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 라멘의 대세는 '면 따로 국물 따로'
日本의 맛… 한·일 남녀 도쿄 맛 여행
"반갑…슴니다?"(고바야시 다스쿠) "퍼펙트(perfect)! 발음 좋은데요."(김민정) "서울에 매달 가요. 매운 한국 음식을 좋아해서요."(기무라 아리사)
- “이타다키마스!(잘 먹겠습니다)”한국의 젊은 직장인 이승원(맨 왼쪽)₩김민정(오른쪽 둘째)와 일본의 기무라 아리사(왼쪽 둘째)₩고바야시 다스쿠(맨 오른쪽)씨가 도쿄 오모테산도에 있는 유기농 뷔페식당‘히로바’에서 점심식사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마음은 같았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한국의 김민정(30)·이승원(28)씨와 일본의 기무라 아리사(木村亞梨沙·26)·고바야시 다스쿠(小林祐久·26)씨는 처음 만난 사이 같지 않게 금방 친해졌다. 하루하루 바쁘게 사는 젊은 직장인,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즐긴다는 공통분모가 이들을 손쉽게 허물없는 사이로 만든 듯했다. 기무라·고바야시씨에게 도쿄와 주변 맛집을 안내받았다.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한국과 일본의 음식과 문화를 서로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 도쿄 시나타쓰에 있는‘난쓰테’의 돈코쓰 라멘.
◇고구마의 고장에서 맛보는 고구마 코스요리
도쿄 이케부쿠로역(池袋驛)에서 도부도조선(東武東上線) 급행전철을 타고 30분을 달려 가와고에(川越)로 갔다. "가와고에시(市)는 고구마로 유명해요. 고구마 요리를 내는 식당도 있어요."(기무라)
- 도쿄역일번가에 있는‘로쿠린샤’의 쓰케멘.
가와고에역에서 택시로 5분쯤 가니 아름다운 정원에 둘러싸인 일본 전통가옥이 나왔다. 고구마 요리를 전문으로 내는 '이모젠(いも膳)'이다. 2500엔(약 2만9000원·100엔=1170원 기준)짜리 '이모점심(いも点心)' 세트메뉴를 주문했다. 고구마차(茶)에 이어 고구마 죽, 고구마·민물장어를 얹은 영양밥, 고구마 아이스크림 등이 나왔다. 압권은 '고구마 소바'였다. 메밀이 들어가지 않고 고구마 가루와 전분, 달걀흰자로만 만든 국수였지만 맛은 딱 소바(메밀국수)였다.
국수를 먹는 한국과 일본 남녀의 모습이 대조적이었다. 이승원씨와 김민정씨는 조용히 먹는 반면, 기무라씨와 고바야시씨는 "후루룩" 크게 소리 냈다. "일본에선 국수 먹을 때 소리를 내야 '맛있다'는 뜻이에요." "어머 그래요? 한국에선 예의 없다고 하는데."
가와고에는 '고에도(小江戶)'라는 별명을 가졌다. '작은 에도'라는 뜻이다. 에도는 도쿄의 옛 이름. 고색창연한 목조건물이 늘어선 중심가를 걷다 보면 시간여행을 하는 듯하다. 이모젠: 川越市 小室15-1, www.kawagoe.com/imozen
◇고급스럽게 즐기는 유기농 요리
기무라·고바야시씨가 롯본기(六本木)로 안내했다. "요즘 도쿄에선 유기농 음식·식당이 인기예요."(기무라) "서울도 그런데!"(김민정)
한적한 뒷골목에 있는 빌딩 3층, 도무지 식당이 있지 않을 법한 거기에 '홈(Home)'이란 유기농 레스토랑 겸 카페가 있었다. 낫도(納豆·일본식 청국장)로 끓인 국물 요리인 낫도지루(800엔)처럼 일본 사람들도 흔히 먹기 어려운 음식뿐 아니라 유기농 닭고기 오븐 요리(1400엔), 오므라이스(1300엔) 등 쉽게 즐길 음식도 많다. 홈: 東京都 港區 六本木3-17-2, www.home-roppongi.com
◇맛있고 저렴한 유기농 뷔페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고구마요리점‘이모젠’의 점심세트, 유기농 레스토랑·카페‘홈’의 토마토소스를 곁 들인 모둠 채소구이,‘ 우쓰노미야 민민’의 군만두, 유기농 뷔페식당‘히로바’의 점심식사.
한국인도 많이 찾는 도쿄의 관광명소 오모테산도(表參道). 기무라씨가 "오모테산도 뒷골목에 맛있는 유기농 뷔페식당이 있다"고 했다. '히로바(廣場)'는 아동서적·용품 전문점 크레용하우스(Crayon House) 지하에 있다. 점심 1260엔, 저녁 2000엔(아동은 반값)이면 유기농 농수산물로 만든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온 어머니 손님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팡팡'은 '배불러'란 말이에요. 원래 아기 말인데, 여자들이 귀여워 보이려고 많이 써요."(기무라) "한국말로 '빵빵'이 배부르다인데. 비슷하네요."(김민정) 히로바: 東京都 港區 北靑山3-8-15, www.crayonhouse.co.jp
◇라멘의 진화된 맛 '쓰케멘'
고바야시씨는 "요즘 도쿄에선 쓰케멘(付け麵 또는 つけめん)이 최고 인기"라며 도쿄역(東京驛) 지하 '도쿄역일번가(東京驛一番街)'라는 쇼핑·식당가로 안내했다. 이곳 '도쿄 라멘 스트리트(Tokyo Ramen Street)'에 간토(關東) 지역 라멘점 8곳이 모여 있다. 모두 유명하지만, '로쿠린샤(六厘舍)'가 유난히 대기 줄이 길었다.
쓰케멘은 본래 장국에 면을 찍어 먹는 중국 음식이나, 일본에선 새로운 라멘쯤으로 인식되고 있다. 오리지널 '쓰케멘'(850엔)과 삶은 달걀·다진 차슈(중국식 돼지고기요리)를 얹은 '특제 쓰케멘'(1050엔)을 주문했다. 우동처럼 굵은 면이 커다란 사발 가득, 그리고 진한 국물이 조금 더 작은 사발에 담겨 나왔다. 국수를 국물에 담갔다가 입안으로 빨아들였다. 걸쭉한 국물은 라멘 국물을 농축한 듯한 맛이다. 로쿠린샤: www.tokyoeki-1bangai.co.jp/ramenstreet
◇'군만두의 도시' 우쓰노미야
아침 일찍 신칸센을 타고 도쿄에서 50분 거리인 우쓰노미야(宇都宮)로 갔다. "일본에서 1인당 야키교자(군만두) 소비량이 가장 많은 도시예요. 기차역에 군만두 조각상도 세워져 있어요."(기무라) 군만두상(像)은 기대보단 작았지만, 그래도 높이가 어른 키만 했다.
올해 55주년을 맞는다는 '우쓰노미야 민민(宇都宮みんみん)'으로 갔다. 배추가 많아 담백하다. 기무라씨는 "도쿄 등 일본 다른 지역에선 대개 군만두가 돼지고기뿐인데, 여기는 채소가 많아 특이하다"고 했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만두를 굽다가 노릇하게 익으면 물을 조금 붓고 뚜껑을 덮는다. 잠시 뒤 뚜껑을 열면 아래 면은 바삭하고 위는 촉촉하게 쪄진 군만두가 완성된다. 우쓰노미야 민민에선 군만두, 튀김만두, 물만두를 판다. 모두 6개 1접시 240엔. 우쓰노미야 민민: 宇都宮市 馬場通り4-2-3, www.minmin.co.jp
◇전국 라멘 명가들이 모였다
기무라씨는 "여러 라멘을 맛보고 싶은 데 시간이 없다면 '시나타쓰(品達)'도 괜찮다"고 했다. 시나가와역(品川驛)으로 이어지는 철로 아래 라멘집 8곳이 모인 식당가. 시나타쓰를 기획·개발한 게이큐(京急)개발주식회사 측은 "라멘의 종류가 겹치지 않게, 유명하지만 쉬 맛보기 어려운 라멘집 여덟을 골랐다"고 말했다. '난쓰테(なんつ亭)'는 돼지뼈를 우린 육수를 사용하는 '돈코쓰 라멘' 명가다. 본점은 가나가와현 하다노(秦野)시에 있다. 라멘 국물은 검은 기름이 표면을 뒤덮고 있다. 점장은 "마늘칩을 튀겨 갈고 볶는 등 7단계를 거쳐 만든 '구로마유(黑マ-油·검은 기름)'"라고 설명했다. 돼지뼈에서 우러나온 깊고 진한 육수에 마늘향이 더해져 야성적이고 호탕한 맛이다. 난쓰테 라멘 700엔, 특제라멘 1000엔. 난쓰테 www.shinatatsu.com/rau 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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