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책하듯 걸어도 3시간이면 넉넉한 산행
- 억새 산죽 흐드러진 정상서 바다 조망 일품
- 6개 뿐인 대만 국립공원에 선정된 명산
- 하산 길에 들린 산정호수 '몽환호'에 반해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의 이창우 산행대장이 대만 타이페이의 주산인 양명산 억새밭을 지나고 있다. 활화산인 양명산은 안개와 구름에 휩싸이는 날이 많은 육산이지만 날씨가 청명할 때 대만의 북쪽 바다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양명산은 옥산, 화련의 타로코(太魯閣) 협곡 등과 함께 전국에 6개 뿐인 국립공원 중 하나로 지정돼 있다. 날씨가 맑은 날 양명산 정상에 오르면 타이페이 시내는 물론이고 아름다운 해안선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동서남북 모두 탁 트인 훌륭한 전망대 역할을 한다는 것이 타이페이와 인근 시민들의 발길을 더욱 끌어당기는 요소다. 그리고 산의 정상부 주변이 온통 산죽과 억새로 뒤덮여 있고 길이 험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큰 힘 들이지 않고 오르내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대만 양명산 정상에서 동봉으로 가는 길에 만난 바위지대.
이번 취재에는 특별히 부산광역시산악연맹과 대구광역시산악연맹 관계자들이 동행해 더욱 뜻깊은 산행이 됐다.
양명산 산행 시간과 거리 등을 단순 비교하자면 부산의 범어사에서 북문을 거쳐 금정산 고당봉에 올랐다가 호포지하철역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 산행에 비해 조금 더 쉽다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국립공원 답게 전 코스의 등산로가 깔끔하게 정비돼 있어서 한결 여유롭다.

양명산 동봉에서 하산하는 길. 역으로 오르는 대만 산꾼들을 만났다.
산행에 나서기 전날 밤 현지인으로부터 "양명산은 안개와 구름이 끼는 경우가 많다. 날씨가 좋을 경우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은 시원하지만 청명한 날씨를 보일 지는 미지수"라는 말을 듣고 노심초사 했지만, 역시나 그의 말처럼 아침부터 짙은 안개가 산을 휩싸고 말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기왕에 나선 걸음인데 안개와 구름이 두려워 산행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소유갱 주차장에서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하기 전에 우측 화장실 옆 길을 따라 50m쯤 가면 누런 유황이 드러난 가운데 희뿌연 연기가 솟아나는 소유갱에 들러 활화산의 면모를 일별한다. 연기가 나오는 곳 주변에 고인 용출수에 손을 담가보니, 단 1초도 견딜수 없을 정도로 뜨겁다.

부산과 대구의 산악인들이 대만 양명산 등산로 입구에 있는 소유갱 유황온천분출구를 살펴보고 있다.
등산로에는 200m마다 정상인 칠성산까지 남은 거리를 표시해 놓고 있어 초행객에게 큰 도움이 된다. 큰 어려움 없이 완만하게 오른다 싶더니 한고비를 넘자마자 갑자기 내리막이다. 5분가량 내려서다가 다시 오르막으로 연결된다. 주변은 온통 안개에 휩싸인 상태가 계속된다. 정상 약간 못미친 곳에서 한바탕 더 오르막을 치니 어느새 정상인 칠성산이다. 삼각점과 '해발 1120m, 타이페이 제1고봉'이라는 표시가 뚜렷한 정상목이 있는데 일행들이 기념촬영에 분주하다. 사방을 둘러보지만 안개는 더욱 짙어지고 기대했던 조망도 즐길 수 없는 처지다.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살짝 내려선 후 갈림길에서 동봉 방향인 왼쪽길을 택한다. 안부를 통과한 후 3분만 오르막을 타면 해발 1106m인 동봉. 산 밑에서 보면 정상과 쌍둥이 처럼 보이는 봉우리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저만치서 짙은 안개 속으로 정상인 칠성산이 사라져 간다.

대만 양명산은 국립공원 답게 산행로에 안전시설과 계단 등이 잘 갖춰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산행을 할 수 있다.
몽환호를 지나면 포장도로를 만난다. 우측 냉수갱 주차장 쪽으로 10분쯤 도로를 따르면 양명산 국립공원 냉수갱관리사무소와 주차장이 있는 날머리에 닿는다. 양명산은 타이페이 시내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후 반나절만 시간을 할애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산행지다.
◆ 교통편 & 주변 쉴만한 곳
- 산행 후 온천욕 즐기려면 베이터우 온천단지로

대만 수도 타이페이의 주산인 양명산의 정상은 칠성산 또는 칠성봉으로 불린다.
양명산은 활화산이기 때문에 산행 후 온천욕을 즐길 곳이 많다. 그 중 대만 최고의 온천지대로 알려진 베이터우(北投) 온천을 권할만 하다. 1894년 독일 상인이 처음 발견했지만 일제 식민지시대 오사카 출신 상인이 여관업을 하면서 본격적인 온천지대로 개발된 곳이다. 독특한 고건축물이 즐비한 마을 자체도 볼거리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69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이번 주는 해외 산행인 까닭에 GPS 기기의 바탕지도 파일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부득이하게 트렉과 고도표, 등고선 표시 지도 서비스를 생략합니다. 독자들의 해량 바랍니다.
※취재협조=에어부산, 대만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