청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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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은 밖에서 바라보나, 안에 들어 내다보나 모두 보기 드문 절승을 펼쳐낸다. 이처럼 안팎으로 절경인 산은 희귀하다. 면적이 작다는 이유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지 못했을 뿐, 면적 대비 1대1로 따진다면 청량산은 단숨에 국립공원 중에도 최상급 경관지로 손꼽힐 것이다. 이러한 청량산 경관이 특히 수승한 때가 가을 단풍철이다.
청량산은 높이가 해발 870m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면적이 고작 48.76㎢로서 북한산 국립공원의 절반 정도이고, 거기서 암봉군이 밀집한 지역만 따지면 단 5~6㎢로 줄어든다. 이 좁은 면적 안에 무수한 암봉들이 몸을 비비대며 들어앉으며 경관이 특히 밀도가 높은 것이 되었다.
옛 기록에서 이르되 청량산엔 6·6봉, 8대(臺), 3굴이 있다. 산 중심에 앉은 청량사에서 두루 바라뵈는 9개 봉우리와 그 바깥쪽 3개 봉우리 합해 12개봉을 사람들은 청량산 6·6봉이라 불러왔다. 사방으로 포장도로가 난 지금에도 어딘가 오지스런 분위기가 물씬한 곳인 봉화 땅에서도 남동쪽,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이 갈라져 나간 지점 아래의 우묵하고 깊은 곳에 숨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1,000년 전인 신라 때부터 사람들이 찾아갔던 것은 이 6·6봉을 축으로 삼아 펼쳐진 경개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청량산은 피신처로도 적격이었다. 이 청량산으로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들어온 적이 있다. 공민왕은 청량사 법당 유리보전(琉璃寶殿)의 현판 글씨를 자신이 청량산을 찾았던 흔적으로 남겼다.
- ▲ 청량산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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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이 산을 찾아들었던 이는 스님들이다. 신라 문무왕 3년(663년) 원효대사가 연대사란 이름의 절을 지금의 청량사 자리에 세웠고, 그후 무려 27개나 되는 사암이 이 청량산 안에 들어앉았다고 한다. 청량산을 보면 이 말을 믿기 어렵다. 절이 앉기는커녕 사람이 걸어 오를 틈새나마 있을까 의심스러워지는 바위절벽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층암절벽들 사이로 교묘하게 길이 나 있으며, 여기저기에 일념으로 구도열을 사를 암자 정도는 너끈히 앉힐 만한 공간이 널려 있다.
이러한 암자 터였음직한 자리들과 6·6봉 정상, 그리고 그 봉우리들 중턱의 8대는 곧 뛰어난 조망처가 된다. 이 조망처들을 엮고 이어간 청량산 등산로이기에 연일 탐승객들로 넘쳐난다.
기존의 경치만으로도 청량산은 충분한데, 봉화군은 선학봉~자란봉 간에 구름다리인 ‘하늘다리’(길이 90m)를 가설, 엄청난 인파를 불러들이고 있다. 단풍 절정기인 11월 첫 주말이 특히 붐비지만, 이때가 또한 단풍 절정기이니 일부러 피한다는 것도 어리석다. 다만 평일이면 좀 나을 것이다.
하늘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은 좋은 구경한다며 입이 함지박처럼 벌어진다. 다리를 건너고 나서도 사람들은 쉽사리 떠나지 않고 하늘다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느라 난리다. 청량산 탐방객은 이태 전 하늘다리를 놓은 뒤 거의 두 배 이상 폭증했다고 한다.
- ▲ 인기절정인 청량산 하늘다리.
- 여러 가지를 두루 감안하면 청량산 최고의 탐승 코스는 입석대~응진전~청량사~김생굴~자소봉~탁필봉~뒤실고개~하늘다리 길이다. 이후 최고봉인 장인봉 전망대에 올랐다가 두들마을~청량폭포 길로 하산한다. 뒷실고개→청량사 방면 하산은 이 길로 오르는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고생스러워지기 쉽다. 이 코스는 산속에서만 걷는 거리가 약 7km, 산 입구 주차장~입석대 4km, 청량폭포~주차장 2km를 포함하면 약 13km에 5~6시간 걸린다.
청량산에서 등산용 스틱은 외려 거추장스럽다. 청량정사 옆에 있는 산꾼의집(054-672-8516)에선 지나는 이들에게 무료로 차 대접하기를 즐기는 이대실씨가 상주한다.
관리사무소~입석대 간 도로변에 주차장들이 있으나 주말 아침은 이른 시간에 올라가지 않으면 자리를 차지하기 어렵다. 입구에서 관리요원들이 차량 상황에 따라 통제한다. 청량산 맞은편의 축융봉은 11월 15일~5월 15일 입산통제다. 문의 청량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054-679-6653.
교통 구의동 동서울시외버스터미널에서 봉화행 버스 하루(07:40~18:10) 7회 운행. 2시간40분 소요.
봉화 시외버스정류장(054-673-4400)에서 청량산행 버스 1일 4회(06:20, 09:20, 13:30, 17:40) 출발. 관리사무소 앞에서 정차. 40분 소요.
숙식(지역번호 054) 청량산관리사무소 근처에 식당 겸 민박이 여럿 있다. 청량산쉼터민박(673-2694), 강변민박(673-6745), 청량산맛고을식당(673-8854), 다래식당민박(673-9005), 대진마트(673-4179), 까치소리식당(673-9777), 그루터기식당(673-5450). 청량산폭포 앞에 청량산폭포슈퍼민박(672-1488). 입석대 위 300m 지점의 고갯마루에는 널찍한 마당을 가진 청량산휴게소민박(672-1447)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