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방치하면 신경통 돼요
대상포진의 증상과 치료
- 대상포진은 발병 초기 감염된 신경을 찾아 적절히 치료해야 신경통 등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장용호 원장이 환자의 피부 상태를 진찰하고 있다. /행복플러스 염동우 기자
■바이러스에 신경 감염, 통증 일으켜
대상포진의 원인은 어릴 적 앓았던 수두를 일으킨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수두가 나은 뒤에도 척수(脊髓, 척추 안에 있는 중추신경의 일부분) 안에서 오랜 세월 잠복하는데, 과로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 또는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증식하면서 신경세포에 감염을 일으킨다.
처음 나타나는 증상은 몸살이나 근육통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감기나 근육통 치료를 해보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이러한 통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심해진다. 가려움증이나 얼얼한 느낌부터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과 피부가 타는 것 같은 느낌까지 통증의 양상은 다양하다. 피부에 의복이 닿을 때에도 통증을 느끼고 강도는 점점 세져 진통제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통증으로 인한 우울감이나 수면장애, 식욕저하, 변비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하다.
신경세포를 공격하던 바이러스가 피부까지 진출하면 피부에 발진을 일으킨다. 발진은 통증이 시작된 후 4~5일 뒤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체를 좌우로 나눠 어느 한쪽에만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며 가슴과 등, 옆구리, 복부에 흔하다. 드물게 이마나 목, 허리, 다리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붉은 반점이 여러 개 나타난 후 그 위에 물집이 생기고, 며칠 지나면 물집에 고름이 차며 탁해졌다가 딱지가 진다.
- 등에 나타난 대상포진 증상〈왼쪽〉과 환부 적외선 촬영 영상〈오른쪽〉. 과민한 신경에서 열이 발산돼 붉게 찍힌 것을 볼 수 있다.
■면역력 저하,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
어렸을 때 수두를 앓지 않았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장용호 지인통증클리닉 잠실본원 대표원장은 “수두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해 직접 수두를 앓지 않았더라도 감염됐을 확률이 높다”며 “전체 인구의 90%는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어 대상포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대상포진은 주로 60대 이상에서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의 발병도 늘고 있는 추세다. 전문의들은 과도한 업무와 수면부족, 스트레스의 증가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피부 발진은 항바이러스제제를 복용해 가라앉히며 이와 함께 발병 부위에 가는 관을 삽입해 약물을 주입하는 신경치료가 함께 쓰인다. 하지만 발진이 나은 뒤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한다. 장 원장은 “과거에는 대상포진을 단순히 피부병으로 생각해 치료했는데 이 때문에 후유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초기부터 신경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통증과 발병 기간을 줄이고 후유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발진은 치료를 하지 않아도 보통 2~3주면 가라앉지만 문제는 후유증이다.
■초기 신경치료로 통증·후유증 낮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상포진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50대에서는 절반가량, 60~70대에서는 그 이상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부터 신경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대상포진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했다면 ‘고주파 열응고술’을 써 치료한다. 고주파를 전달하는 특수 바늘을 발병 부위에 찔러넣어 감염된 신경을 괴사시키는 시술이다. 최근에는 영상장치를 통해 정확한 발병 부위를 눈으로 확인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신경 외의 조직에는 손상을 입히지 않는 시술이 개발돼 정확도와 치료 효과를 한층 높였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장 원장은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적당한 운동과 영양섭취로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이 최선”이라며 “청국장 등의 발효식품이나 녹황색 채소, 비타민이 풍부한 귤, 레몬, 오렌지 등의 과일을 즐겨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어 “몸을 좌우로 나눠 어느 한쪽에만 콕콕 쑤시고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발진이 일어나기 전이라도 대상포진을 의심할 수 있다”며 “초기에 병원을 찾아 원인이 되는 척추신경을 정확히 찾고 치료해야 통증을 줄이고 신경통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글 이경석 기자 | 도움말 장용호 지인통증클리닉 잠실본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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