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15구간 (남락고개~ 금정산~ 백양산~ 개금고개)
솔길 남현태
희망의 정유년도 벌써 1월 중순으로 접어들고, 촛불 속의 세상 민심은 얼음장처럼 차갑고 서릿발처럼 냉정해도 올 겨울 날씨는 유난히 포근했다. 그래도 겨울은 추워야 겨울 맛이 난다는데, 그간 어정쩡한 날씨에 겨울 잠을 자야 할 복수초 등 봄 꽃들이 철없이 피어 난다고 하니, 이러다가 개구리란 놈들도 봄인 줄 알고 잘못 튀어나와 얼어 죽지나 않을까 싶다.
옛 말에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었다고 하였으니 매년 소한 때가 되면 춥기는 추웠던 모양인데, 올해는 포근한 소한을 지난 지 오래이고 대한이 가까워지는 이번 주에는 올 겨울 들어 가장 큰 추이가 몰려온단다. 수요일부터 추워지기 시작한 날씨가 한파 특보가 발령되며 수은주가 곤두박질 치더니, 주말에는 절정을 이루어 서울 지방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고 전국을 꽁꽁 얼린다고 한다.
이번 주에는 낙동정맥 15구간 산행을 가기로 하였는데, 그래도 날씨가 추워진다고 하니 마음이 움츠려 든다. 지난 12월 31일 어둠 속에 하산을 하여 택시가 없어서 쩔쩔매던 경남 양산시의 남락고개에서 시작하여 지경고개, 계명봉, 갑오봉, 금정산, 만덕고개, 불웅령, 백양산을 거쳐 부산시 개금고개까지 이어지는 약 27Km 정도의 거리에 10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최고봉인 금정산은 우리나라 백대 명산에 속하면서 포항에서 그리 멀지 않는 어중간한 곳에 위치한 관계로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산이다.
포항의 기온이 영하 8도를 가리키는 일요일 새벽 4시 40분에 집 근처 약속 장소로 나가 잠시 기다렸다가 산이좋아님 차를 타고, 자동차 회수를 지원하기 위해 함께 지원 산행을 나온 알파인님과 같이 5명이 경주를 지나면서 무봉리 국밥집에 들러서 따뜻한 순대국밥으로 느긋하게 이른 아침을 먹은 후 7시 50분경에 남락고개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니, 그나마 바람이 불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늘한 아침 햇살이 파고드는 매봉산 위에는 얼어 붙은 하얀 조각달을 바라보며 각자 서둘러 산행 준비를 하여 자동차들 새벽공기 가르는 남락고개를 뒤로하고, 농가로 올라가는 허름한 농로를 따라 작은 언덕배기 오르면서 제 15차 낙동정맥 길은 시작된다. 파란 창공에 떠 있는 하얀 아침 달을 살짝 당겨보고, 농로를 따라 시작하는 발걸음 작은 고개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사배이산(284m)에 오른다.
잠시 가파른 길 내려서다가 시원한 전망 바위에서 건너 산 마루금 위에 내려앉은 하얀 조각달 바라보며, 대나무 숲길로 내려서서 경부고속도로가 가로 지르는 지경고개 고가도로를 건너면서 내려다본 경부고속도로 위에는 자동차들 시원스럽게 달린다. 길가에 동백나무에는 빨간 동백꽃이 만개하였는데, 가까이 다가가 카메라를 겨누어 보니, 이번 추위에 꽃잎이 모두 얼어버렸다. 추위에 얼어 붙은 빨간 동백꽃을 드려다 보고 계명봉을 바라보며 도로 건널목을 건넌다.
녹동마을 이정표를 지나 국도변을 따라 잠시 걷다가 좌측으로 접어드는 임도 길 낙동정맥 부산구간 안내도 앞에 걸음 머물고, 몰운대까지 남은 한 구간 살펴본다. 허름한 오솔길 따라 잠시 가파른 길 오르고 나니, 계명봉을 알리는 이정표가 세워진 봉우리에 올라서고, 잠시 계명봉에서 머물던 걸음은 건너 금정산과 범어사 풍경 바라보며 경내 풍경 찬찬히 담아본다.
잠시 내려선 목쟁이에서 머물던 걸음 가파른 길 따라 갑오봉으로 오른다. 갑오봉(720m)에서 바라본 장군봉 억새평전 풍경 평화롭고, 금정산 고당봉 풍경 낙동강 건너 아스라히 다가서는 낙남정맥 종점 동신어산과 고암나루터 모습 지난 가을날의 추억들 살며시 당겨본다. 바위에 미륵불이라는 글씨가 쓰여진 곳을 따라 잠시 아래로 내려가니, 커다란 바위 벽에 '양산 가산리 마애여래입상' 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
모진 세월의 비바람에 마멸된 희미한 불상 모습 불상 아래 축대가 있는 공터로 보아 작은 절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단다. 마애여래상 앞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낙남정맥의 종점 고암나루터 풍경 평화롭게 보이고, 올려다본 금이 간 바위 봉우리들은 무너질까 위태롭다. 마애불 구경을 하고 돌아 올라오는 길에 장작 무더기 옆에 세워진 낡은 지게 모습에서 어린 날의 아린 추억들을 회상케 한다.
다시 낙동정맥 길 능선에 올라선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보니, 조금 전에 다녀온 마애불 모습이 발 아래 보인다. 조망시원한 전망바위에서 기념사진 찍혀보고, 내려다본 낙동강과 건너 신의산과 낙남정맥 풍경 시원스럽게 펼쳐지니, 걸어 온 낙동정맥 구간 중에 최고의 조망이 아닐까 싶다.
금정산 고당봉 바라보며 재촉한 걸음은 나무계단길 밟으며, 오늘의 최고봉 금정산 고단봉으로 오른다.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처음 올라와 보는 바위 봉우리 고당봉(801.5m) 정상에서 파이팅 외치며 기념사진 찍혀본다. 고당봉에서 바라본 금정산성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마루금은 아련하게 펼쳐지고, 낙동강 건너에는 낙남정맥 마루금이 강물에 꼬리를 감추었다.
갑오봉에서 걸어온 능선길, 동쪽 회동저수지 방향 풍경 바라보고 나무계단 길 따라 고당봉을 내려선다. 금정산성 너머로 멀리 부산 광안리 해안 물 위를 달리는 광안대교와 해안 높이 솟은 빌딩 모습들이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신다. 북문 근처에 내려서니 성안에 필수 조건인 세심정의 풍부한 샘물 흐르고 근처에 산악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이 올라와 쉬고 있다.
북문에서 올려다 본 금정산 풍경 산성을 따라 이어지는 정맥길, 산불감시원 아저씨 덕분에 북문에서 단체로 기념사진 찍혀본다. 북문을 지나서 작은 봉우리에서 바라본 고당봉에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바위 봉우리와 암자가 보이는 것 같아 살짝 당겨보니, 미륵봉과 미륵사 라고 하는데, 바위 중간에도 누각을 지은 아담한 미륵사 풍경 정겹게 보인다.
성루 위에 정상석이 있는 곳 원효봉(687m) 이라고 한다. 원효봉에서 바라본 올망졸망 산봉우리들 조망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사람 사는 모습 정겨운 부산 금정구와 회동 저수지 풍경, 꼬불꼬불 금정산성 너머로 광안리 해안 풍경이 펼쳐지는 곳 따뜻한 양지쪽에 앉아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김유신 솔바위 전설을 알리는 안내판을 지나, 무너질 듯 위태로운 바위들 꼬불꼬불 이어지는 산성길 어느 산님 덕분에 단체로 기념사진 찍혀본다. 두 개가 비스듬히 포개진 바위는 두꺼비 바위인가 발걸음은 동문을 지난다. 이어지는 산성길은 잠시 작은 봉우리 넘어 2차선 포장도로 있는 산성고개 다리 위를 건너고, 성루를 따라 오른 걸음은 대륙봉(520m)에 올라선다.
대륙봉에서 바라본 부산 금정구 풍경 발아래 바위 모습 한 조각 조각품 같다. 발걸음은 오버런 하여 남문에 이르고 금정산 남문 안내판, 이왕에 온 김에 남문을 둘러보고 남문 밖으로 나와서 잠시 돌아 올라 만덕고개로 향하는 길, 상가 상수도 호스가 터져서 뿌려진 물이 차가운 날씨가 얼음 조각 예술품을 만들었다.
만덕고개를 알리는 이정표 지나 건너 산 바위 아래 보이는 암자는 병풍암 이라고 한다. 만덕고개를 알리는 안내판, 만덕고개와 빼빼영감 전설을 담은 안내판을 지나니, 산미나리 차 시음하며 판매하는 곳 스님 왈 목구멍에 한 모금만 넘어가면 뭔가 달라진다고 한다. 가로지르는 만덕고개 도로를 나무다리로 건너고, 나무 계단 따라 잠시 가파른 길 오르니 빼곡한 숲이 우거진 길 만남의 숲이라고 한다.
잠시 오르막 길 올랐다가 내려서는 곳 이 곳에도 만남의 숲이라고 한다. 본격적으로 이어지는 오르막 길 불웅령 오르는 정망바위에서 바라본 걸어온 능선과 잘록한 만덕고개 모습, 낙동강 쪽 아파트촌 풍경,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 능선을 따라 돌탑이 있는 불웅령에 도착한다.
불웅령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어보고, 잠시 머물던 걸음은 억새길 목쟁이와 작은 봉우리 하나 지나 백양산 정상에서 마중 온 알파인님을 만난다. 백양산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혀보고, 과일과 빵을 먹으며 잠시 머물던 걸음은 능선길 따라 나지막한 헬기장으로 변한 애진봉을 지나고 잠시 오르막 올라 유두봉(589.1m)에 도착하니, 낙동강 하구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유두봉에서 돌아본 백양산 이어지는 낙동정맥 마루금은 부산시가지 콘크리트 건물들이 가로막은 곳으로 향하고, 나지막한 능선 길 따라 삼각봉(454m)에 올랐다가 솔밭 능선 따라 내려선 걸음은 도심지로 변해버린 개금고개로 내려서는 길 포근한 겨울 날씨에 매화나무는 하얗게 꽃을 피워서 얼어있다.
채전 밭의 채소들도 파랗게 자라다가 한 며칠 추운 날씨에 꽁꽁 얼어있다. 시가지로 내려선 걸음은 개금역 지하도로 내려가서 도로를 건너고, 다음 산행을 줄이기 위해 백병원 쪽으로 잠시 시가지 길을 따라 올라간다. 어두워지는 시간에 백병원 앞에 도착하여 오늘 산행을 여기서 접기로 하고, 알파인님이 몰고 올 자동차를 기다린다.
아침 7시 50분경에 남락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약 10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개금역에 도착하여, 지하도로 내려가 건널목을 건넌다. 저녁 5시 50분경 다음 산행 들머리가 좀더 가까운 부산 백병원 앞까지 걸어 올라가 행장을 풀면서 오늘 산행길은 종료된다. 부산 백병원 앞에서 산행을 마치고 바로 포항으로 돌아와 지난 번에 들렸던 대이동 참육우 집에 들려서 미국산 쇠고기 구워가며 하산주를 나누고, 밤 10시경에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낙동정맥 15차 산행길을 갈무리해본다.
(2017.01.15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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