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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心身)을 강화시키는 닭·옻나무의 궁합

호젓한오솔길 2013. 9. 25. 23:18

 

심신(心身)을 강화시키는 닭·옻나무의 궁합

 

 

 

'건강음식 스토리텔러'김오곤 소장의 Healthy Story

궁합이란 혼인을 앞둔 신랑, 신부 양가에서 서로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를 따져 백년해로 가능성을 미리 알아보는 의례 중 하나다. 궁합에는 12지(支)에 따른 ‘겉궁합’과 오행에 따른 ‘속궁합’이 있듯 ‘음식궁합’에도 잘 맞는 것과 안 맞는 것이 있다. 음식궁합은 이제 문화적 코드로 자리 잡고 있다. ‘건강음식 스토리텔러’ 한국건강음식연구소 김오곤 소장을 통해 현대판 ‘음식 동의보감’을 한 장씩 넘겨보며 감칠맛을 느껴보자.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은 옻나무

 

옻나무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다. 어릴 적 옻독에 오른 친구가 얼굴에 빨간 피를 바르고 나타났다. 깜짝 놀라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닭 피를 발랐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닭이 옻독을 중화시키는 구실을 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심신(心身)을 강화시키는 닭·옻나무의 궁합

옻에는 유독 성분이 있어 잘못하면 피부가 헐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옻독이 안 오르는 사람은 옻나무를 만지고 나무에서 나오는 하얀 진액을 만져도 아무렇지도 않지만 나무에 스치기만 해도 옻이 오르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옻독은 사람에 따라 증상이 달라진다. 옻은 먹는 것뿐 아니라 진액의 경우 옻칠의 원료로 사용, 나전칠기 자개장이나 밥상 등 가구에 칠하는 데도 이용해왔다. 옻은 살균 기능이 탁월한데 옻칠을 한 가구가 1000년이 지나도 그대로 인 것도 옻에 강력한 방부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옻나무는 사람에 따라 조심해야 하긴 하지만 용도가 다양하고 약으로도 많이 사용한다. 「동의보감」에는 옻이 성질 자체가 따뜻해 어혈을 풀어주고 몸의 찬 기운을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고 기록돼 있다. 흔히 옻은 옻닭으로 조리해 먹곤 하는데 이 메뉴는 손발이 차거나 신체 리듬이 불규칙한 여성에게 권장해왔다고 한다. 골수를 충족시키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에게는 강장음식으로도 인식돼 있기도 하다. 또한 소변이 잘 나오게 해 몸속 나쁜 수분을 배출하는 이뇨작용도 돕는다. 그야말로 몸을 정화시키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식재료인 것이다.

 

 

옻, 현대인의 심신 힐링에 효과적

 

옻나무는 현대인의 만성 질병을 완화시키는 데도 도움을 준다. 위장병의 주요 원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멸균해 헐어 있는 위장 벽에 새살이 돋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생활이 다양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는 사람의 심신에 압박을 주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소화불량, 식욕 부진, 위장의 통증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심한 경우에는 병원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정신적 수련이나 단련이 되어 있는 사람은 무난하게 극복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병원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그나마 병원 처방으로 나으면 좋지만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을 찾을 수 없어 스트레스성으로 진단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또 옻나무는 위염, 위궤양, 위 무력증, 위하수증 등의 만성 위장병에 도움이 된다. 우리 몸의 영양분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곳이 위장이다. 이 장기가 음식을 혼합하고 분쇄하는 역할을 하는데 스트레스나 야식, 폭식, 술, 끼니거름 등으로 위 점막이 파괴되면 누적된 노폐물이 독소로 발전하게 된다. 이것이 위장의 운동을 방해하는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위장 속에 담이 형성돼 어혈이 뭉치게 된다. 옻은 위장의 어혈을 해소해 위장병 발생률을 감소시켜 준다. 위장병은 전반적인 몸의 건강에도 영향을 주므로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항암 효과·심장병 예방에 탁월한 닭고기

이런 만성 위장병에는 조상의 지혜를 빌려 닭과 옻을 함께 조리해 먹으면 효과적이다. 닭고기는 예로부터 영양이 풍부해 비삼, 즉 나는 산삼이라고 일컬어지며 보양음식으로 수라상에 올리기도 했다. 「동의보감」에는 닭고기가 비장과 위장을 튼튼하게 만들고 소화력과 골수를 강화시켜 허약 체질에 좋다고 이야기한다.

 

닭은 육질이 부드럽기 때문에 위장을 편하게 하면서 단백질 보충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닭고기 부위 중 날개는 피부 미용과 골다공증에 좋다. 콜라겐 성분이 들어 있어 섭취하면 고운 피부를 만들 수 있다. 콜라겐은 일반적인 식사만으로는 충분히 섭취되지 않으므로 별도의 섭취가 필요하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단백질의 함량이 많아 두뇌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성장과 면역에 영향을 주는 비타민A가 소고기의 10배 정도 들어 있다. 비타민B6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근육 형성을 돕고 심장을 튼튼하게 해준다. 닭고기는 여러 영양소를 바탕으로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뼈대의 강화, 세포조직의 생성 등을 도와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뇌신경 전달물질의 활동을 촉진해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심신(心身)을 강화시키는 닭·옻나무의 궁합

닭고기는 지방과 칼로리가 낮다. 게다가 전체 지방의 2/3가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닭고기의 불포화지방산에는 리놀렌산이 있어 항암 작용을 한다. 동맥경화, 심장병 등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암연구협회와 세계암연구재단에서는 닭고기를 비롯한 백색육 섭취를 통해 암 발생률을 줄일 것을 권장하고 있기도 하다. 또 산후 회복식에 사용하기 좋은 식재료 중 하나가 닭고기다. 임산부에게 필요한 단백질과 필수 지방산이 많고 소화 흡수가 잘 된다. 닭 자체가 섬유질이 가늘고 연할뿐더러 근육 섬유 속에 지방이 들어 있지 않아 어린이나 노인, 회복기 환자들에게 좋다.

 

옻은 소화를 돕고 어혈과 염증을 풀어줄 뿐 아니라 관절염, 신경통, 피부병에도 효과가 있다. 우리 몸에 좋은 효능을 많이 내포하고 있지만 독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섭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때 닭이 옻을 중화시켜 각자 내재한 유효 성분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특히 옻 중에서 황색을 띠는 황칠나무가 닭과의 궁합이 좋다. 황칠은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은 감소시키고 유용한 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는 등 혈액을 정화시켜 혈류, 혈압, 동맥, 당뇨, 생리 기능을 증진시키고, 관련 질병의 발생 위험을 줄여준다. 또 안식향(安息香)이라는 독특한 향을 갖고 있어서 사람의 신경을 안정시켜 주기 때문에 정신 건강에도 이롭다.

 

건강식으로 옻과 닭을 매치하면 단점을 완화하면서 효능을 그대로 이끌어 낼 수 있다. 먹을 때 체질에 따라 옻독이 오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지만 허약한 몸을 건강하게 바꿔주는 최적의 궁합임에는 틀림없다.

/출처=월간외식경영
글 김오곤 건강음식 스토리텔러(
korea31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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