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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관리’ 환자 하기 나름

호젓한오솔길 2012. 1. 10. 09:13



[한겨레] [건강2.0]

‘침묵의 살인자’ 라지만 생활·식습관에 달려

한방치료는 보조수단…혈압약 꾸준히 챙겨야


지난 17일은 세계 고혈압의 날이었다. 고혈압은 뇌졸중, 심장질환 등 치명적인 질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이다. 2005년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결과, 30살 이상 인구 가운데 27.9%가 고혈압이 있었다.

고혈압은 특별한 증세가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올바른 식생활을 하면 예방이 가능하고 고혈압 환자들도 관리를 잘하면 큰 문제 없이 생활할 수 있다.

■ 뒷목이 뻐근하면 고혈압? 뒷목이 뻐근하거나 두통이 생기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어지러우면 고혈압이 아닌가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고혈압은 혈압을 재봐야 안다. 수축기 혈압, 다시 말하면 높은 쪽 혈압이 140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낮은 쪽이 90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된다. 30대 이상의 경우 1년에 한 번씩은 혈압을 재서 자신이 고혈압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 고혈압은 유전이다? 고혈압 환자의 80% 이상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다. 이를 본태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유전적 소인이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부모 세대가 고혈압을 앓았다면 자신에게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부모가 모두 고혈압이면 자녀가 고혈압일 확률은 80% 이상이다. 음주, 흡연, 비만, 스트레스, 지나친 염분 섭취 등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속발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고혈압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약물이다. 하지만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의 경우 규칙적인 운동, 채소·과일 위주 식단 등 식생활습관의 개선만으로도 정상 혈압을 회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약을 먹더라도 잘 관리하면 복용량을 줄이거나 끊을 수 있다.

■ 저혈압이 더 위험하다? 저혈압이 더 위험하다는 말은 근거가 없는 속설이다. 혈압이 낮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앉아 있거나 누워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의 현기증, 어지럼증, 어깨결림, 불면증,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전문의와 상의해 생활습관을 적절히 바꾸면 증세가 나아진다.

권복기 기자

도움말 및 자료제공=한국고혈압관리협회, 김종진 경희대의대 동서신의학병원 교수, 조기호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교수



고혈압학회가 제시하는 7가지 예방수칙

●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는다.

● 살이 찌지 않도록 알맞은 체중을 유지한다.

●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한다.

● 담배는 끊고 술은 삼간다.

● 지방질을 줄이고 채소를 많이 섭취한다.

● 스트레스를 피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한다.

●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고혈압의 한방 치료

한의학에서는 고혈압이라는 병명이 없다.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 가운데 혈압약을 먹지 않고 고혈압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이들이 있는데 혈압약만큼 확실하게 혈압을 내리는 일은 쉽지 않다.

다만, 혈압약 복용에 따른 부작용을 줄여주는 치료는 가능하다. 아침저녁으로 혈압이 들쭉날쭉하고 머리가 맑지 않으며 기억력이 떨어지고 집중이 잘 되지 않거나 심지어 발기부전 같은 현상까지 나타나는 경우 한방치료를 병행하면 증세가 많이 개선된다. 그러나 한방치료나 한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혈압약은 계속해서 먹어야 한다.

부모 세대에서 고혈압이 있거나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에게는 고혈압 예방에 도움이 되는 보조요법을 권한다. 커피 대신 녹차나 감잎차를 마시면 좋다. 또 깊은 잠을 자지 못하거나 가슴이 늘 두근두근하는 이들에게는 대추차가 좋다. 국화로 차를 만들어 먹거나 베개를 만들어 베고 자면 머리가 맑아진다.




이럴 때 뇌졸중

사물이 두 개로 보이거나 갑자기 한쪽 눈이 보이지 않으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체의 부분적 마비나 말의 어눌함 등과 같은 증상과 달리 시각장애를 뇌졸중의 위험신호로 인식하는 비율이 낮았다.

대한뇌졸중학회가 지난해 10월 전국 30개 종합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와 시민 4341명을 대상으로 뇌졸중 위험 신호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신체의 한쪽 부분 마비, 신체 한쪽의 감각이상, 어지러움 및 보행장애, 말의 어눌함, 말과 글을 통한 표현력 저하 등의 증상에 대한 인식도는 65%이지만, 시각장애 증상에 대한 인식도는 42.5%에 불과했다. 미국인의 68.8%가 이를 뇌졸중의 위험신호로 인식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이런 조사결과는 지난 13일 열린 2009 대한뇌졸중학회에서 발표됐다.

또 뇌졸중 발생 때, 가장 많은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인 신체의 한쪽 부분 마비 및 감각이상에 대해서는 인식 비율이 67.2%로 다소 높았으나 이 또한 미국인의 92.6%에 비해 크게 낮았다. 뇌졸중 위험신호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적지 않아 ‘뒷목이 뻐근한 증상’이 뇌졸중 위험신호라고 답한 사람이 66.9%나 됐고 가슴 통증이 그런 신호라고 생각하고 있는 응답자도 33.4%나 됐다.

권복기 기자



대한뇌졸중학회가 분류한 뇌졸중 위험신호 9가지

● 한쪽 얼굴, 팔, 다리에 마비가 생긴다.

● 한쪽 팔, 다리에 감각이 없거나 떨어진다.

● 몸의 중심을 잡기 힘들고 어지럽다.

● 갑자기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

● 시야의 오른쪽 반 혹은 왼쪽 반이 보이지 않는다.

● 갑자기 물체가 두 개로 보인다.

●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 말이 어눌하다.

● 말이나 글로써 자신을 표현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