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등산객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등산을 하면 신체의 모든 근육과 관절이 적절히 사용돼 근력이 강화되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하산길에 들어서면서부터 무릎에 이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산 시 체중 5~7배 하중 가해져
산을 오를 땐 아무렇지도 않다가 하산 시에 갑자기 무릎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오르막보다 내리막 길에서 무릎에 전달되는 하중이 더 크기 때문인데, 산을 오를 때는 체중의 2~3배, 내려갈 때에는 체중의 5~7배 정도의 하중이 무릎에 전달된다. 특히 경사가 가파른 길을 내려갈 때는 무릎이 120도 이상으로 과하게 구부러지는 동작을 취하게 돼 체중의 15배에 달하는 부하가 가해지며 심각한 무릎 통증이 발생한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등산을 권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산행 시에는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평소보다 큰데,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경우 무릎 연골이 약해져 있는 상태이므로 일반인에 비해 훨씬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보폭 작게 천천히 걷는 게 좋아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완등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다.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정상에 오르겠다고 고집 부리기 보다는, 바로 하산하여 더 심각한 부상을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적절한 보행기술을 익히고 장비를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발목까지 보호할 수 있는 등산화를 착용하고, 산행 시 지팡이나 스틱을 사용하면 하체에 집중되는 하중을 약 30% 정도 분산시켜 체력 소모 방지는 물론 관절을 보호할 수 있다. 또한 산을 오를 때보다 하산 시 무릎에 더 큰 충격이 가해지므로, 이 때에는 보폭을 작게 하고 걷는 속도를 천천히 유지하는 것이 좋다.
◇뭉친 근육 풀어주는 정리운동을
등산 후 정리운동은 등산 전에 하는 준비운동만큼이나 중요하다. 가볍게 근육을 풀어주는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을 한 뒤, 산행 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허벅지와 종아리를 중심으로 마사지를 하면 뭉친 근육을 푸는 데 효과적이다. 귀가 후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하는 것도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반면, 등산 후 무릎이 붓거나 통증이 계속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평상시 관절염이 있던 사람이라면 무리한 등산으로 증상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다.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경우, 가파른 경사나 계단이 많은 산행길은 피하고 경사가 완만한 길을 한 시간 내외로만 가볍게 걷는 것이 좋다”며 “등산 전 준비운동과 하산 후 정리운동을 통해 관절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