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시와수필

보릿고개 .....(시서문학 26호) 특집, 책속의 소시집 "꿈꾸는 산정"

호젓한오솔길 2017. 7. 10. 18:45

 

보릿고개

  

        솔길 남현태

  

가는귀 어두운 할머니 

조팝나무 꽃피면 보릿고개 라시며

석양 넘실대는 하얀 꽃 물결

언덕에서

어렵게 살아버린 긴 세월 돌아보고

땅이 꺼지라 한숨 지신다

 

움츠린 삼동 넘어

봄 왔건만

묵은 곡식은 떨어지고

들판 청보리 설익은 빛 도는데

산천에 나물도 이른 

난감한 춘궁기

 

마을마다 배곯아 푸석한 얼굴

굶어 죽은 사람 늘어나는

한 맺힌 보릿고개

봄바람에

조팝나무 꽃 하얗게 

이밥처럼 누리에 피웠다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