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호남정맥

호남정맥 13구간 (낙엽길)

호젓한오솔길 2018. 10. 26. 10:59

 

호남정맥 13구간

(낙엽길)


                     솔길 남현태


발아래 내려앉아 바스락바스락

소근거리는 낙엽들의 넋두리

무덥던 여름 밤 벌레 물려

구멍 숭숭 뚫린 놈들이 허다하고

태풍에 일그러진 멍든 얼굴들


체념한 듯 길바닥에 널브러져 

빤히 쳐다보다 발길에 채여

아프다고 몸부림치는 고엽들

제각기 가지 끝에 붙어

살아남기 위해 아웅다웅


해바라기 경쟁하던 지난 여름 날

부질 없는 행동들이

지금은 적폐청산 대상 되어

새삼 부끄러운 듯 바닥에 흩어져

해탈한 마음 참회 눈물 흘린다.


(2017.11.11)