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무서운 COPD, 봄이면 더욱 심해져
봄이면 더욱 심해지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조심하세요!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현재 우리나라 45세 이상 성인 18%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60%를 넘던 성인 남성의 흡연을 원인으로 본다. COPD는 사망률 세계 4위, 국내 7위의 무서운 질병이다. 호흡기 건강이 특히 걱정되는 봄, 무서운 질병으로 알려진 COPD에 대해 알아두자.
#1 암보다 무서운 COPD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말 그대로 폐에 염증이 생기면서 기도가 좁아져 숨쉬기 힘들어지는 병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크게 가래가 많은 만성기관지염과 폐가 늘어나는 폐기종을 포함한다. 의료계는 최근 만성기관지염, 폐기종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라는 진단명을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병명이 길고 이해하기 힘들어 보통 ‘COPD(ChronicObstructive Pulmonary Disease)’라 부른다. 폐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COPD는 떨어진 폐기능을 다시 회복시키기 힘들다. 한번 발생하면 오랜 기간 심한 호흡곤란에 시달리고 사망률도 높아 ‘암보다 무섭다’고 할 정도다. COPD는 현재 미국에서 연간 사망 원인 4위를 차지하는 흔한 병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발생률이 증가해 2020년에는 전세계 사망 원인 3위가 될 것으로 본다.
흡연자, 비흡연자 모두 나타나
COPD의 주요 증상은 만성기침, 가래, 운동 시 호흡곤란이다. 병이 진행되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호흡곤란이 심해진다. 하루 1갑씩 10년 이상 흡연했거나 유해물질에 노출됐던 사람에게 주요 증상이 나타난다면 COPD를 의심해 본다. COPD는 임상적으로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 두 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만성기관지염은 1년에 3개월 이상, 2년 연속으로 기침과 가래가 있는 경우다. 폐기종은 흉부방사선검사(X선 촬영)를 통해 폐포벽 파괴로 인해 폐공간 확장이 보일 때 진단한다. 확진은 폐기능검사를 통해 한다.
COPD의 대표적 발병원인은 흡연이다. 장기간 흡연을 하면 기관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일어나고 폐포벽이 파괴된다. 이로 인해 기도가 좁아지고 폐기능이 빨리 떨어지면서 숨이 차고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 COPD는 먼지가 많은 곳에서 일을 하거나,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직업을 갖고 있거나, 조리 및 난방 연료에서 발생하는 연기를 많이 마시는 경우 발병하므로 비흡연자나 노인, 여성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방치하면 질식, 심하면 사망에 이르러
COPD 환자는 만성적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으로 일상생활에 제약이 있거나 영양불량 상태에 빠지기 쉽다. 또한 호홉곤란에 따른 저산소증으로 심혈관계 합병증인 부정맥 및 심부전, 폐동맥고혈압 등의 발생 가능성이 높고, 골다공증이나 위궤양, 당뇨병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강지영 교수는 “COPD인 환자는 대부분 흡연을 하고 있어 폐암의 발생 빈도가 일반인에 비해 3배가량 높으며, 호흡곤란으로 인한 우울증, 불안장애 및 수면장애 발생률도 일반인에 비해 3~10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COPD를 방치하면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질식 상태에 이르거나, 체내 산소 공급 부족에 따른 온갖 합병증이 생겨 사망할 수도 있다.
COPD 환자 치료법과 생활관리법
폐기능 저하 정도나 호흡곤란 등 증상 악화 빈도에 따라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증상이 경미하고, 폐기능이 양호하면 금연 등 원인인자를 회피하는 방법을 쓴다. 폐기능이 평균 이하로 저하되거나 증상이 심하면 ‘지속형 기관지확장제’를 사용한다. COPD 환자는 주기적으로 급성 악화기를 경험하는데 이 때는 부신피질스테로이드 호르몬제를 사용한다. 최근에는 근본적인 염증치료를 위한 경구용 약제(PDE4 억제제)가 약화를 줄인다는 보고가 있다. 기침, 가래 등의 증상완화를 위해 진해거담제 등을 사용하고, 폐렴이나 기관지염 등이 동반되면 항생제를 함께 사용한다. 호흡곤란이 심하면 집에서도 산소요법을 할 수 있다. 또한 경우에 따라 폐용적 감소술 등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고원중 교수는 “COPD 환자의 90% 이상이 흡연자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COPD를 예방하는 확실한 방법은 금연이다”고 말했다. COPD를 진단받은 환자도 금연을 하면 기침, 가래 등 증상이 호전되고 병이 악화되는 속도가 줄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질환이 있으면 체중감소, 근육쇠약, 영양불량이 동반되기 쉬우니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한다. 체력관리도 중요하다. 하루 30분 이상 무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40세 이상이고, 감기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호흡기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는다. COPD를 진단받은 환자는 1년에 1회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다. 60세 이상이면 1회, 60세 미만이면 5년에 1회꼴로 폐렴 예방접종을 받는다.
#2 기침이 지속되는 만성기관지염
만성기관지염은 2년 연속, 1년에 3개월 이상 가래가 있고 기침이 지속되는 질환이다. 담배를 피우면서 가래를 자주 뱉는 사람이 해당된다. 만성기관지염은 체력저하, 스트레스, 과로, 대기 중 오염물질, 차가운 날씨나 바람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 등이 원인이다. 기관지가 나쁜 사람은 기후변화에 예민한데, 기온이 떨어지거나 실내습도가 떨어지면 가슴이 답답하고, 기침이 늘며, 심하면 숨이 찬다. 특히 아침이나 새벽에 기침이 심해진다. 만성기관지염의 대표적 합병증은 폐렴이다. 그 밖에 만성기관지염이 진행되면 오른쪽 심장기능이 저하되어 폐성심이 초래될 수 있다. 이로 인해 호흡곤란, 부종 등이 발생한다.
만성기관지염의 치료법
만성기관지염 환자는 객혈을 동반하거나 기관지확장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피를 토하는 객혈은 혈관이 민감해지고 염증이 누적된 부위가 손상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기관지확장증은 폐렴이나 만성기관지염으로 기관지 주위 벽이 상처를 입거나 약해져, 탄력성을 잃고 확장된 기관지에 가래가 쌓이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가래를 줄이기 위한 거담제와 세균성 감염이 발생했을 때는 항생제를 처방한다. 폐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기관지확장제를 투여하며, 병이 진행된 중증환자에게는 산소를 투여한다.
한의학에서는 폐조직 보강을 위한 약재를 처방한다. 광동한방병원 한방센터 송호철 원장은 “한방에서는 만성기관지염으로 객혈을 하고 조직이 상처를 받거나 탄력을 잃은 것으로 보이면 폐조직을 보강하는 아교주, 녹각교와 귀판, 별갑 같은 약재를 활용한다. 이 약재는 콜라겐 성분이 풍부해 조직 복구와 재생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만성기관지염 환자의 생활관리법
만성기관지염에서는 무엇보다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담배가 원인이면 금연을 하고, 차갑고 건조한 공기에 의한 기관지염이면 밤에 가습기를 사용한다. 염증에 의한 감염이 원인이면 적합한 항생제를 처방받고, 알레르기가 원인이면 원인 물질을 회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평소 면역력을 높여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차가운 기운, 차가운 음식의 섭취를 줄인다. 회, 밀가루 음식,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 식품은 피한다. 매년 독감백신(인플루엔자 백신)을 맞고 폐렴구균 예방백신도 접종한다.
#3 감기와 비슷한 급성기관지염
급성기관지염은 바이러스 침투에 의해 기관지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발열과 가래, 기침, 가슴통증, 화농성 객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유행성 독감 같은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면 급성기관지염도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급성기관지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게 출발한다. 감기 초기에 발열·오한·두통·콧물 증상이 있을 때 치료하지 않고 열이 지속되면 기관지염으로 진행된다. 바이러스 침입 경로가 기관지인지 폐인지에 따라 병명이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달라지고, 증상도 달라진다. 바이러스 중 강한 것은 폐렴으로 고열을 일으키고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급성기관지염의 치료법
급성기관지염은 대부분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필요하면 구강 가글액을 사용하거나 진통제를 투여한다. 염증이 지속되거나 세균에 감염된 경우 항생제를 투여하고, 기타 증상에 따라 해열제나 국소소염제, 기타 약제를 적절히 사용한다.
한의학에서는 한약 처방이 주요 치료법이다. 침, 약침, 부항, 사혈 등의 요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한약은 대청룡탕, 마행감석탕, 소시호탕, 은교산 등 여러 처방이 있다. 모두 청열해독·거담진해 작용이 있으며, 시호·연교·금은화 등을 비롯한 한약재는 급성기관지염을 비롯한 각종 염증에 항염증작용과 항생작용을 한다. 약침요법은 염증을 치료하고 면역작용에 도움을 주는 황련약침이 있고, 열을 내리고 염증반응을 치료하는 사혈요법도 있다.
급성기관지염 환자의 생활관리법
충분한 휴식과 수분섭취 등이 도움이 된다. 급성기관지염이면 매운 음식을 피하고, 술·담배는 금물이다. 기름진 음식, 밀가루 음식은 줄인다. 특히 야식이나 고기류는 염증을 심하게 하고 병이 더 진행되게 하므로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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