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쌈
솔길 남현태
멍석 깔고 모깃불 피운 마당
침침한 초롱 아래
동네 아낙 둘러앉아
누렇게 익은 삼 껍질 벗겨
가랑이째는
고달픈 여름 밤 깊어간다
가을걷이 끝난 등잔 가에
가늘게 째어 불린
삼 꾸러미 걸어놓고
가닥가닥 물어뜯고 쪼개어
하얀 허벅지 위에
손바닥 쓱싹 비벼 잇는다
올올이 날실 감긴 베틀 위에
솜씨 좋으신 어머니
실꾸리 북 들락날락 씨실 넣고
바디 당겨 두들길 제
따닥 따닥 누런 삼베 자락
허리 아래 길게 드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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