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시간에 이것을 하면 알라 신이 기도를 듣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간다(이슬람). 식사 중의 이것은 생리현상이므로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미국). 이처럼 문화에 따라 인식이 엇갈리는 이것은? 바로 체내에서 형성된 가스, 방귀다. 일부 국가에선 식사 중에 방귀를 뀌어도 얼굴을 붉히는 사람이 없지만 대체로는 떳떳한 행위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방귀는 개인의 식습관과 장내 세균 수에 따라 냄새와 소리가 다 다른 ‘나만의 체취’인 탓에 타인에게는 거북함을 주기 때문이다.
![]() |
방귀 유난히 잦은 나, 괜찮은 걸까
방귀는 인체의 연료가 되는 음식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로, 방귀를 전혀 끼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보통 하루 1.5~2L 정도의 가스를 생산한다. 섭취 음식과 장내 세균의 종류에 따라 방귀의 양과 성분이 달라지는데 공통적으로 탄소, 메탄, 이산화물과 폭발성과 독성이 강한 화합물 디아조(diazo)가 포함돼 있다. 이는 소리는 요란할지언정 냄새는 나지 않는 결합이다. 그렇다면 방귀의 고약한 냄새는 어디서 오는 걸까?
주범은 단백질. 소화과정에서 남은 단백질 찌꺼기가 박테리아에 의해 발효되며 인돌, 활화수소, 암모니아, 휘발성 지방산, 메르캅탄 등 유난히 냄새가 강한 화합물을 만들어 낸다. 방귀가 ‘썩은 계란 냄새’에 비유되는 것도 이런 이유. 음식만이 원인은 아니다. 인구의 30~50%는 결장에 혐기성 세균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이산화탄소와 디하이드로젠을 재료로 메탄과 합성물질을 추가로 만들어 내 냄새를 풍기게 된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유난히 방귀가 잦고 냄새가 고약한 사람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렇게 주변에서 방귀쟁이로 불리는 사람들은 사회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낄 뿐 아니라 ‘건강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걱정하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을지병원 소화기내과 박영숙 교수는 “방귀는 특정 질병이나 비만 등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면서 “오히려 방귀를 참을 경우 몸에 더 해롭다”고 말했다. 방귀를 참으면 복부가 팽창돼 고통스럽고 해로운 가스가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흡연과 급하게 먹는 습관이 부추겨
방귀를 참을 수는 없지만 덜 생성되도록 노력할 수는 있다. 먼저, 먹는 습관을 바꿔 보자. 방귀를 줄이려면 식사 중 공기를 덜 삼키는 것이 관건이다. 급하게 먹으면 공기를 더 많이 삼켜 가스가 많이 생성되므로 천천히 시간을 들여 먹는다. 입 안에 음식을 넣고 얘기하는 것은 보기에도 안 좋지만 역시 공기를 더 많이 삼키게 돼 가스 생성에 기여한다. 마찬가지로 뜨거운 음식을 호호 불면서 먹거나 빨대를 사용하지 않고 병째 마시는 습관, 담배를 피우는 행위도 많은 양의 공기를 체내로 유입하므로 피한다.
음식선택 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등 동물성 단백질을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장에 찌꺼기가 많이 생겨 방귀의 양이 늘어날 수 있다. 야채는 안심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는 많은 양을 섭취할 경우 가스를 발생시키므로 방귀를 줄이고자 할 때는 조금씩 자주 나눠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강낭콩, 렌즈콩, 마른 완두콩 등은 물에 충분히 불리고 헹구면 체내에서 가스를 덜 생성한다. 또한 콜리플라워는 함 함유량이 높아 냄새가 강한 가스를 생성한다.
이밖에 탄산음료는 트림을 유발할 뿐 아니라 합성과당이 가스를 생성하고, 사탕이나 껌 등의 단단한 과당류는 여러 번 씹는 과정에서 공기가 많이 유입돼 속을 더부룩하게 한다. 특히 무설탕 껌에 들어 있는 소르비톨은 소화가 잘 안 돼 가스를 많이 생성하므로 주의한다. 우유의 경우는 젖당을 소화시키지 못하면 가스가 발생하는 데 이럴 때는 무지방 우유가 도움이 된다. 발효 요구르트에 들어있는 유산균은 장내 유해환경을 개선시켜 가스 생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오솔길 사랑방 ♥ > 건강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게 너무 과한 ′열량′ 너무 부족한 ′영양′ (0) | 2012.01.12 |
---|---|
음식궁합 잘못 맞추면 명약(名藥)도 독약(毒藥) 된다 (0) | 2012.01.12 |
무리한 요가자세 몸에 해로워요 (0) | 2012.01.12 |
발은 알고 있다 내 몸 어디가 ‘빨간불’인지 (0) | 2012.01.12 |
평생 8만8600번 닦는 이, 바른 관리를 습관으로 (0) | 2012.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