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질, 너무 많이 먹어도 변비‥반드시 상의해야
고3이 된 이 모양은 요즘 부쩍 화장실을 자주 간다. 스트레스가 심해서 만성 두통이 생겼는데,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면 곧 복통으로 이어져 변비가 생기거나 잦은 설사를 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수험생활은 이제 시작인데, 이양은 벌써 만사가 다 피곤할 정도로 지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후만 되면 머리 옭죄는 수험생 두통, 약으로 안돼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어깨나 머리가 무겁고 피로한 증상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피로감을 넘어서 머리 양측이나 앞부분이 조여지는 것 같은 느낌, 구역질같은 증상을 동반한 두통을 느낀다면 경추성 두통일 가능성이 높다.
안양 튼튼병원(안양,안산,일산,대전,제주,서울강동 네트워크) 척추센터 임대철 병원장은 “책상에 앉아 목을 앞으로 내민 자세로 오랫동안 책이나 컴퓨터를 응시하는 자세는 목과 양쪽 어깨 근육을 긴장시키게 된다”며 “목 근육의 경직이 계속되면 뇌로 가는 혈류를 저하시켜 두통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경추성 두통이다”고 말했다. 주로 오후에 증상이 시작되는데, 목에서부터 머리, 눈으로 통증이 올라가며 머리가 옭죄는 듯 한 느낌, 어깨의 둔중한 통증을 느낀다.
경추성 두통은 뇌나 다른 장기가 아니라 근골격의 이상에서 비롯된 두통이기 때문에 두통약을 먹어도 효과가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자세나 근육을 경직시키는 스트레스가 경추성 두통의 주원인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로 인한 근육 경직을 풀어주는 것이 최선이다.
목 근육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수험생의 의자는 목 받침대가 있는 것을 선택하고, 목을 바르게 펴기 위해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허리를 펴는 습관을 들인다. 쉬는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쳐다보거나 컴퓨터를 하는 대신 40분마다 10분씩 목을 천천히 앞뒤, 좌우로 움직이며 풀어주는 것이 좋다. 두통으로 인해 통증이 심할 때는 통증 유발점에 주사를 놓거나, 신경 차단술을 이용해 신경을 진정시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 ▲ 사진-조선일보DB
◇두통이 소화불량부터 과민성 대장증후군까지
경추성 두통으로 고생하는 수험생은,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기관도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때 흔히 나타나는 것이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전국민의5~17%정도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인데, 대부분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원인이다.
안양 튼튼병원 내과 김인 원장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뚜렷한 이유 없이 대장이 과민하게 반응해 장 근육의 이상 수축, 경련 등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식후에 배가 자주 아프고, 가스가 차거나 불쾌감이 있다. 배변을 할 때는 설사나 변비가 교대로 나타나 화장실을 자주 가는데, 특히 시험이나 발표 같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급성 설사로 고생하게 된다. 이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 된다”고 설명한다.
대장내시경이나 엑스레이 상에는 이상이 없으면서 이런 증상이 반복될 때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스트레스에 심하게 노출되어있고 운동이 부족한 수험생이나 사무직 종사자에게 주로 나타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수험생들은 스트레스를 피하기가 어렵다. 이런 때는 식단으로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
카페인이 많이 들어간 음식, 맵고 짠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 음주, 흡연은 대장을 더욱 자극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악화시킨다. 소화하기 쉬운 따뜻한 음식으로 장의 자극을 덜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주로 야채와 과일을 갈아 만든 녹즙, 소화하기 쉬운 찰진 곡류 음식과 기름기가 간이 싱거운 한식으로 매 끼니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변비 증상이 나타날 때,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나 과일이 좋다고 생각해 생야채나 과일, 나물류를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장의 운동이 지나치게 활발한 상태인 과민성대장증후군의 경우는 이런 음식물들이 오히려 변비 증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를 하고 식단을 맞추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과 찜질로 스트레스 완화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은 맨손체조 같은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 경추성 두통이 있는 경우에는 뜨거운 샤워기를 벽에 고정시켜 놓고 뒤쪽 목 부근으로 물이 떨어지도록 하여 두 손을 후두(뒤통수)에 끼고 머리를 앞쪽으로 부드럽게 당기는 스트레칭을 하면 피로와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대장의 자극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차가운 곳에 배를 노출시키지 않도록 아랫배에 복대를 하거나, 아랫배를 마사지 하는 것 도움이 될 수 있다. 더불어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에 대해 너무 연연하지 말고,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덤덤한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도움이 된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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