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졸음병 확산 소식이 화제다. 카자흐스탄 아크몰라주의 카라치 마을에서 원인 모를 졸음병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처음 나타난 졸음병은 현재까지 전체 주민 680명 가운데 약 20%에 해당하는 인구를 긴 수면에 빠뜨렸다. 대규모 조사단이 투입돼 마을 환경과 환자들의 상태를 살폈지만, 아직 카자흐스탄 졸음병 확산의 구체적인 원인을 찾지 못했다.
- ▲ 사진=YTN 뉴스 영상 캡처
일반적으로 졸음이 자주 쏟아지고 이를 극복하기 힘든 질환을 기면증이라고 한다. 기면증 환자들은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했음에도 낮 시간에 졸음에 빠져드는 증상을 보인다. 이번 카자흐스탄 졸음병은 졸음과 함께 신체마비까지 동반한다는 점에서 기면증과 유사하다. 하지만 문제의 병은 이틀 이상이나 깨어나지 않고 방향감각이나 기억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나, 단순 기면증으로 간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자흐스탄 졸음병 확산의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개 쏟아지는 졸음은 뇌의 시상하부에서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히포크레틴'이라는 세포가 죽으면서 생긴다고 알려졌다. 히포크레틴의 신호는 우리가 평소 활동할 때 각성 상태를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히포크레틴이 줄면 갑자기 졸음이 밀려오는 것이다. 체내 면역기능의 저하가 이 세포를 죽이는 이유로 보는 견해가 많다.
졸음병으로 인해 기억, 방향감각 등을 상실한 카라치 마을 사람들은 '수면마비'에 걸렸을 가능성도 있다. 수면마비는 수면 직후 몸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도록 돕는 수의근이 잠시 마비되는 것을 말한다. 수면마비를 앓게 되면 잠을 깬 후에도 꿈이 지속하는 것처럼 느끼는 환각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