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원인, 뇌인지 귀인지 눈동자 보면 안다
어지럼증 진단과 치료
이석증 - 노인이나 여성에게 잘 생겨… 갑자기 몇 초간 나타나고 몸 움직이면 더 심해져
전정신경염 - 감기 앓고 나면 생겨… 오한·식은땀 등 증상 동반… 이틀 정도 약으로 증상 조절
얼마 전 한밤 중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감을 느낀 양모(72·서울 강남구)씨는 뇌졸중이 생긴줄 알고 응급실에 갔다. 하지만,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어봤더니 뇌에는 이상이 없었다. 다음날 이비인후과 검사에서 이석증이 어지럼증의 원인으로 나왔다. 어지럼증이 생기면 대부분 빈혈이나 뇌졸중을 걱정하지만, 어지럼증의 80% 정도는 귀에 원인이 있다. 하나이비인후과 김희남 원장은 "어지럼증의 원인이 빈혈인 경우는 1~2%, 뇌졸중인 경우는 0.7%에 불과하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있다"며 "심한 어지러움을 겪는데 이유를 모를 때 이비인후과에 가면 대부분 원인이 나온다"고 말했다.
◇비디오안진검사로 원인 파악
이비인후과에 가면 비디오안진검사로 어지럼증의 원인을 파악한다. 김희남 원장은 "적외선 카메라가 달린 안경을 쓰고 여러 자세를 취하면서 눈동자를 관찰하는데, 평형감각을 유지하는 귀(전정기관)와 뇌(소뇌) 중 어디에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지럼증을 극복하기 위해 재활치료가 필요한지 알아보려면 동적자세검사를 한다. 움직이는 발판에 서 있으면, 시각·다리 감각·평형감각 능력을 평가한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귀 질환과 증상은 아래와 같다.
- ▲ 어지럼증은 대부분 귀의 이상에서 비롯된다. 어지럼증을 앓는 남성이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동적자세검사를 받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갑자기 심하게 어지러우면: 이석증
이석증은 귀에서 유발되는 어지럼증의 90%를 차지한다. 전정기관에 있어야 할 돌(이석)이 평형기능을 조절하는 세반고리관으로 옮겨 들어가 생긴다. 갑자기 몇 초간 참을 수 없는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몸을 움직이면 더 심해진다. 구토감이 들기도 한다. 노인이나 여성에게 잘 생긴다. 분당제생병원 이비인후과 이현석 과장은 "치료는 이석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도록 고개의 위치를 바꾸면서 시행하는 물리치료인 이석치환술을 받는데, 환자의 90%가 한 번 치료받으면 낫는다"고 말했다.
▷감기 앓고 어지러우면: 전정신경염
감기를 앓고 난 뒤 어지럼증이 생겼다면 전정신경염 가능성이 있다. 내이에 침투한 바이러스가 염증을 유발해 평형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발병 후 하루이틀은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지럼증이 심하다가, 서서히 나아지면서 3주 정도 지속된다. 구토감·오한·식은땀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김 원장은 "처음 1~2일은 약으로 증상을 조절하고, 그 이후에 전정재활치료를 한다"며 "전정재활치료는 특정한 곳만 바라보거나 고개를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는 방법으로,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꾸준히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귀에 물 찬 느낌·청각 이상 동반: 메니에르병
어지럼증과 함께, 귀에 물이 찬 느낌이 들거나 귀가 먹먹해지는 등 청각 이상 증상을 동반하면 메니에르병 가능성이 있다. 빙빙 도는 듯한 현기증이 짧으면 20분에서 길면 하루 정도 지속된다. 신경안정제 계통의 약물을 복용하면 증상이 누그러지는데, 완벽하게 치료할 수는 없다. 약으로 어지럼증을 조절하면서 10~20년 정도 지나면 증상이 서서히 없어진다. 약을 3~6개월 복용해도 변화가 전혀 없으면 고막 안쪽에 항생제를 주입하거나 내이나 전정신경을 절제하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h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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