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파워블로거 토마스가 찾은 한우설렁탕 가장 맛있는 곳은?
1. 마포옥
60년 전통을 자랑한다는 마포 용강동의 ‘마포옥’은 2층과 3층에 위치하고 있다. 어지간한 설렁탕 마니아라면 한 번 이상은 가서 먹어 봤을 법한 유명세와 더불어 점심시간에는 인근에 있는 오피스타운에서 쏟아져 나오는 넥타이부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데 충분한 맛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곳이다.
- 마포옥
잠시 후 설렁탕이 나왔다. 국물이 흥건한 수준을 넘어 자칫 넘칠지도 모르는 수준까지 넉넉하게 나온다. 이곳은 국물을 낼 때 사골과 양지 그리고 차돌박이 밖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개의 경우 소의 잡뼈를 사골과 함께 넣은 것을 베이스로 하고 머리고기를 넣고 끓이는데 비해 ‘마포옥’은 맑은 탕 맛을 고집하는 스타일이다. 실제로 국물이 상당히 맑다. 잡스러운 맛이 나지 않고 은은하면서도 개운하다. 먹다 보면 살짝 달착지근하다는 느낌도 든다.
‘백송’이나 ‘벽제한우설렁탕’의 설렁탕과는 다르게 토렴해서 내주는 장터국밥 스타일로 밥을 국물에 말아서 내주는 탕반 방식도 특이하다. 이런 방식으로 60년 이상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이면서도 옛 맛의 향수를 자극하고 유지하려는 주인장의 노력이 보인다. 다만 국물과 고기를 먼저 먹고 밥을 따로 먹는 방식을 선호하는 이들은 아쉬울 수도 있다. 그리고 고기에서 아주 약간의 누린내 같은 걸 느낄 수도 있다. 이는 고기를 가마솥에서 너무 오랜 시간 끓여서 그런 건 아닐까 한다.
혹자들은 설렁탕에 양지가 들어가면 진정한 의미의 설렁탕이 아니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필자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그것이 이종교배가 되었든 아니면 배신이 되었든 간에 많은 이들이 설렁탕에 양지가 들어가는 걸 인정하고 있다면 새로운 형태에서의 설렁탕이 만들어 졌다고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주소 서울시 마포구 용강동 50-13, 전화 (02)716-6661
2. 백송
‘마포옥’에서 한우설렁탕을 바닥까지 비우고는 천천히 세종로 방향으로 이동 했다. 소화도 시킬 겸 해서 덕수궁과 광화문 그리고 경복궁으로 가기로 했다. 마침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이 벌어진다. ‘백송’에서는 가능하면 ‘특’자가 붙은 한우설렁탕을 먹으려고 했는데 그냥 일반 한우설렁탕을 먹었다. 결국 세 곳의 한우설렁탕 투어를 하면서 일반 한우설렁탕 세 그릇을 하루 나절에 먹었지만 제대로 공정하고 공평하게 비교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생각이 든다.
- 백송
이곳은 30년을 넘긴 한우설렁탕을 고집하는 몇 안 되는 맛 집이다. 경복궁 옆에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한우설렁탕을 판매하는 곳에서 특곰탕을 먹을 수 있다. 설렁탕과 곰탕은 개념 자체가 다르다. ‘다른 재료를 사용해서 만드는 요리인데 어떻게 같이 판매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집 한우설렁탕은 다른 설렁탕 맛 집과는 국물의 색이 좀 다르다. 누렇다. 그렇다고 짙은 느낌도 아니다.‘ 깊이 있는 국물’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국물은 물론 고기에서도 그다지 좋은 평가를 내려주기엔 부족함이 있다.
맑은 탕국물이 아니고 살짝 탁하다. 일반 고기가 아닌 도가니가 들어가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내용물로 들어가는 부위들이 조금 마구잡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내용물이 다양하고 푸짐한 점에서는 만족할 만한데 고기에서 누린내가 살짝 비친다. 깊은 맛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맑은 탕국물을 쫓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한우설렁탕을 만들어 내는 주인장이나 주방장만의 고민이 아니다. 직접 먹으러 다니는 설렁탕 마니아들에게도 역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만드는 부분이다. 그래서였을까. 예전에 이곳을 찾았을 때는 점심시간에 손님들이 장사진을 쳤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닌 듯싶다. 혹시 거품이 빠지기라도 한 것일까. 고기는 그다지 많지도 않은걸 절반 정도나 남겼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창성동 153-1, 전화 (02)736-3564
3. 벽제한우설렁탕
‘벽제한우설렁탕’은 가장 후발주자다. 가장 뒤늦게 한우설렁탕계에 발을 들였기 때문에 그 부분이 약점인 듯 하지만 오히려 강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외식산업도 다 이익을 내기 위해 하는 것이고 특히나 대박집의 꿈을 꾸는 것인데 후발주자인 경우에는 기존의 틀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자리를 잡기 위해 특징과 강점이 많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백제한우설렁탕
설렁탕을 주문한 후 식탁 위에서 만나는 순간 조금 과장 되게 표현을 한다면 진짜 설렁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기존에 먹어 본 다른 한우설렁탕에서는 만날 수 없는 맑음과 깔끔함 그리고 개운함까지 있다.
벽제설렁탕의 국물은 14시간만 끓여서 우려낸 것이라고 한다. 두 번 세 번 우리는 그런 국물 맛도 아니다. 초벌 단 한 번으로 우려낸 맛이다. 그렇기에 깔끔함과 더불어 고기에서도 국물 맛과 함께 동반되는 상큼함과 더불어 개운한 단맛이 난다는 느낌을 받는다. 부드러움은 ‘서비스’일 정도다.
사실 처음에는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설렁탕이라는 게 그냥 마구잡이로 만들어 낸다고 다 진국 설렁탕이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한우 사골과 양지 그리고 한우 머리뼈도 잘 발라낸 부위만 사용을 해서 우려낸 방식이 정통이 아닐지 몰라도 일반적인 손님의 입맛에는 아주 잘 맞는다. 결국 여기는 깊은 맛 보다는 깔끔하면서도 개운함에 비중을 둔 그런 한우설렁탕의 맛을 구현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한우설렁탕 계에 새로운 다크호스를 넘어 올바른 개념과 정직한 방식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는 강자가 나타난 듯하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35-1, 전화 (02)732-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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