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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奧地), '청송'의 보물을 찾아 떠난 1박2일 여행

호젓한오솔길 2012. 10. 12. 22:44

 

오지(奧地), '청송'의 보물을 찾아 떠난 1박2일 여행

  •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신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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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松)의 고장' 경북 청송은 말 그대로 오지다. 고속도로는커녕 국도도 없던 청송은 현재 포항·영덕행 31·34번 국도가 뚫려 어느 정도 왕래가 수월해졌지만 아직도 오지로 통한다.

    오지 중에서도 오지인 청송은 그만큼 제 모습 그대로의 자연을 자랑하며 청정여행 1번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6월 치타슬로(Cittaslow·Slow City·느리게 살기 마을)국제연맹으로부터 '슬로시티'로 인증을 받았기 때문이다. 슬로시티는 '느리게 살기 미학'을 추구하는 도시를 가리킨다.

    주왕산을 비롯해 주산지, 송소고택, 청송한지, 청송백자, 청송사과, 달기약수 등 오지 속 보물을 찾기 위해 청송으로 1박2일 여행을 떠났다.

    경북 청송에 있는 송소고택(민속자료 250호)의 모습.

    지난 주말 서울에서 출발해 청송까지 4시간. 마침 해가 떨어지기 전에 '송소고택(민속자료 250호)'에 도착해 둘러봤다.

    송소고택은 현존하는 99칸 건물 중 하나로 왕이 아닌 양반 가옥에서 최대로 지을 수 있는 크기다. 이곳은 산간지방에 있는 집에 맞게 열 손실을 최소화하고 동선을 짧게 하기 위해 대표적인 'ㅁ'자형으로 설계돼있다.

    건물은 대문채와 사랑채, 작은사랑채, 안채, 별채 등이 있는데 이곳에서 한옥숙박체험을 할 수 있다. 예약은 송소고택 홈페이지(http://www.송소고택.kr/)에서 하면 된다. 고택을 돌아본 뒤 미리 예약한 방에서 오래된 나무의 향기와 귀뚜라미 소리에 취해 잠자리에 들었다.

    현존하는 99칸 건물 중 하나인 송소고택에서는 한옥숙박체험을 할 수 있다.

    다음 날 새벽. 공기가 맑아서인지 일찍부터 개운한 기분으로 눈이 떠졌다. 밖을 확인하니 아직 해가 뜨기 전이다. 내친김에 사계절 풍치가 뛰어나기로 유명한 '주산지'로 향했다.

    주산지는 새벽 물안개가 호수 위에 깔려 몽환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다. 조금 기다리자 저 멀리 주왕산 너머로 해가 뜨기 시작했다.

    '우와~!', '멋지다!' 일찌감치 일출을 보기 위해 주산지를 찾은 사람들이 감탄했다. 아침햇살을 뒤로한 산의 능선과 주산지의 왕버들나무가 그대로 호수에 비쳐 그 아름다움을 뽐냈기 때문이다.

    주산지는 조선 경종 원년(1721년)에 완공한 농업용 저수지로 저수에는 왕버들나무 20여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가을이 되면 단풍과 호수에 나타나는 반영, 물안개와 어우러진 모습을 찍기 위해 전국에서 온 사진가들로 북적인다.

    아침햇살을 뒤로한 주왕산의 능선과 주산지의 왕버들나무의 모습.

    주산지의 명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 '청송사과'를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청송에는 가는 길마다 사과나무가 있을 정도로 과수원이 많다.

    길을 걷다 무작정 들른 과수원은 추석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농민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며 어슬렁거리자 한 아주머니가 하나 맛보라며 사과를 주셨다. 옷에 쓱쓱 닦아 한입 베어 문 사과는 아삭함과 달콤함이 입을 즐겁게 해줬다.

    청송은 지난 2008년 청송사과특구로 지정됐으며 해발 250m이상, 연평균 일교차가 13도로 사과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지닌 곳이다. 이 때문에 청송사과는 과즙과 당도가 풍부하고 신선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육질이 단단해 저장성이 뛰어나다.

    청송에는 사과(왼쪽 위)를 재배하는 과수원(오른쪽)이 많고 사과특구로 지정돼 버스정류장(왼쪽 아래)도 사과모양이다.

    사과 외에도 청송은 오지답게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청송의 전통문화로는 청송한지, 청송백자, 청송옹기, 천연염색 등이 있는데 각 명인이 대를 잇고 있다. 청송한지는 한지장 이자성(경상북도 무형문화재 23호)씨가 5대째 가업을 이어 생산하고 있는데 질이 좋고 흡습력이 강하기로 유명해 서예가들로 뛰어난 품질로 정평이 나 있다.

    청송백자는 흙이 아닌 '도석'이란 돌을 빻아 만들어 흙보다 유난히 희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사기장 고만경(청송군 향토문화유산 1호)옹이 전승·보존 활동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청송옹기는 옹기장 이무남(경상북도 무형문화재 25호)씨가 천연염색은 천연염색가 박숙자씨가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청송한지(왼쪽 위), 청송백자(오른쪽 위), 청송옹기(왼쪽 아래), 천연염색(오른쪽 아래)의 모습.

    청송은 물도 유명하다. 바로 주왕산자락에서 흘러나오는 달기약수와 신촌약수다. 약수터에 다다라 물을 한 국자 마시는데 깜짝 놀랐다. 시큼함과 톡 쏘는 맛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약수터에 온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달기약수는 탄산과 철 성분이 함유돼 있어 그렇다고 한다. 또한 약수는 위장병, 피부병에 효능이 있다.

    물을 마시고 약수터 인근을 보니 약수닭백숙집이 즐비해 있다. 약수에 닭, 인삼, 황기, 감초, 대추, 녹두 등을 넣어 푹 과 나온다는 말에 지나칠 수 없어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닭을 찢어 숟가락으로 밥과 함께 떠먹으니 입안에 구수함이 한가득 퍼졌다.

    청송 달기약수터, 신촌약수터에서는 약수로 만든 약수닭백숙을 맛볼 수 있다.

    옛 모습이 고스란히 보존된 전통 자원과 청송만의 느린 삶을 인정받아 슬로시티로 지정되긴 했지만 청송엔 느린 매력만 있는 건 아니다. 대규모 산악 스포츠 대회도 상시 개최하는 곳이 바로 청송이다.

    청송에는 전국 규모의 산악마라톤대회, 산악자전거대회, 패러글라이딩대회, 빙벽등반대회 등 역동적인 산악 레포츠 대회가 연중 끊이지 않는다.

    ※ 관련정보
    ▷ 송소고택
     - 주소 : 경북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 176번지
     - 문의 : 홈페이지(
    http://www.송소고택.kr), 전화(054-874-6556)
    ▷ 주산지
     - 주소 : 경북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 87
     - 문의 : 홈페이지(
    http://juwang.knps.or.kr), 전화(054-873-0014)
    ▷ 청송한지
     - 주소 : 경북 청송군 파천면 송강1리 281-1
     - 문의 : 홈페이지(
    http://cshanji.com), 전화(054-872-2489)
    ▷ 청송백자
     - 주소 : 경북 청송군 부동면 신점리 86
     - 문의 : 054-873-7744
    ▷ 청송옹기
     - 주소 : 경북 청송군 진보면 진안4리 351
     - 문의 : 054-874-3362
    ▷ 소슬자연빛깔 천연염색
     - 주소 : 경북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 198
     - 문의 : 054-873-6300
    ▷ 달기약수터, 신촌약수터
     - 주소 : 경북 청송군 청송읍 부곡리(달기약수터), 경북 청송군 진보면 신촌리(신촌약수터)
    ▷ 청송 신촌 계곡가든(약수닭백숙, 닭불고기)
     - 주소 : 경북 청송군 진보면 신촌리 40-24
     - 문의 : 054-872-2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