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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 11구간(땜빵) (아화고개~ 사룡산~ 메아리농장)

호젓한오솔길 2017. 6. 24. 09:23

 

 

낙동정맥 11구간(땜빵) (아화고개~ 사룡산~ 메아리농장)



                                                               솔길 남현태



유난히 포근하던 올 겨울 날씨도 일년 중에 가장 춥다고 하는 대한을 맞이하여, 이름값을 하려는지 전국을 꽁꽁 얼리는 동장군이 몰려든다. 설을 일주일 앞둔 이번 주 일요일에는 네 명이 팀산행으로 진행해오던 낙동정맥 마지막 구간을 졸업 산행하기로 하였는데, 개인적으로 중간에 남아 있는 한 구간이 찜찜하여 토요일에 혼자 땜빵 산행을 다녀오기로 한다.


혼자 땜빵 산행하게 될 낙동정맥 11구간은 경주시 아화고개에서 시작하여, 사룡산, 숲재, 부산성 고냉지채소밭, 청천봉, 독고불재, 오리재, 당고개, 단석산갈림길, OK 수련원, 메아리농장까지 끊어진 약 28Km 구간을 잇는 산행길이다. 추운 날씨에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연이어 산행을 간다고 하니, 마눌은 경주 쪽에는 눈이 많이 왔다고 하면서 산행을 못 가게 만류한다.


아침 일찍 산행을 간다고 하면서 조금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더니 아침 7시가 넘어서야 눈을 뜬다.  서둘러 산행 준비를 하고 아침 8시 30분경에 추운 날씨에 꽁꽁 얼어 있는 아화고개 애기지휴게소 앞에 주차하고 서둘러 산행 준비를 하여 잠시 도로를 따라 흐트러진 마루금을 찾아 잠시 서성이면서 눈 쌓여 하얀 과수원 언덕길을 따라 오른다.


냉동 창고 지역을 지난 농로길 삼거리에 산님들 리본이 낙동길 들머리를 알려준다. 농가 뒤 과수원 언덕길 오르면서 돌아본 아화고개 풍경 한가롭고, 눈 덮인 언덕길을 따라 올라간 과수원 길에서 길을 못 찾아 우왕좌왕 잠시 알바를 하면서 허우적대던 걸음은 확장 공사중인 경부고속도로 쪽으로 내려선다.


고속도로를 건너기 위해 잠시 좌측으로 따라 내려가니, 도로 아래로 터널이 두 개 있는데, 새로 뚫고 있는 넓은 터널은 공사 중이라 막혀있고 바로 옆에 작은 터널을 따라 도로를 건넌다. 눈 덮인 임도 길 따라 하얀 눈 깔린 임도길 걸어 올라 포근한 양지쪽 묘지 옆길로 내려선 걸음은 얼어 눈 덮인 작은 못 가에 낡아 허물어진 농가가 있는 곳에 내려선다.

 

허물어진 농가 앞을 가로 지르는 2차선 도로를 건너고, 눈 가루 깔린 소나무 숲 길을 따라 들어간 걸음은 오르락 내리락 나지막한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사룡산이 4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낙엽 위에 쌓인 하얀 눈길 따라 오르는 미끄러운 길은 차츰차츰 고도를 높여간다.


미끄러운 오르막 길에서 배낭 속에 들어 있는 아이젠을 꺼내 신을까 하다가 번거로운 생각이 들어 그냥 올라간다. 올 겨울 처음 밟아보는 눈 산행길 사룡산이 점점 가까워질수록 발 밑은 점점 미끄럽게 느껴진다. 조망 시원한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멀리 구봉산 풍경과 은은한 인간사 위에 머물던 걸음 바람 싸늘한 능선길 따라 이어진다.


낙동정맥 사룡산 삼거리에 도착하여, 낙동정맥 삼거리(656m) 표지석을 지나 낙동정맥에서 조금 벗어나 앉은 사룡산 쪽으로 잠시 걸음을 옮기니, 산불감시 초소 전망대가 보이고 눈 쌓인 오늘은 산불감시원 아저씨도 휴무인 듯하다. 하얀 눈 위에 발자국을 새기며 걷는 걸음 잠시 내리막 길 내려서니 아래쪽에서 올라온 발자국을 만난다.


하얀 산정에 무덤 한기 지키고 있는 사룡산 처음 올라온 사룡산에는 정상석 세 개가 나란히 앉아있다. 수목이 많아 조망이 별로 없는 사룡산 정상을 뒤로하고 하얀 눈길 달려 내려선 걸음은 철문이 열린 마을로 들어서니, 이 곳이 생식 마을이라고 한다. 돌아본 사룡산과 생식마을 다시 열린 철문을 나서니, 생식마을을 알리는 낡은 안내판 앞에 걸음을 멈추었다가 리본 달린 산길 따라 능선을 오르내리던 걸음은 무명 봉우리에 올라서고, 낙엽 쌓인 가파른 내리막 길이 미끄러워 아이젠을 신고도 한꼴띠 오지게 넘어지며 포장도로가 가로 지르는 숲재로 내려선다.


임도를 따라 오르면서 돌아본 숲재 풍경, 잠시 임도를 따라 오르니 눈 덮인 등산로와 만났다 헤어지며 부산(715.7m) 임을 알리는 표지가 달려있다. 이어지는 하얀 부산성 능선길 고냉지 채소밭으로 들러서니, 건너 바위봉우리 늘어선 오봉산 모습이 보인다. 살짝 당겨본 오봉산과 약사암 풍경 바위봉우리 아래 약사암 풍경 다사롭다.


산님들 리본이 낙동정맥 길을 알리는 능선길 점심을 먹을 곳을 살피며 걷다 보니, 장끼 몇 마리 퍼드득 날아간 양지바른 억새 길 언덕 따뜻한 햇살에 눈 녹은 억새 사이에 앉아 따듯한 점심 도시락을 펼치고 잠시 느긋하게 쉬어간다. 빼곡한 잣나무 숲 길 지나 잡목 늘어진 능선길 백설 위에 솔향기 풍기는 듯한 임도길 따라 오르니, 트랭글이 정상을 알리고, 잠시 후 산불 감시초소가 있는 청천봉(760m)에 올라선다.


정상을 알리는 표지석은 없고 주렁주렁 달린 산님들 리본이 달려 있고, 산불감시원이 매어놓은 개 두 마리가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가까이 다가가니 짖어댄다. 청천봉에서 좌측으로 꺾인 정맥 길은 가파른 낙엽 위를 내려서고 독고불재로 내려서는 길 건너 올라 갈 봉우리가 높아 보인다.


전선 울타리 둘러진 독고불재 농장길 울타리를 따라 내려오다 스틱에 부딧치니, 찌릿한 느낌이 드는 것이 전기가 통하고 있다. 농장으로 올라오는 시멘트 길이 있는 독고불재에 내려서니, 길가에 여러 채의 별장이 보이고 전선 울타리에 농장으로 들어가는 철문은 방역을 위한 출입금지 표지판과 함께 꽁꽁 잠겨있다.


여름철 시원한 쉼터로 보이는 독고불재를 건너 잠시 가파른 길 밀고 오르니, 낙동정맥 651.2m 봉우리를 알리는 준.희님의 표지판이 산님들의 리본과 함께 달려 있다. 낙엽 속살 위에 잔설 남은 능선 길은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사람 사는 모습들이 보이고, 오르락 내리락 부드럽게 이어진다. 


좌측 골짜기 건너 우중골을 품에 안은 서라벌 제일봉 단석산 가는 길에 여러 번 오른 적 있는 우중골의 겨울 고요하게 다가선다. 멀리 잘록한 당고개를 바라보며 이어지는 능선 길 어두지 갈림 길 임도를 건너고, 작은 봉우리 하나 넘어서 당고개 도로에 내려선다. 산내면을 알리는 표지석 당고개 휴게소를 바라보며 고갯마루 도로를 건너고, 가파른 오르막 길 따라 능선에 올라선다.


단석산으로 향하는 능선 길은 낙엽 위에 흰 눈이 뿌려져 있고, 눈 쌓인 음지는 산님들의 발걸음이 낙엽 오솔길로 만들었다. 오르락 내리락 단석산을 향하여 이어지는 능선 길은 단석산 갈림길에 도착하여, 마중 나오기로 한 당산님과 민트님에게 전화를 하고, 메아리농장으로 향하는 길도 음지에는 눈이 남아 있고, 양지쪽은 낙엽길이다.


부드러운 낙엽 능선길은 OK 수련원 갈림길에 내려서고 이어지는 능선길은 수련원 초지 위를 걷는다. 멀리 수련원 눈설매장이 있는 곳에는 주말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분주하고, 계단길 따라 작은 봉우리 오르는 길 돌아본 OK 수련원 풍경 광활하다. 통신탑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고 다 왔나 싶으면 또 앞에 작은 봉우리가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조금 지루한 능선 길은 메아리 농장으로 내려서니, 당산님과 민트님이 마중을 나와있다. 메아리농장의 소들도 마중을 나와 있다가 카메라를 들이대니 우르르 안으로 몰려 들어간다. 지난 번에 출발했던 목장 앞으로 내려와서 기념사진 찍혀보고, 당산님과 민트님과 기념사진을 찍어본다.


아침 8시 33분에 아화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하얀 눈길 따라 약 28.3Km 거리에 8시간 24분이나 소요된 산행을 마치고, 오후 5시경에 당산님과 민트님이 마중 나온 메아리농장에 하산하면서 오늘 산행길은 종료된다. 당산님의 차를 타고 애기지휴게소에 주차된 자동차에 도착하여 각자 차를 타고 포항으로 돌아와 우리 집 근처 식당에서 만나 삼겹살에 소주 한잔 나누며 숙제로 남았던 땜빵 산행을 깔끔하게 갈무리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새벽에 떠날 낙동정맥 마지막 구간 산행을 위해 배낭을 챙긴다.

(2017.01.21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