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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런 취미 어때요 무에타이

호젓한오솔길 2012. 9. 22. 08:30

 

주말, 이런 취미 어때요 무에타이

 

 

엄격한 예법 '정신 수양'
스텝 반복 '체력 단련'

태국 무술 무에타이 훈련생들이 기본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카메라를 노려보는 소년의 눈빛이 내지르는 주먹만큼이나 매섭다./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ydw2801@chosun.com

 

주말 취미 중 말 그대로 '심신(心身)'을 함께 단련할 수 있는 것이 무술이다. 엄격한 예법과 스포츠맨십을 익히면서 정신을 수양하는 한편 체력도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매거진이 이번 주 추천하는 취미는 태국의 고대 무술인 '무에타이'이다. 무에타이의 원조는 태국의 고대 무술인 무에보란이다. 무에보란은 '맨손 격투술(라무에)'과 '유술(빰)' '무기술(끄랍비끄랍봉)'로 구성된다. 옛날 전쟁터에서 군인들이 육박전에 사용하던 싸움기술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러한 실전(實戰) 무술 무에보란을 링에서 경기하기 알맞게 관절꺾기와 공중 동작을 줄이고 덜 위험하게 변형시킨 게 무에타이다. 무에타이는 주먹·발·팔꿈치·무릎 등 신체의 6개 부위만을 사용해 공격한다. 박치기를 사용하거나 이로 물어뜯으면 반칙이다. 현대 무에타이에 허용되는 '빰'으로는 목을 잡고 무릎으로 공격하는 게 있는데, 이 동작이 TV 중계에 자주 등장하며 무에타이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돼 버렸다.

음악에 맞춰 춤추듯 배운다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ydw2801@chosun.com

 

무에타이의 기본자세는 간단하다.

①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린 상태에서 다리 하나를 대각선 뒤쪽으로 빼준다. 이때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발을 뒤쪽으로 빼주면 된다.

②가슴 쪽에 팔꿈치를 올려준다는 느낌으로 팔을 들어 올리고 주먹을 광대뼈 높이에 맞춘다.

③발뒤꿈치는 들고 몸이 약간 움츠러들도록 배는 살짝 집어넣는다.

기본자세를 배운 다음에는 스텝이다. 스텝은 앞쪽에 있는 발을 먼저 내딛고 뒤쪽 발이 따라온 다음 다시 뒷발부터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 예를 들어 왼발이 앞에 있다면 '왼발 전진―오른발 전진―오른발 후진―왼발 후진'이다.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의 한 무에타이 체육관에서 무에타이 스텝을 배워봤다. 보기에는 간단해 보였는데 후진할 때 자꾸만 왼발이 먼저 움직이며 스텝이 엉켰다. 좀처럼 진도를 나가지 못하자 가르치던 오성일(37) 관장이 묘수를 꺼냈다. "쿵쿵쿵쿵!" 네 박자가 또렷하게 들리는 댄스곡을 튼 것이다. 박자에 맞춰 천천히 한 발씩 움직여보니 꼬였던 스텝이 물 흐르듯 흘러갔다. 자세를 잡고 스텝만 반복할 뿐인데 1분여 만에 등이 땀범벅이 됐다. 무에타이의 기초 동작을 음악에 접목해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무에타보(무에타이 댄스)'라고 했다.

무에타이의 시작은 인사법

사실 처음 무에타이 도장에 들어설 때만 해도 팬티 한 장만 걸친 채 맨주먹으로 격하게 싸워보는 모습을 상상했었다.

하지만 초보는 인사법부터 배워야 했다. 운동을 시작하거나 끝낼 때는 물론 휴식을 취할 때도 합장한 두손을 이마에 대고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무에타이는 단순한 싸움기술이 아니라 무도(武道)이기 때문에 예법을 중시한다고 했다.

스트레칭은 다른 운동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중 자리에 똑바로 서서 무릎을 골반 높이까지 들어 올린 다음, 무릎을 안에서 밖으로 다시 밖에서 안으로 옮기는 스트레칭은 특이했다. 무릎을 들어 올리니 허벅지 뒤쪽이 당기기도 했지만,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니 시원한 느낌도 들었다.

3개월이면 기본자세 마스터

염동우 영상미디어 기자 ydw2801@chosun.com

 

예법도 좋고 댄스도 좋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무에타이의 꽃은 공격이다. 초보자는 훅싸이 주먹을 뻗는 방법부터 배운다. 오른발에 오른 주먹, 왼발에 왼주먹 식으로 가볍게 뻗는 연습이 되고 샌드백을 쳐야 부상도 없고 힘이 실린다고 했다. 무에타이 발차기는 발등이나 발바닥이 아닌 정강이뼈 부위를 이용해 공격한다.

샌드백을 놓고 두 주먹을 번갈아 친 뒤, 오른발 다리 공격을 해봤다. 오 관장은 "'쉬(공격)' '음(방어)' '옛 쉬(강한 공격)' 등 무에타이 특유의 기합도 함께 넣어야 배에 힘이 들어가 동작에도 힘이 실린다"고 했다. 동작은 일상적인 펀치나 발차기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스텝과 공격 박자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제대로 박자를 맞춘 발이 힘차게 샌드백을 내려치며 "뻥~" 하는 소리를 내자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날아갔다. 오 관장은 "스텝과 공격 박자를 맞추는 훈련에서 유산소 운동 효과를 크게 볼 수 있어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 회원들도 무에타이 도장을 많이 찾는다"고 했다.

보통 무에타이 초급과정은 3개월로 구성된다. 초보자들은 무에타이 입문 첫 달에 주먹 공격과 기초 발차기까지 진도를 나간다. 무릎을 이용한 공격이나 빰은 2달째 과정에서 배울 수 있고, 입문 3개월이면 팔꿈치를 이용한 기술에도 도전할 수 있다고 한다.

_무에타이기본 동작

왼쪽부터 ‘훅싸이’ ‘쨉사이’ ‘티카우’ ‘딥’.

 

☞무에타이 여기서 배워요

2004년 영화 ‘옹박’이 국내 개봉돼 큰 인기를 모았다. 이후 무에타이를 배울 수 있는 도장은 빠르게 늘어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도시에서 무에타이 도장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무에타이 구심캠프’는 1998년 당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처음 문을 연 뒤로 현재 서울 시내 7곳에 지부를 둔 정통 무에타이 체육관이다. 대한무에타이협회 교육분과위원장인 오성일 관장은 서울 한성대입구에 있는 무에타이 구심캠프 본관(02-6012-6951)을 운영하고 있다.
강남구 신사동 태웅회관(02-3445-3398)도 정통 무에타이를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인기다. 무에타이는 일주일에 5일, 하루 1시간씩 훈련하는 초보 클래스 회비가 한 달에 10만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