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내단리 왕버들

호젓한오솔길 2016. 5. 13. 23:00



내단리 왕버들

 

 

          솔길 남현태

 

 

마을 앞 들판에 앉아

외로이 늙어버린 버드나무

세상사 썩은 속

쓴웃음으로 달래고

 

불볕 더위 힘겨운 나그네

땀 식혀주더니

농작물 그늘 지운 죄

멀쩡한 사지 잘려나가는

 

모진 시집살이 견디며

친정 소식 그리다가

홀로 우두커니

오가는 세인들 바라본다.

 

 

(2016.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