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하게 봤다간 큰코다치는 ‘대상포진’
말로 표현 못할 통증…면역저하·스트레스가 원인
피부가 화끈거리면서 반점-물집-딱지 생겨
예방백신 최근 개발
대상포진은 피부의 특정부위가 화끈거리거나 찌릿하고 매우 민감해진 후 붉은 반점→여러 무리의 물집→딱지가 나면서 사라진다. 그냥 방치하면 멈출 줄 모르는 만성통증으로 우울증, 수면장애, 식욕부진, 변비, 권태, 성욕감퇴 등을 동반하게 된다. |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2 월화드라마 ‘골든 크로스’에 등장하는 배우 김규철의 음성이 부자연스러워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어떤 경우에는 듣기조차 불편했다. 시청자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제작진은 김규철씨가 성대에 바이러스성 대상포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은 “허스키한 음성은 설정이 아니고, 한쪽 성대가 마비되어 음성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연기자 본인도 힘드셨고 극 중 박희서 변호사의 역할이 워낙 컸기 때문에 제작진도 초반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대상포진은 우리 몸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고, 일상생활을 힘들게 할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대상포진을 쉽게 봤다가는 큰 코다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둬야 한다.
◆쉽게 보다간 큰코다친다
올해는 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체력과 면역력 저하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노년층은 면역력 저하로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대상포진은 띠모양의 피부 발진을 보인다. 대구가톨릭대병원 피부과 박준수 교수는 “수두를 앓은 사람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 수두를 일으킨 바이러스가 몸의 어떤 신경 세포에 잠재해 있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해 병을 일으킨다. 인구의 약 20%가 대상포진에 걸리는데 무엇이 건강한 정상인에게서 바이러스를 다시 활동하게 해 병을 일으키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단 질병과 싸우는 몸의 능력이 일시적으로 약해졌기 때문이라 알려져 있다. 면역 반응이 약해진 40~60세 이상에서 자주 발생한다. 외상이나 스트레스 등도 대상포진을 야기할 수 있다. 백혈병이나 림프종 등의 암 환자나 암으로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을 경우, 질병을 방어하는 능력이 약해져 대상포진에 걸리기 쉽고, 또 더 심하게 앓는다. 장기 이식을 받고 이식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약을 복용 중인 사람과 AIDS 같은 면역 체계를 침범하는 병이 있는 사람도 이 병에 걸리기 쉽다.
특정부위 민감→붉은 반점→여러 무리의 물집→딱지가 나면서 사라진다.
좀 더 상세히 설명하면 처음 증상은 피부의 어떤 부위가 화끈화끈하거나 찌릿찌릿하고 매우 민감해진다. 이것은 붉은 반점이 생기기 전 4~5일 동안 나타날 수 있으며 미열이나 두통이 있을 수 있다. 붉은 반점은 곧 무리지어 모인 형태로 변하는데 이 물집들은 보통 2~3주 정도 지속된다. 이후 물집들은 딱지가 앉은 후 사라지기 시작하는데 통증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30세 이하에서는 통증이 경미하나 60세 이상에서는 발진 소실 후에도 수개월간 통증이 지속된다.
코의 측면 및 끝에 물집이 나타나면 안 신경부분이 침범된 것으로 각막의 수포 및 궤양으로 실명할 수 있다. 안면 신경 및 청신경이 침범되어 동측에 안면마비, 귀앓이, 안구진탕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천골 부위에 나타나면 신경원성 방광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상포진은 가슴부위에서 가장 흔하다. 다음으로 엉덩이, 얼굴, 배에도 빈번하게 생긴다.
박 교수는 “통증은 상상 그 이상이다. 벌레가 기어 다니는 듯한 느낌의 피부이상 감각과 옷만 스쳐도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느껴지는 이질통 등이 나타나게 된다”며 “멈출 줄 모르는 통증은 우울증, 수면장애, 식욕부진, 변비, 권태, 성욕감퇴를 동반하게 된다. 즉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지독한 만성통증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합병증과 치료
피부병변이 치유된 이후에도 지속적이거나 간헐적인 통증이 계속될 수 있는 ‘포진 후 동통’이 나타날 수 있다. 합병증은 오랫동안, 때로는 수년까지 지속될 수 있는데 60세 이상의 나이가 많은 사람에서 더 흔하다. 다른 질병이 있는 사람이나 면역 체계가 약해진 사람에서 대상포진이 전신으로 퍼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내부 장기들도 대상포진에 의해 침범될 수 있다.
대상포진은 보통 몸의 한쪽 부분에 생기는 통증과 물집의 양상으로 진단된다. 더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 물집의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거나 물집이 생긴 부위의 살을 조금 떼어내어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최근 대상포진에 대한 예방 백신이 개발되었다. 수두 예방 접종과 동일한 균주로 생산된 백신인 대상포진 백신은 단 1회의 접종만 시행하므로 비교적 편리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대상포진에 대한 예방 효과와 더불어 포진 후 신경통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어 50세 이상의 연령층에는 권유할 만하다.
젊은 사람은 일상적인 활동을 하여도 좋으나 중년 이후에서는 육체적 활동을 피하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포진 후 동통 예방에 중요하다. 통증에는 아스피린, 코데인 등 진통제가 효과적이며 국소신경마취도 효과적이다.
박 교수는 “50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부신피질호르몬 전신투여나 근육주사가 포진 후 동통 예방에 효과적이다. 병의 초기에 항바이러스제의 혈관주사나 경구투여가 급성 통증 및 치료 기간을 줄일 수 있다”며 “이차 세균 감염 시 항생제를 사용하며, 이 밖에 여러 신경안정제들과 국소 열찜질이 포진 후 동통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피부과 박준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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