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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순환 돕고 콜레스테롤 낮춰주는 감

호젓한오솔길 2015. 11. 2. 22:28


혈액순환 돕고 콜레스테롤 낮춰주는 감

  • 글 김달래(김달래한의원 원장)

  • /사진 헬스조선DB


냉증과 열증 사이


과자나 사탕이 없던 시절에는 홍시나 곶감이 최고의 선물이었다. 아이가 울 때 곶감만 주면 즉시 울음을 그칠 만큼 달콤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달래는 용도 외에도 감은 쓸모가 많은 과일이다.

감나무
감나무


감은 먹는 방법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일반 감은 한약명으로 시자(柿子)라고 부르고, 곶감은 백시(白柿), 불에 말린 감은 오시(烏柿), 고욤은 소시(小柿)라고 부른다. 감은 따뜻한 지역에서 재배하면 단맛이 많아지고, 추운 지역에서는 단맛보다 떫은맛이 강해진다. 열매뿐 아니라 잎도 식용으로 쓴다. 감잎을 여름에 따서 뜨거운 물에 담그거나 증기에 찐 후 말려서 차를 만든다. 성질이 차고 맛이 쓴 감잎은 혈압 및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고, 심장의 관상동맥을 이완시켜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그래서 감잎차는 고혈압과 심장병, 동맥경화증의 예방에 사용된다. 감잎차에는 비타민C가 풍부해서 감기 초기에 마시면 도움이 되기도 한다. 감잎 100g 기준에 비타민C가 500~1000mg 함유돼 있어서, 100g 기준에 280mg이 들어 있는 녹차에 비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각종 약리작용에 탁월한 감
감을 먹으면 혈액 속 에탄올의 산화를 촉진하기 때문에 숙취해소에 좋다. 그 뿐만 아니라 요오드가 들어 있어 갑상선질환이 있는 사람이 먹으면 좋다. 감에 든 타닌산은 체내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대변을 단단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감을 먹으면 설사를 멎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또한 감에는 지혈작용이 있어 피를 토하거나 기침하는 사람이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목이 마를 때, 가래가 많고 기침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만성기관지염에도 감을 약으로 사용한다. 이밖에 입안 점막 혹은 혀에 염증이 생겼을 때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곶감, 고욤 모두 효능은 비슷해
곶감은 감의 껍질을 깎은 후 햇볕에 40~70일 동안 말린 것이다. 곶감의 열량은 100g 기준 250kcal로 50kcal인 단감보다 5배 정도 높다. 곶감 표면에 하얀 단맛이 나는 가루가 묻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포도당이나 과당이 표면으로 빠져나온 것이다. 곶감은 건조 과정에서 차가운 성질이 다소 줄어들지만, 효능은 일반 감과 거의 동일하다. 고욤은 한자로 군천자(君遷子) 또는 ‘작은 감’이라는 의미의 소시로 표기한다. 열매가 작고 과육이 거의 없으며 주로 씨앗만 꽉 차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익은 상태에서 먹어야 한다. 푹 익으면 맛이 뛰어나다.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에 등장하는 로토파고스 사람들이 먹었다는 환상의 음식이 고욤(Diospyros lotus)이다. 고욤의 주성분도 일반 감과 마찬가지로 타닌산인데, 갈증을 없애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없애주며 얼굴에 윤기가 나게 한다. 또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설사와 복통이 있을 때 먹으면 도움이 된다.

몸이 찬 사람은 적게 먹는 것이 좋아
감이나 고욤은 아랫배가 차면서 식욕이 없는 사람,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또한 차가운 성질 때문에 소화불량이나 배탈, 설사가 날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게 좋다. <동의보감>에 ‘몸이 찬 사람이 성질이 차가운 게와 홍시를 함께 먹으면 그 차가운 효과가 너무 지나쳐서 주의해야 한다’고 기록돼 있다. 사상의학에서는 감을 태양인의 음식으로 분류한다. 태음인 체질인 사람이 감을 많이 먹게 되면 체중이 많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감이나 감잎의 타닌산은 몸속에서 수분을 끌어당기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변비가 심한 사람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는 작용을 하므로 빈혈이 심한 사람은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TIP. 감을 건강하게 먹는 방법
우리나라 재래종 감은 10월에 채취한다. 다 익도록 둬서 홍시로 만들기도 하고, 껍질을 깎아서 곶감을 만들기도 한다. 생감은 떫은맛이 강해서 예전에는 40℃가량의 따뜻한 물에 하루 정도 감을 우려서 먹었다. 최근에는 알코올법이나 탄산법 등 기술이 발달해 그냥 먹어도 맛이 좋은 감을 찾기 쉽다. 감잎차로 마실 때는 3~9g을 뜨거운 물에 2~3분 동안 넣어 여러 번 우려내어 마시는 게 좋다.

김달래한의원 원장
김달래한의원 원장
/김달래
한의학 박사이자 사상체질과 전문의로 현재 김달래한의원 원장이다.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 사상체질의학회 회장을 지냈다. ‘냉증과 열증’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냉증치료에 대한 올바른 지식 전파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