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시와수필

내 손이 약손이다.....(시서문학 26호) 특집, 책속의 소시집 "꿈꾸는 산정"

호젓한오솔길 2017. 7. 10. 18:47

 

내 손이 약손이다

  

                 솔길 남현태

  

주린 배 달래려 풋과일 

찔레 꺾어먹다

토사곽란 아랫배 움켜잡고

동동 구르며 울던 날

 

할머니는

아픈 배 주무르며

내 손이 약손이고 니 배는 똥배다

열심히 주문 외시고

 

어머니는 

고무신 끌고 장터 마을 약국

까스명수 손에 들고 

언덕너머

논둑 길 넘어질 듯 오신다

 

산골 약국 전매특허

만병통치 까스명수 없는 날 

얼반 죽은 목숨

눈이 석자 들어간

피골 상접한 몰골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