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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 마지막(16)구간 (개금고개~ 엄광산~ 구덕산~ 몰운대)

호젓한오솔길 2017. 6. 24. 09:25

 

 

낙동정맥 마지막(16)구간 (개금고개~ 엄광산~ 구덕산~ 몰운대)

 

 


                                                                솔길 남현태

 


태평양 건너 우방국인 미국의 대통령이 바뀌고 요동치는 국제정세 속에 대통령 탄핵 소추로 꽁꽁 얼어 붙은 대한민국은 민생은 뒤로한 체 기회에 차기 대권을 잡아보려고 몰려나온 정치권 잠룡들의 허무맹랑한 공약에 어느 놈이 진짜로 알짜배기인지 분간을 할 수 없는 국민들은 눈치를 살피느라 중심을 잡기가 어려운 듯하다. 재벌들을 잡아다가 목을 조이니 불안한 부자들은 지갑을 닫아버리고, 경기 침체로 살기가 너무 어렵다는 서민들의 탄식 소리만 높아진다.


금요일 대한을 넘긴 날씨가 절기는 그냥 넘길 수 없다는 듯 강추위가 몰려들어 전국을 꽁꽁 얼리고 오랜만에 서울의 한강물도 얼렸다고 한다. 작년 2월 강추위 속에 강원도 태백시 백두대간 천의봉에서 시작하여, 약 1년 동안 어렵게 진행해오던 낙동정맥 길도 이제 마지막 구간을 남겨두어 이번 주에는 막을 내리게 된다.


낙동정맥의 마지막을 깔끔하게 마무리 하기 위해, 어제 토요일은 혼자 중간에 남겨놓은 경주시 아화고개에서 메아리농장까지 약 28Km 구간의 땜빵 산행을 눈길에 조금 힘들게 다녀오고, 오늘 낙동길 마무리 산행을 위해 새벽에 일어나니, 하늘이 시샘을 하는지 추운 날씨에 창밖에 눈이 하얗게 내려있다.


일기 예보를 보니 다행이 오늘 산행 예정지 부산 지방에는 눈이 오지 않는다고 하였지만, 포항 시내 길이 미끄러워 출발 할 수 있으려나 하며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예정 시간 보다 이른 시간에 산이좋아님이 집 근처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왔어, 얼른 배낭을 들고 밖으로 나오니 길바닥은 눈이 쌓여 미끄럽고 함박눈이 계속 펑펑 내리고 있다.


오늘 산행하게 될 낙동정맥 마지막(16) 구간은 부산 진구 개금고개에서 시작하여 엄광산, 구덕령, 구덕산, 시약산, 대티고개, 옥녀봉, 괴정고개, 장림고개, 봉화산, 다대고개, 아미산, 홍치고개, 다대포를 지나 몰운대 바다까지 이어지는 약 21Km거리의 조금은 느긋한 산행길이 예상된다. 말이 고개이지 온통 시가지를 통과하는 길이 많아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고 가다가 적당한 식당에서 먹고 가기로 한다.


아침 5시 10분에 집 근처에서 산이좋아님 차를 타고 포항 시내 쌍룡사거리 식당에 모여서, 순두부 찌개로 이른 아침 먹고 함박눈 내리는 미끄러운 길을 달려 부산으로 향한다. 미끄러운 도로를 달리는 와중에 옆에서 운전하는 사람에게는 미안한 생각이 들면서도, 어제 산행의 피로가 덜 풀렸는지 자꾸만 비몽사몽간에 눈이 감긴다.


가는 도중에 눈은 없어지고, 아침 8시경에 마지막 산행의 출발지인 개금고개에 도착하여, 주차할 곳을 살피며 시가지 골목을 올라가다가 등산로 입구 근처의 비탈 도로 가에 주차하고, 부산진구 자원회수센터 앞으로 난 산행 들머리를 찾아 기념사진을 찍은 후 오늘도 차량회수 지원을 나온 알파인님과 같이 다섯 명이 낙동정맥 마지막 구간 출발을 하게 된다.


초반부터 가파르게 치고 오르는 엄광산 오르는 길 어제 산행의 피로가 덜 풀렸는지 시작부터 발걸음이 조금 무겁게 느껴진다. 전망 데크에서 돌아보니, 콘크리트 덩어리 시가지로 변한 개금고개 건너, 지난 번에 실랑이하며 걷던 마루금 위에 솟은 삼각봉과 백양산 모습 아련한 추억으로 멀어져 간다.


개금고개 전경, 고개라는 말은 이제 시가지 콘크리트 무덤 속에 전설로 남아 있을 뿐이다. 살을 애는 듯한 찬바람 속에 가쁜 숨소리 마음껏 토해내고 봉수대 봉우리에 올라선다. 봉수대 봉우리에서 잠시 동쪽으로 벗어난 전망 봉우리에 이르니, 아침 햇살을 먹은 역동하는 부산항 모습이 찬란하게 비치고, 어렴풋이 보이는 부산항대교 모습 살짝 당겨본다.


다시 낙동정맥 길로 돌아 오니, 김해 국제공항 쪽으로 낙동강 하류에 어우러진 부산 사상구 풍경 자연 속으로 파고드는 복잡한 인간사 모습 살며시 당겨본다. 엄광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 이곳 산꼭대기까지 자동차가 몇 대 올라와 있다. 정상 헬기장에는 자동차로 올라온 사람들이 고사를 지내기 위해 제물을 차리고 있어, 정자 옆에 있는 정상석으로 향한다.


엄광산(504m) 정상석, 어느 산님의 도움으로 오랜만에 독수리오형제 기념사진 찍혀보고, 잠시 당산님이 가지고 온 정상주(죽순주)를 나누어 마신다. 건너 보이는 구덕산을 향하여 구덕령으로 내려선 걸음은 다시 시가지 도로에 내려서고, 구덕산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 2차선 도로를 따라 시가지를 통과한다.


다시 넓은 도로를 건너고 좁은 건물 사이를 통과하여, 구덕 문화공원 입구에 들어선다. 이것저것 볼거리가 있어 보이는 공원길 따라 화가 신창호 추모비 앞을 지나, 잠시 가파른 길 구덕산으로 오르는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부산항 풍경 아침 햇살에 아련하고. 구덕산 정상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사상구 풍경 멀리 김해평야 광활하게 펼쳐진다.


방금 걸어온 엄광산과 구덕령 풍경, 방금 가로 질러온 구덕령 콘크리트 껍질 속에 옹기종기 모여든 사람 사는 풍경 정겹다. 좁은 구덕산 정상에는 군부대 시설이 있어 조망을 구경하며 철망 옆으로 밴드락에 붙어 가는 길이 한눈팔면서 걷기에는 조금 상그럽게 느껴진다. 발 아래 부산 중구 대신동과 멀리 부산만, 부산 남항 풍경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부산 남항과 남항대교 너머에는 크고 작은 무역선과 고깃배들이 물 위에서 안식을 취하고, 발아래 그 유명한 구덕운동장 모습 겨울 바람에 한가롭다. 좁은 정상을 가득 메운 군부대 옆에 쪼그리고 앉은 구덕산 정상석(565m) 앞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본다. 낙동강 쪽으로는 부산 아줌마들이 자랑하던 억새명산으로 알려진 승학산이 길게 누워 겨울잠을 즐기다가 잠결에 꿈틀거리는 듯하고, 발걸음은 잠시 낙동길에서 벗어나 있으며, 멋진 바위 위에 조망이 아름답다는 시약정자 쪽으로 향한다.


시약정자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부산중구 시가지 풍경과 부산만 풍경 겨울바람만큼이나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부산항과 부산항대교, 부산 남항과 남항대교, 시원한 바위전망대에서 부산시가지구경 실컷 하고, 바위에 잠시 앉아 과일과 정상주를 나누어 마시며 쉬어간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여기서 알파인님은 자동차로 돌아가서 차를 몰고 점심 먹을 때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시약산 정상에도 꼭대기에 축구공 모형의 군사 시설인지 기상관측 시설인지 철망이 둘러 처져있고, 한쪽에 숨어있는 정상석(510m) 앞에서 기념사진 찍혀본다. 


시약산에서 바라본 사하구와 감천항 풍경, 서구와 부산남항 풍경, 시약산에서 우측으로 좋은 길이 있어 무작정 따라 가다 보니 정맥길이 아니라 다시 돌아 올라온다. 다시 좌측으로 내려선 걸음은 오늘 처음 낙동정맥을 시작하는 팀을 마주 만나고 대티고개 1.5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고개로 내려와서 이어지던 능선 길은 가파르게 급경사 길을 꼬불꼬불 내려서고 채전이 있는 고개로 내려서니, 강추위 속에 겨울 배추들이 파릇파릇 햇볕을 즐기고 있다. 비좁은 토종 골목길을 따라 꼬불꼬불 시멘트 덩어리 사이로 내려가니, 2차서 도로가 가로지르는 대티고개를 건너고 다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은 가파른 계단을 따라 이어진다. 


잠시 골목을 빠져 나오는가 싶더니, 다시 '까치고개'라고 하는 2차선 고갯마루 도로를 건너고, 좁은 시멘트 도로를 따라 언덕길을 오른다. 허름한 골목길 따라 오르는 길 우측으로 괴정동 건너, 걸어온 시약산과 능선 길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잠시 오르막을 오른 걸음은 작은 무덤들이 질서 없이 드러누워 뒹굴고 있는 공동묘지 능선 길을 거닐고 둥그렇게 쌓아 올린 돌탑 위에 '우정탑'이란 정상석을 세운 옥녀봉(251m)에 올라선다.


옥녀봉을 내려선 걸음은 임도와 농가 몇 채 있는 고개를 건너고 이어지는 나지막한 능선 길 좌측으로 감천항 풍경이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잠시 이어지는 등산로는 시멘트 골목길에 내려서고, 잠시 후 군사시설인 듯한 시설물이 앞을 막아서니, 건너 가야 할 산은 빤히 보이는데, 가야 할 길은 없다.


잠시 서성이다가 우측으로 리본들이 달려 있는 우측으로 둘러 가려고 하는데, 좌측 문으로 들어가는 주민이 있어 물어보니 둘러 가는 길이 있다고 하여 좌측으로 들어선다. 좌측으로 따라 들어간 길은 잘 못 들어온 듯 부영벽산파라빌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서고, 아파트 내부 계단 통로 따라 아파트 사이로 빠져 나와 도로에 내려서서 인도를 따라 괴정고개 쪽으로 향하여 올라간다.

발걸음은 괴정고개 시가지 육교 위에 올라서고, 육교 위에서 바라본 우측 괴정동 쪽 풍경 멀리 걸어온 시약산이 보인다. 육교 위에서 좌측으로 바라 본 감천 삼거리 풍경, 오가는 자동차들 제각기 갈길 바쁘다. 육교를 건넌 걸음은 다시 골목 계단 길 밟아 오르니, 마을 뒤쪽 언덕 위의 채소밭에는 겨울 배추와 상추들이 자란다.


예비군 훈련장이 있는 봉우리 철조망 통과 지역을 지나고, 군부대가 앞을 막은 곳에서 철망 울타리를 따라 좌측으로 돌아 다시 우측으로 휘어지던 걸음은 아파트 촌 뒤쪽 2차선 포장 도로에 내려선다. 넓은 도로가 가로 막은 장전고개에 도착하여, 좌측 '순우리 국밥' 집에 들러 따끈따끈한 모듬국밥으로 점심을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국밥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걸음은 장림고개 넓은 도로를 건너서 잠시 가파른 길 밀고 오르니, 묘지와 운동 시설이 있는 능선 봉우리 봉화산(156m)에 올라 봉화산을 알리는 삼각점 위에 발을 모아 본다. 봉화산에서 다시 돌아 나온 걸음은 잠시 능선 길 오르내리다가 길가에 자동차들 주차된 2차선 도로(감천항로)를 건넌다. 

 

다시 이어가는 나지막한 봉우리 다문다문 무덤들이 지키고 있는 포근한 능선 길은 감천만을 감아 돌아 나간다. 상추와 배추들이 파릇파릇 싹이 돋아나는 채전 길 지나니, '구평 가구 대단지' 포장도로를 지나고, 다시 이어지는 채소 밭 언덕 길 남녘의 봄소식이 그리 멀지 않는 듯하다. 해안을 바라보며 채전으로 변한 작은 언덕길 내려서니, 다시 마을 골목길 시멘트 계단을 내려서고, 다시 시가지 도로 인도를 따라 조금 지루하게 둘러 가는 걸음은 '다대고개' 육교 위에 올라선다.


육교 위에서 바라 본 좌측 다대동 쪽 풍경, 우측 장림동 쪽 풍경 사진에 담아보고, 육교를 내려선 걸음은 아미산 서림사를 알리는 안내판 옆 철망에 산님들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계단 길 밟아 오른다. 서림사 앞에서 잠시 멈추었던 걸음은 좌측 길로 접어들어 잠시 가파른 길 치로 오르니, 우측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 오가는 길손들이 손으로 주워다 쌓은 커다란 돌무더기를 지나 다시 오르막 길이 이어진다. 


발걸음은 봉수대가 있는 낙동정맥 아미산(233.4m)에 도착하여, 어느 산님의 도움으로 응봉봉수대 앞에서 기념사진 찍혀본다. 아미산을 내려선 걸음은 홍티고개에 내려서고, 홍티도개 넓을 도로를 건너, 아파트 사이의 넓은 도로변 인도를 따라 지루하게 이어지는 걸음은 해안가 팔 차선 도로를 건너서 다대포 해변 공원길 따라 몰운대 쪽으로 향한다.

 

꽃다발을 준비해서 몰운대 주차장에 도착해 있는 알파인님을 만나 함께 몰운대 바다까지 가기로 하고, 몰운대 입구에 있는 표지석 사진을 찍은 후 바닷가를 향하여 걸음을 재촉한다. 길가에 세워진 몰운대 시비와 다대포 객사 다대포 객사를 지나 발걸음은 오늘의 종점 몰운대에 도착하니, 해안을 지키는 군부대의 철문이 오늘은 열려있어 안으로 들어간다. 


드디어 오늘 낙동정맥의 종점 몰운대, 낙동정맥은 뭔가 달라도 확실이 다르다. 바닷가나 강가에서 흐지부지 끝나고 말던 여느 정맥과는 달리 백두대간 천의봉에서 하나의 흐트러짐 없이 줄기차게 달려온 낙동정맥은 이제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이 곳 몰운대에서 시퍼런 남동해 깊숙한 바다 속으로 머리를 숙이면서 태평양까지 그 숨은 맥을 이어간다. 


모두 낙동정맥 완주의 환희와 빼어난 경관 앞에서 감탄사를 흘리며, 낙동정맥(518.3Km) 완주를 기념하는 기념사진을 찍는다. 당산님, 호젓한오솔길, 산이좋아님, 민트님 파이팅 그 동안 수고들 많이 하였습니다. 그 동안 후원 해주신 알파인님 오늘 꽃다발 감사합니다. 오후 5시경에 몰운대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마치고 다시 자동차가 있는 다대포를 향하여 발걸음을 돌려서, 일몰을 기다리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에 몰운대 입구에 도착하여 바로 포항으로 향한다.


산행을 마치고 바로 포항으로 돌아와 오광장 근처의 식당에 들러 옻닭과 옻 오리고기로 푸짐하게 하산 주를 나누고, 저녁 10시경에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지난 1년간 이어온 낙동정맥 길이 막을 내리게 된다. 도중에 회사의 바쁜 업무로 인하여 3구간을 내리 빠지게 되어 혼자 2구간으로 어렵게 땜빵으로 채워가며, 오늘 깔끔하게 마무리 산행을 마치고 나니 홀가분한 기분이 든다.


작년 2월 꽁꽁 얼어 붙은 태백시 백두대간 천의봉에서 출발하여 하얀 눈 밟으며 오른 백병산과 면산, 으스스한 봄비 맞으며 넘던 진조산, 화사한 철쭉 속으로 비단길 거닐던 통고산 애미랑재, 산딸기 지천으로 익어가던 독경산과 맹동산, 숨막히는 무더위에 벌렁 드러눕던 대궐령 갓바위산, 내 고향 뒷동산 통점재 가사령, 운해와 함께 놀던 사관령 벼슬재, 언 가슴 트이던 백운산과 고헌산, 영원한 우리들의 친구 영남알프스, 산정을 쌓아 올린 정족산과 천성산, 강추위 속에 오른 금정산 고당봉,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낙동길이 오늘 부산 몰운대 바닷가에서 멈추니, 겹겹이 쌓인 산정 잔잔한 추억들이 책갈피 속으로 스며든다.


그 동안 어렵고 먼 길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걸어준 산이좋아님, 당산님, 민트님과 자기 산행을 포기 해가며 중간중간 어려운 코스 마다 차량 지원과 물심양면으로 후원 해주신 알파인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호젓한 오솔길의 낙동정맥 종주 길을 성공리에 갈무리해본다.

(2017.01.22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